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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 조희완 칼럼

연고주의에 의한 유착비리가 가장 큰 적폐(積弊)이다

[인터넷 대한뉴스]

 연고주의(前官예우, 法피아 등)는 가장 큰 부패행위이고 범죄행위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 10일 국무회의에서 6・4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과거부터 쌓여온 적폐를 바로잡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매진해 달라는 국민의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부터 쌓여온 적폐는 우리 민족 역사에서 뿌리 깊은 부패로,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적폐는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이라는 비정상적 관행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부패학 용어로는 연고주의(Nepotism)라고 하는데, 지연・혈연・학연 등에 의한 전관예우와 패거리주의를 말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그의 저서 ‘트러스트(Trust: 신뢰)'에서 한국이 절대로 선진국이 될 수 없는 이유로 한국은 ‘연고주의'에 의해 사회가 작동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말대로 이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심각하냐 하면, 지난해 6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소속 변호사 761명을 대상으로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90.7%가 존재한다고 대답했다.

 

최근의 사례에서 보듯이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는 그가 변호사 개업 이후 5개월 동안 받은 16억원(하루 천만원)의 수임료 때문에 결국은 낙마하고 말았다. 고위 법조인들의 전관예우 논란 사례를 몇 가지 더 살펴보면, 정홍원 국무총리, 황교안 법무부장관, 이용훈 전 대법원장, 박시환 전 대법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등은 과다한 수임료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중대한 하자사유가 되었고,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와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는 결국 낙마하고 말았다.

법조계에서 비교적 강직하다는 분들이 이 정도이니 다른 고위 법조인들의 실태는 과연 어떠하겠는가? 이 같은 전관예우는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전형적인 부패행위이고, 또 법적용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왜곡하는 범죄행위라고 할 수 있다. 비단 필자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평론가들이 모두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김용원 변호사도 전관예우는 “전직과 현직 판・검사들의 합작에 의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국내 주요 8개 로펌(태평양, 김앤장, 광장, 바른, 세종, 화우, 율촌, 지평)에서 최근 3년간 부장판사, 부장검사 이상 출신 고위 법조인 영입 현황을 보면 판사 출신은 73명, 검사 출신은 27명이나 된다고 한다.

또 지난 3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게 254억원의 벌금 납부 대신 ‘일당 5억 원'의 황제노역 판결을 내려 온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장병우 광주지방법원장은 대표적인 향판(鄕判: 지역법관)의 경우이다. “옛날 사또와 같다”는 향판이 전국에 350명 정도 있다고 한다. 향판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황제노역 판결과 같은 것은 전형적인 지방 토호세력과 향판의 유착비리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전관예우 문제뿐만이 아니라 법조인들은 사법부를 제외하고서도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주요 요직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 왜 법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지, 또 국민들의 불신은 왜 자꾸 깊어만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쯤 되면 양심 있는 전・현직 법조인들이 나서야 한다. 군림하는 권력에서 섬기는 권력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들만이 누리는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사법고시 등으로 판・검사가 되면 일반 공무원들이 평생 올라가기도 힘든 3급(부이사관) 대우를 받는다.

그래서 법원에는 차관급 대우를 받는 고등법원 부장급 이상 판사가 130여 명이나 되고, 장관급 대우를 받는 대법관도 13명이나 된다. 검찰에서는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사장급 검사가 50여 명이나 되고 검찰총장은 장관급 대우를 받고 있다. 세계 어디에도 이런 특권을 가진 나라는 없을 것이다. 이제 법조인들은 지금까지의 행태에서 환골탈태하여 코페르니쿠스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고위 법관 출신들의 수임료에 대해서 획기적인 대책(10년간 공개 등)을 강구해야 한다.

연고주의(끼리끼리 官피아 문화 등)는 탐욕과 이기심에서 비롯된 망국병이다

요즘 시중에 ‘의리 열풍'을 몰고 온 배우 김보성의 ‘의리학'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의리의 1단계는 친구와의 의리, 2단계는 공익과의 의리, 3단계는 나눔의 의리”라고 하면서, “이 시대 최고의 의리는 공익과 나눔의 의리이고, 의리는 정의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흔히들 세상에서 말하는 ‘내 편 챙기기'와 ‘내 사람 심기'가 절대로 의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17개 중앙부처와 6개 위원회, 21개 처・청 출신 관피아 734명이 산하기관에서 핵심간부로 근무 중이라 하며, 교육부 출신 대학총장도 8명이나 된다고 한다.

또 국내 10대 로펌(법무법인)에 근무하는 전직 경제부처와 권력기관 출신 관료들이 177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들의 폐단은 부패방지의 기본원칙인 ‘견제와 균형(Checks & Balances)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그로 인해 심각한 유착비리를 유발하는데 있다. 따라서 고위직 공무원 충원제도(행정고시)를 비롯하여 연고주의에 의해 야기되는 모든 폐단은 반드시 혁파 되어야 한다.

 

연고주의(부처 칸막이 문화 등)는 창조경제를 가로막고 있는 철옹성이다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히는 짐 데이토 교수(미국 하와이대학교 미래전략센터 소장)는 “지금이 정보화 사회라면 미래는 꿈과 상상력이 지배하는 꿈의 사회(Dream Society)”라고 하면서 “한국이 앞으로 미래 세계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꿈의 사회는 서로 다른 것을 조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통섭과 맥을 같이 한다”고 했다. 통섭은 영어로 ‘컨실리언스(Consilience)'로 그 뜻은 ‘함께 뛰는 것(Jumping together)'이다. 이처럼 오늘날은 융합과 통섭의 시대이다. 그런데도 부처이기주의와 칸막이 문화가 창조경제를 가로막고 있다. 새로운 특허와 발명품, 아이디어도 높은 진입장벽에 부딪쳐 무수히 사라져 버리고 만다. 국가적으로도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두가 기득권과 연고주의에 의한 유착비리 때문이다. 이런 장벽을 허물지 않고서는 창조경제의 성공도 기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연고주의(특정 지역, 특정 인맥 등)에 빠져있는 지도자는 역사의 죄인 된다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인류의 역사가 굉장히 길지만 서기 전 600년부터 서기 100년까지의 700년간이 예지가 빛났던 인류 문명의 중추적인 ‘주축의 시대'라고 했다. 이 기간 동안에 부처와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가 태어나 인간의 운명에 대해서 깊이 성찰하고 그 길을 제시한 시대라는 것이다.

이들 성현들은 한결같이 자비와 사랑을 가르쳤고, 지도자의 길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몸소 실천해 보였다. 부처는 오랜 고행으로 피골이 상접한 초췌한 모습으로 열반을 맞이했고, 예수는 가시관을 쓰고 십자가에 못 박혀 최후를 맞이했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간 길을 비아돌로로사(Via Dolorosa: 고난의 길)라 한다.

영어 속담에 ‘희생이 없이는 영광도 없다(No Cross, No Crown)'는 말이 있다. 이런 것이 진정한 지도자의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따라서 지도자는 자신을 내려놓고 고난의 길을 걸어가야 하며, 특정 지역・특정 인맥 위주로 챙기는 인사 폐단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신뢰하고 행복할 수 있다. 국민은 언제나 그런 지도자를 갈망하고 또 기다리고 있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7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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