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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당선…며칠도 안 돼 벌써 공약 후퇴 조짐

전 세계 정치·경제 역할 재설정으로 혼란…북핵 우선순위 VS 경제 여파 클 듯

20161129_153136.png▲ 일본 공영방송 NHK가 지난달 9일 미국 대선 개표 방송 도중 AP통신을 인용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 소식을 전했다.
 
트럼프, 득표에서 밀렸지만 선거인단에 앞서
클린턴, 패배 인정…“포기하지 말고 싸워달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선거인단 확보 면에서 압승해 당선됐지만, 전체 득표에서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에게 오히려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불과 47.5% 유권자들의 표로 당선되었다. 즉, 단순 득표수로 보면 클린턴이 트럼프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0일까지 집계된 득표수를 보면, 클린턴이 5979만 6396표를 얻어 47.7%를 차지하고 있고, 트럼프가 5958만 9855표를 얻어 47.5%를 득표했다. 그러나 두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는 트럼프가 290명에 달한 반면 클린턴은 228명에 그쳤다.
 
트럼프는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확보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클린턴이 더 많은 민심을 얻었지만 독특한 선거제도 탓에 백악관행을 트럼프에게 내주게 된 셈이었다. 미국의 선거제도는 여러 비판에도, 지금껏 대의원에 의한 간접 선거와 주별 대의원 승자 독식이라는 틀을 유지해 왔다. 그 결과, 득표수가 적은 후보가 대통령을 차지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인단이 가장 많이 걸린 캘리포니아(55명)와 뉴욕(29명)에서 클린턴에게 밀렸지만, 텍사스(38명)와 경합주 플로리다(29명)·펜실베이니아(20명)·오하이오(18명)를 차지해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클린턴은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힐러리 후보는 개표가 진행되면서 패색이 짙어지던 8일 트위터에 “오늘 밤에 어떤 결과가 나오든 모든 것에 감사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클린턴은 선거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해 “미국의 가치를 위해 포기하지 말고 계속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클린턴은 16일 밤 아동보호기금 행사에 강연자로 나서 “이번 대선은 누구 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희망적이고 포용적이며 너그러운 미국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계속 참여해야 하며, 특히 공포에 질려있는 미국의 아이들을 위해 계속 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클린턴은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라면서, “우리의 가치를 위해 싸우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20161129_153225.png▲ 힐러리 클린턴이 지난달 16일 어린이 보호 기금을 위한 갈라에 등장해 대선 패배 후 첫 공식 석상에서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반 트럼프 시위 미 전역으로 확산
대표적인 공약 수정 시사…인수위 가족 장악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도시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반 트럼프 시위 주최 측은 13일 SNS를 통해 미 전역의 소지역으로 트럼프 반대 시위대를 조직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부터 시작된 반 트럼프 시위는 37개 도시에서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는 소도시와 농촌지역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이 일고 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는 수천여 명이 트럼프 반대 시위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뉴욕에서는 2만 5천여 명이 삼엄한 경호를 받는 맨해튼 주변 5번가를 행진했다. 이들은 반 트럼프 구호를 외쳤다.
 
LA에서는 8천여명이 트럼프 반대 목소리를 높였고, 시카고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자 반대 성향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특히 대부분의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일부지역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간 폭력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세 지역에서 시위 참여자 180여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트럼프 반대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시위대를 비판하고 언론에서 이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가 논란이 일자 단합을 주문하기도 했다.
 
여기에 트럼프와 핵심 측근들이 대선 후 벌써 주요 공약에서 후퇴하거나 이행하지 않을 조짐을 보였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전에서 멕시코 국경 장벽건설, ‘오바마케어’ 폐기, 무슬림 입국금지 등 대담한 공약들을 내걸었다. 그러나 당선 후 이 같은 제안들이 수정될 것을 암시했다. ‘오바마케어’의 경우 트럼프가 일부 조항을 존속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특별검사를 지명해 수사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답변을 피했다. 선거운동 기간 오바마케어 폐기를 줄기차게 공언하고, 지지자들로부터 “클린턴을 가둬라”라는 구호까지 끌어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측근들도 공약을 무시한 채 엇갈린 견해를 내놨다. 국경장벽 건설에 천문학적 비용과 매우 많은 시간이 들 것을 염려해 한 발 뒤로 빼는 모습이다.
 
