생활문화 - 몸을 보(補)하고 원기를 돋우다 차(茶) 이야기

2025.03.12 16:11:18

맛 · 향 · 효능 알고 즐기기

우리나라에는 차가 언제 들어왔을까? 차의 유래와 관련하여 자생설, 수로왕비 전래설, 대렴 전래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국내외에서 널리 알려진 설은 대렴 전래설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828년(신라 흥덕왕 3)에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대렴이 당의 문종황제로부터 차를 대접받고, 귀국길에 차 종자를 가지고 와서 왕께 드렸더니 지리산에 심으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차를 일컫는 명칭에는 ‘차’와 ‘다’가 섞여서 사용된다. ‘차’는 본래 중국 북부의 음(音)인데 ‘다’는 중국 남북조시대의 남조의 오(吳)나라의 음이다. 우리나라에는 중국 화북 지역의 ‘차’와 ‘다’가 들어와서 지금 둘다 사용되고 있다. 차는 예로부터 다양한 민간요법으로 내려와 생활문화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으며 우리 몸을 다스리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차 중의 차라고 불리는 선옥죽차

 

선옥죽차는 다양한 품종의 둥굴레 중에서도 향미 및 약효가 뛰어난 용둥굴레를 이용해 만든 차이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둥굴레차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용둥굴레의 꽃은 5~6월에 피며 잎겨드랑이에 2개씩 달리는 데 2개의 포에 싸여 있다. 봄에 올라오는 새순은 죽순과 비슷한 모습이다. 뿌리를 재료로 차로 만드는데 뿌리뿐 만 아니라 줄기, 잎, 열매, 꽃 등 어느 부분도 버릴 것 없이 식용 또는 약용으로 사용한다. 특히 뿌리에 유효한 성분이 많다.

 

뿌리를 쪄서 식힌 뒤 가열하고 다시 건조시키는 과정을 9차례 되풀이한다고 하여 구증구포라고 한다. 구증구포는 쓴맛과 독성을 제거하고 식물이 가진 효능을 최대치로 높여주며 인체에 흡수가 잘되도록 하는 전래의 방법이다. 제조 공정에서 캐러멜화나 당과 아미노산과의 갈변 반응이 심하게 일어난다. 그 갈변 생성물은 항산화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선옥죽차가 몸 안에서 과산화지질을 억제하는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예전부터 왕들이 즐겨 먹었다고 해서 옥죽(玉竹)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당뇨병 환자는 선옥죽차를 계속 마시면 혈당치가 눈에 띄게 내려간다. 3개월만 마시면 차멀미를 하지 않으며 여드름과 기미가 사라지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여성에게 특히 좋은 것은 입덧이 심한 임산부, 손발이 저리거나 피부가 거친 여성들이 마시면 좋다.

 

그 외 환절기 기침과 감기에 좋은 차들

 

칡은 독을 없애고 열을 내리는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환절기 피부염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에 효과가 좋다. 말린 칡뿌리를 물에 넣고 칡이 우러나올 때까지 끓인 뒤에 마신다. 도라지는 가래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되는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으며 폐 기능을 원활히 해주고 목을 편안히 해준다. 도라지껍질을 깐 뒤에 얇게 썰어 대추와 배를 넣고 끓여서 음용한다.

 

대추는 당분, 유기산 등 풍부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뇨 작용에도 효과가 있다. 또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많이 음용해도 부작용이 없다. 대추는 생강과 함께 끓일 때 효과가 커진다. 생강은 체내 열을 일으켜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내장 기능을 활발히 한다. 저혈압이나 수족냉증,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단, 고혈압이나 다혈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추 2알, 생강 3쪽의 비율로 넣어 달이듯이 끓인다. 기호에 맞게 꿀을 넣어 마신다. 단, 열이 많은 사람은 꿀을 넣지 않도록 한다.

 

모과에는 뼈와 근육을 형성하는 성분인 칼슘, 철분, 무기질이 풍부하다. 또 떫은 맛을 자아내는 타닌 성분이 피로회복을 도와준다. 모과차는 입맛을 돋워주는 유기산과 혈당 상승을 막아주는 당분도 들어있다. 모과는 급체했을 때도 효과를 발휘한다. 매년 10월경 모과 철에 모과의 껍질을 벗기고 씨를 발라내 얇게 썬 뒤 꿀에 재워 모과청을 만들어둔다. 얇게 저민 모과와 모과청과 꿀을 넣고 끓여 잣을 띄워 마신다. 말린 모과와 대추를 넣고 끓여 마셔도 기침감기에 좋다.

 

오미자는 감(甘), 산(酸), 고(苦), 신(辛), 함(醎짠맛) 등의 5가지 맛을 고루 함유하고 있다. 그 외 특이한 향기와 약간의 타닌이 들어 있다. 오미자차는 옛날부터 한방에서 폐를 보하고 특히 기침에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으며, 목소리가 가라앉았을 때 마시면 효험이 있다. 건조시켜 두었던 오미자에 물을 붓고 약한 불에 은은히 달여 꿀이나 설탕을 타서 마신다.

 

기침가래에는 더덕차가 좋다. 더덕은 원기를 보충해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특히 열을 내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입이 바짝 마를 때, 기침, 가래, 기관지 염증, 폐렴에도 효과가 좋다. 줄기와 잔뿌리를 깨끗이 다듬어 물 1리터에 더덕 100g 정도를넣고 끓여 마신다. 기호에 맞게 꿀을 넣어도 좋다. 배에는 칼슘, 마그네슘, 인이 함유돼 있으며 피로회복을 돕는 비타민 Bl, 비타민 B2 등이 들어있다. 기관지에 좋은 카테킨 등 플라보노이드 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말린 대추의 씨를 빼낸 후 깨끗이 씻은 배를 넣고 함께 끓인다. 약한 불로 조절해 20여 분 달이면 진한 대추 배물이 우러난다. 우러난 물을 삼베 보자기로 거른 뒤 꿀을 적당히 타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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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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