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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완 칼럼] 인성교육과 반부패(Anti-Corruption)가 나라의 희망이다

   
▲ 감사원 제5국 심의관,
감찰관, 제7국장, 제4국장
국가청렴위원회 신고심사국장, 관리관(1급)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객원연구원(반부패)
한양대학교 자치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선한 인재가 나라의 길을 곧게 한다
  지난 3월 2일 서울대학교 2015학년도 입학식에서 축사를 한 김난도 교수의 축사내용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고 있다. 김 교수는 축사에서“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8,848미터를 자랑하는 에베레스트 산입니다. 여기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에베레스트 산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왜 제일 높겠습니까? 답은, 히말라야 산맥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에베레스트 산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이유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히말라야 산맥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에베레스트 산이 만약 바다 한가운데 혼자 있었다면 높아봐야 한라산이나 후지산 정도밖에는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에베레스트 산은 세계의 지붕이라는 티베트 고원의 거봉들과 어깨를 맞대고 있습니다. 그 준령에서 한 뼘만 더 높으면 바로 세계 최고의 산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먼저 우리나라와 우리 학교를 히말라야 산맥으로 함께 키워나갑시다. 바다 위에서 혼자 높으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나와 함께 가야 할 사회적 약자들과 우리 공동체를 함께 생각하는, 선하고 책임 있는 인재로 성장해야 합니다. 당신이 여기 앉아 있기 위해 탈락시킨 누군가를 생각하십시오. 당신은 승리자가 아닙니다. 당신은 채무자입니다. 선함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우리 공동체를 히말라야 산맥처럼 만들고 나서, 자신이 한 뼘만 더 성장할 수 있다면, 그때 당신은 바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정말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에베레스트 산과 같이 세계에서 제일 높고 소중한 것이 있다. 바로 단군(檀君) 시조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 널리 인간세상을 이롭게 한다.) 사상이 그것이다. 성균관대학교 이기동 교수는 이 홍익인간 사상에서 유래한‘한마음’의 전통이 우리 민족 본래의 마음(인성)이라고 하면서, 이 한마음은 온 세상에서 오직 우리 민족에게만 유일하게 있는 마음으로,‘하나의 마음’이고,‘따뜻한 마음’이고,‘정(情)의 마음’이고,‘선(善)한 마음’이고,‘부모의 마음’이고,‘하늘의 마음(天心)’이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 국민들 특히, 청소년들의 인성은 어떠한가? 2003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 22.8%가 불건전한 인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적어도 한 자리 숫자로 내려가야 된다고 한다. 또 다른 통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 사회에서 욱하는‘충동 범죄’가 15만 건이 넘었으며, 최근 5년 동안‘충동조절장애’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32%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방산 및 자원비리와 각종 사기 및 폭력 사건, 정치인들의 저질 막말, 조금이라도 더 가진 자들의 몰상식한 갑질 행위, 정말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29일 세계에서 최초로, 인성교육을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규정한‘인성교육진흥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금년 7월부터는 인성교육이 본격적으로 실시될 것이다. 선한 인재는 건전한 인성교육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면 건전한 인성은 어떠한 것일까?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들, 이를테면 지그문트 프로이트, 알프레드 애들러, 칼 구스타프 융, 아브라함 매슬로우, 에리히 프롬 등의 견해를 보면 조금씩 정의를 달리하고 있지만,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인성교육진흥법’의 8가지 핵심덕목인 예(禮), 효(孝), 정직, 책임, 협동, 배려, 존중, 소통 등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2,500년의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의 행복한 삶의 철학을 제시하고 있는, 최고의 고전이라고 일컬어지는 중용(中庸)에서도 맨 첫머리에‘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하늘이 명한 것을 인간의 본성이라 한다.)’을 선언하고 있다. 이 천명지위성이 중용의 핵심인데 천명(天命)이 곧 인성(人性)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성(性)은‘성품 성’자로‘마음 심(心)’자와‘날 생(生)’자가 합쳐진 말이다. 그러므로 사람의 성품은‘살고 싶은 마음’으로서, 그것이 한마음이고 천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인성교육은『명심보감』에서 말하는‘순천자는 흥하고(順天者存), 역천자는 망한다(逆天者亡)’는 말을 명심하고, 천명지위성의 선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주력하여야 한다.

강력한 반부패법이 건전한 인성을 보장하는 길이다
  인성교육과 반부패는 동전의 양면이다.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인간은 처렴상정(處染常淨: 더러운 곳에 처해 있더라도 때가 묻거나 물들지 않는다.)으로 일컬어지는 연꽃과는 달리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맹모삼천(孟母三遷)이라는 유명한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의 부패환경을 보면 결코 좋은 인성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우리 민족은 역사 이래 931번이나 되는 치욕적인 외침을 받아왔다. 물론 그 당시에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그 시대의 부패상과 무관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의 경우를 보면 지난해 12월 4일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는 조사대상 175개국 중에서 43위(100점 만점에 55점)로 6년 연속 정체상태에 있다. OECD 34개국 중에서는 27위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국가청렴도는 그 국가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하게 일류 선진국가가 되려면 국가청렴도가 최소한 70점 이상은 되어야 한다.

  국가청렴도에 대한 우리나라의 형편이 이러한데도 지난 3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김영란법’에 대해서 요즘 말들이 많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언론인 조항 등 김영란법의 일부 조항이 위헌이라며 법이 통과된 지 이틀 만에 재빠르게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원을 청구했다. 대부분 언론인들도 과거에는 이구동성으로 김영란법이 하루 속히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고 대단한 성원과 지지를 보냈다가, 막상 법이 통과되고 나니까 그들이 대상에 포함되어서 그런지 하루아침에 돌변하여 졸속이니 위헌이니 하면서 일제히 비판을 퍼붓고 있다. 필자가 볼 때는 일종의 님비현상(NIMBY현상: 내 뒷마당에서는 안 된다.)에 불과하며 넌센스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당초 법안 제안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언론인 등의 포함 논란에 대해“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당초 원안에 있었던‘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부분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적으로 옳은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에 제정된‘인성교육진흥법’과‘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다른 어느 법률보다 강력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거기에 우리 후손들의 미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지상명령과도 같은 것이다.

필자소개
필자는 본지 상임고문으로 공직생활 28년(감사원, 국가청렴위원회) 중 국장급 직위에만 10년 이상 근무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과 공직사회의 반부패 개혁을 위해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본지에 우리나라 정치,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칼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 사회비리척결에 내용이나 주제가 있으면 대한뉴스 편집국으로 연락바랍니다.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제보해 주신 분의 신분보장을 약속드립니다.
                                                                                                                                   대한뉴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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