무슬림 입국금지 요청에 대해서도 답변하지는 않았다.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에 대해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이 와전된 것이라고 변명했다. 또 트럼프 정권인수위에 자녀와 로비스트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장녀 이방카와 그 남편, 장남과 차남이 모두 인수위 집행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20161129_154355.png▲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주도로 지난달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격차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 트럼프 시대의 한미관계, 위기인가? 기회인가’ 세미나에서 황진하 전 의원이 사회를 보고 있다. 왼쪽부터 김 전 대표, 김태영 전 국방장관,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황진하 전 의원.
 
美-유럽 안보동맹·TTIP 협상 격변예고
한국 경제 여파 클 듯…한미동맹은 핵심동맹
이번 대선 결과로 미국과 유럽연합간 향후 격변이 예고된다. 트럼프는 대선 내내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며 그 동안 세계질서에서 미국의 역할을 과감히 철회할 것을 밝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상호주의와 비즈니스 마인드를 앞세워 대외관계의 대대적인 재설정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와 유럽이 양자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대화와 협력을 통해 건설적인 관계 설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군사적 관계가 중심을 이뤄왔고 그 기저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있다.
 
미국은 그동안 유럽 국가들과 나토를 출범시켜 유럽에 ‘안보 우산’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기존 정책들과 차별화했다. 그는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지적하면서 유럽 국가들이 안보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유럽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발트 해 국가들에 대해 러시아가 공격하더라도 미국에 군사적 지원을 의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반발했다. 하지만 미국의 선택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였다.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은 당장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유럽 개입이 커지고 있는 이때 미국의 방패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해왔다. 향후 양측 최대 현안은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이다. TTIP가 체결되면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하게 된다. 양측은 대선 후 TTIP 협상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 협상을 재개하더라도 협상의 접점 찾기가 어려우며, 무산될 가능성도 크다. 앞으로 트럼프가 대선 공약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주목된다.
 
20161129_153356.png▲ 1998년 6월 5일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회장(왼쪽 네번째) 일행이 본관 건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대우조선해양 사진 제공
 
트럼프가 미 대선에서 승리한 지 열흘만에 한국 경제는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돈을 풀어 사회간접자본 등에 쓰겠다고 밝히면서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크게 올랐다. 시중에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이어 금리가 인상된다. 미국 연준이 연말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금리인상은 더 빨라졌다.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은 다소 안이해 보인다. 하지만 절대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한국이 튼튼히 방어막을 쌓았더라도 세계적으로 위험이 전이되면 혼자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신흥국들은 대외건전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위기가 쉽게 전이되는 특성이 있다. 이를 반영이나 하듯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이 매우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가 해외 투자은행들의 보고서를 취합한 결과, 18일 프랑스 금융그룹 BNP파리바가 발표한 ‘트럼프 당선에 따른 신흥국 취약성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총점 66점으로 말레이시아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선정기준은 대미수출비중, 수출의존도, 총신용 등으로, 총점 100점에 가까울수록 취약성이 높다.
 
중국(49점), 필리핀(50), 베트남(61점) 등 아시아국가들은 한국에 비해 타격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성이 가장 낮은 나라는 러시아(23점)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로 금융시장의 불안과 높은 대미수출 비중 등이 취약 요인으로 꼽혔다. BNP파리바는 앞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빨라지면 한국의 자본유출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인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18일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플린 내정자는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한국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 내정자는 한미동맹을 ‘핵심적 동맹’으로 표현하면서 동맹 기조를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을 보였다. 미국이 한미동맹에 대해 ‘핵심’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조 차장은 “동맹의 기본적인 중요성, 즉 트럼프 정부가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끌고 나가겠다는 기본정신, 그리고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논의해 나가겠다는 그런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플린 내정자는 “북한의 위협이 커졌다.”고 지적하면서 “차기 행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뤄나가겠다. 한미 간 긴밀한 협의 하에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 차장은 플린 내정자와의 대화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나 주한미군 감축 문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차장은 이번 방미를 통해 한미 양국이 굳건한 공조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강력한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신 행정부 인사들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통상 관계가 동맹의 중요한 축으로서 양국 모두의 상품, 서비스, 투자, 일자리 창출에 있어 호혜적으로 작동해온 ‘윈윈 관계’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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