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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칼럼] 서비스 경영으로 국가의 품격을 높이자

   
▲ 김주남
국가브랜드진흥원장(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현)
KOTRA 상임이사

  일반적으로 서비스 산업은 선진국에서 발달한 산업이다. 선진국의 경우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제조업이나 농수산업보다 월등히 높다. 비즈니스 장벽이 없어진 글로벌 시대에는 서비스 산업에서 고용과 부가가치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고, 창의와 창조 가능분야도 많다. 산업 디자인, 의류 패션, 법률, 금융, 유통, 보험 서비스를 비롯하여 무역지원 서비스나 각종 컨설팅 서비스 등은 선진국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우리나라도 최근 한류의 확산에 힘입어 의료 관광을 비롯한 식품 및 요식업, 의류 패션, 문화 콘텐츠, 게임 산업 등에서 서비스 산업의 국제화가 괄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관광 교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시대에는 한류를 통한 서비스 산업의 품질 향상이 국가의 이미지를 그대로 전달하는 경향이 높다. 국가가 갖고 있는 품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서비스 분야로는 식품 및 요식업을 들 수 있다. 이를 인식한 정부도 한식의 세계화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추진하게 되었고, 때마침‘대장금’등 한류의 확산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서비스 산업에 대한 인식 제고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경영전략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 위의 예로 든 금융, 보험, 법률, 무역지원서비스 등 선진국의 서비스 산업을 보면 오랜 기간에 걸쳐서 세계 어디에서나 적용 가능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구축하여 왔기 때문이다. 한류 확산을 활용하고 수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식의 세계화를 기대하고 있다면 사전에 검토하여야 할 사항부터 점검하자.

  첫째, 웨이터/웨이트리스의 서비스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지를 확인해 본다. 필자가 스위스에 있을 때 호텔경영전문대학의 웨이터 학과 졸업 평가식에 초대 받은 적이 있는데, 손님이 주문한 요리를 정확히 기억해서 주문한 손님에게 제공하는 능력과 테이블에서 수거한 그릇을 정확하고 빠르게 주방에 전달하는 숙달된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테이블에서 손님에게 주문한 요리가 무엇인지 되묻는 경우는 서비스의 품질 추락과 서비스 경영의 부재에 해당된다.

  둘째, 제대로 된 서비스를 위하여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 보았을까? 하는 점이다. 일본은 수출대국 열풍이 불었던 1970년대에 일본의 전통음식인 스시의 국제화를 위하여 오랜 기간 서구의 입맛과 식도락 문화를 연구한 이후, 체계적으로 일본류를 확산시켰다. 생선회는 기본적으로 서양인이 싫어하는 음식이었기 때문에 고급화시키는 방안이 집중 연구되었다. 해외에 파견할 스시 전문가는 무려 6년이라는 기간 동안 교육과 연구 수행을 통하여 서양인의 입맛에 맞는 스시를 개발하도록 지원하였고, 해외 주요 거점에 일본을 대표할 플래그십(Flag ship) 스시 식당 개설에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은‘스시=일본’이라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 결과 스시는 깨끗하고 정갈한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 값비싼 음식, 일본과의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먹을 줄 알아야 하는 음식이라는 품격을 갖게 되었다. 한 예로 뉴욕의 UN 본부 앞에 위치한 대표적인 일식당인‘메구’는 맛있고 값비싸기로 유명하지만 세계적인 명사들의 대표적인 사교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버드맨’의 여주인공으로 나온 엠마스톤은“역겨운 김치 냄새(smells like fucking kimchi)”발언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한국 폄하라고 비난하기 전에 외국인의 기호와 김치 냄새와의 관계를 고객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하였는지를 따져 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싶다. 한식의 세계화에 대표적 음식으로 제시되는 비빔밥과 떡볶이도 성공적인 해외 확산을 위해서는 심도 있는 연구와 분석 그리고 전문가 양성이라는 서비스 경영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례로 비빔밥의 홍보물을 보면 비빔밥 중앙에 계란 노른자가 얹혀 있는데, 이는 서양인 음식 기호의 ABC도 모르는 사람이 만든 자료라는 생각이 든다. 서양인은 일반적으로 날계란을 먹지 않는다. 특히 살모넬라균 사태 이후로는 생계란을 만지는 것조차 기피한다. 포장도 따로 해주고 계란을 만졌을 때는 반드시 손을 씻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떡볶이는 일부 한국 방문 외국인이 잘 먹는 것으로 홍보가 되곤 하는데, 서양인이 대체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다. 떡의 재질이 입 천장에 눌러 붙기 때문에 곤욕을 치르곤 한다. 서양인을 대상으로 현지에서 서베이를 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기초 정보이다. 최근 수년간 한식의 세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외에는 한식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플래그십 식당이 아쉬운 실정이다. 외국인이 한식을 싸구려 음식, 자극적인 음식이라고 여기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도 냉정한 연구 검토가 필요하다. 

  서비스 산업의 세계화 사례로 한식을 예로 들었지만,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의료 서비스, 패션 디자인, 문화 콘텐츠 등 우리나라의 서비스 산업이 세계인을 대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찾아서 맞추는 고객 눈높이 맞춤서비스 경영체제의 구축이 시급하다. 서비스를 보면 국가의 품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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