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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칼럼] 국가의 브랜드 경쟁력, 작지만 강한 기업 육성에 달려 있다.

   
▲ 국가브랜드진흥원장(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현)
     KOTRA 상임이사

  교통·통신 기술의 획기적인 발달과 세계무역기구(WTO)의 노력으로 세계 비즈니스 시장에서 국경이 없어지면서 나타나고 있는 가장 큰 변화가 하나 있다. 범세계적인 경쟁 격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기업이 지배하던 세계 시장에서 특화된 중소기업들의 등장이 두드러진 것이다.

  글로벌 시장을 두고 평등하게 시장접근 기회가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애플이 주문자상표만 생산하는 폭스콘(Foxconn)을 협력기업으로 활용하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는 전통적 비즈니스 체계를 바꾸어 버린 대표적인 경우이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화두는 기업의 규모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역할을 누가 어디서 수행할 것인가 하는 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국가 경제의 핵심가치도 대량생산, 규모의 경제 중심에서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부가가치 및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경제활동으로 바뀌고 있다.

국가 경쟁력의 원천, 히든 챔피언 육성
  선진국들은 일찍이 세계를 무대로 하는 강한 중소기업의 성장이 국가의 대외경쟁력 확보와 국부 창출로 이어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중소기업정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일자리 창출의 주역으로 중소기업의 육성을 선택한 결과, 미국의 고용지표 등 경제 상황이 크게 호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은‘히든 챔피언’의 성공적 육성으로“한 국가의 수출은 소수 대기업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출능력이 뛰어난 중간규모의 기업들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다. 독일 인구는 8천 2백만명으로 미국의 1/4, 일본의 2/3에 불과하지만 세계 3위의 수출 대국이다.

  헤르만 지몬 교수의 기준에 따르면 히든 챔피언이란‘세계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3위, 매출액 40억 달러(약 4조 4천억원) 이하’인 기업인데, 전 세계에는 이 기준에 맞는 강한 중견기업이 2,734개나 활동하고 있다. 독일에만 1,307개가 있어 기술강국, 수출대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하게 견지하고 있다. 이 같은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히든 챔피언 기업이 25개사에 불과하다.

글로벌 인재의 육성이 전제 조건이다
  독일 히든 챔피언들의 특징은 해외에서 성공했고, 고용도 해외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글로벌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자리 중심 창조경제를 국정 목표로 제시하고 있지만, 청년고용률은 OECD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눈을 돌려 밖으로 보면, 글로벌 인재에 대한 수요는 세계 도처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축산 관리장비 및 솔루션업체인 SCR 사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진출할 한국 파트너를 물색하였지만 인재 확보에 실패하였다. 이스라엘의 경우 동남아 시장에 매력을 갖고 있지만 이슬람 국가에는 직접 진출하지 못하는 태생적 약점을 갖고 있다. 글로벌 인재난은 미국의 대기업 GM도 똑같이 겪었던 사례이다. 중국 진출을 계획한 GM은 한국에 있는 협력사들과의 동반 진출을 계획했지만 우리나라의 협력사들은 해외에 진출할 만한 인력 풀을 전혀 갖고 있지 못했다.

  지역 특성에 맞는 글로벌 청년 인재양성이 기업의 해외 진출에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만큼. 히든 챔피언 육성을 진실로 기대한다면 기업을 이끌어나갈 글로벌 인재의 양성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근 FTA 등으로 더욱 넓어진 해외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글로벌 인재의 육성은 청년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해외에 뻗어 나가는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날로 커지는 비판에 직면한 대학 교육의 중요성이 재삼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가 앞장서야 할 창업 생태계 조성
  우리나라의 R&D 정책은 기업의 연구인력에 대한 지원에 초점이 맞추어 있어서 실수혜자인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비중이 13.2%에 그칠 정도로 창업 생태계 조성이 취약한 실정이다. 반면, 선진국의 경우는 미국의 클러스터나 유럽의 사이언스 파크의 형태로 대학을 중심으로 한 환경 조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최근 구글이 런던과 텔아비브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서울에 설치하는 구글 캠퍼스는 우리나라의 창업 환경과 R&D 환경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올 대어(大漁)이다. 구글 캠퍼스 런던의 경우 등록 회원이 61개국으로부터 22,000여 명에 달하며, 약 2,000개가 넘는 창업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다.
‘구글 캠퍼스 서울’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로부터의 IT 창업 기업들을 유치하게 되므로 글로벌 한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이상적인 생태계 조성에 정책의 중심을 두어야 한다. 국가의 힘은 여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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