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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 몰고 온 재앙 - 노사화합만이 살길이다

회사가 존재해야 노조도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김기봉 대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장기간 이끌어온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무파업 20년 만에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으니 회사는 물론 국민들도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오랜 시간에 걸쳐 협상이 지연되면서 현대중공업은 3조 2495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5월에 시작된 임단협 교섭은 4번의 부분파업을 거치면서 해를 넘겼다. 서로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줄다리기만 계속했다. 올 2월에야 노사는 임단협 합의를 도출하기에 이른다. 노사화합에 전국민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임단협이 마무리된 이유 중 하나는 세간의 여론이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 20년 무분규의 전통이 노조의 전쟁선포로 깨졌으니 당연히 세상의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노사가 하나되어 장고 끝에 이룬 임단협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재앙이 발생했다. 회사가 사무직 직원 1천 500명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한 것이다. 노조는 분노의 함성을, 사무직은 노조결성이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회사에 대응 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또 700여 명의 여성직원에게도 희망퇴직의 카드를 내놨다.

이번 사측의 직원 퇴출문제는 노사가 대화보다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서 일어났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노조는 20년 동안 무분규로 회사와 공동체를 이루며 노사 상생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 노조의 무분규 무파업에 사측은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직원의 해고를 명령하지 않은 것이다. 노조의 성의에 사측도 직원들의 안정을 보장해 줬다.

결국 노조가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 격이다. 즉 회사측은 참았던 해고문제를 노조의 파업선언을 기회로 실행에 옮겼다. 노조가 파업을 선언하지 않았다면 사측도 해고의 칼을 접었을 것이다. 직원해고라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한 노조는 다시한번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밖에 없다. 노조가 회사에게 직원해고의 빌미를 열어준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중노조와 함께 강성으로 불리는 국내 최대의 현대차노조가 있다. 현대차노조는 민주노총에게 최대의 수혜를 안겨주는 조직이다.연간 수십억 원의 노조분담금을 지불하고 있다.그러나 철도노조와 함께 초 강성 이미지가 남아있는 노동조합이다.

현대차노조는 1987년 노조가 태동된 후 파업이 없던 지난해(2014년)를 빼고 2013년까지 총 13조 1천억 원의 파업손실을 입혔다. 회사측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끔찍한 천무학적 피해이기 때문이다.

이번 현재중공업의 해고문제는 현대차노조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 건너 불 보듯해서는 안된다.

현대차노조는 현대중공업노조보다 더 큰 대량해고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는 시각의 여론이 분분하다. 더구나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중국공장 건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진핑 중국 최고지도자(주석)도 정몽구 회장을 만난자리에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2017년 중국에 공장이 준공되면 한국에서 현대차공장을 폐쇄할 것이라는 여론이 세간에 퍼져 있다. 노사분규에 지친 그의 결단이 실행될 것이 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는 '중화전국총공회'라는 노동단체가 있다.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같은 상급단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단체는 한국의 상급단체와는 달리 노조에게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노동기관이다. 총공회의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 내서열이 10위 안에 들어가는 대단한 실력자다. 국가경제를 위해서 '기업을 위한노조활동'을 적극 펼치는 단체이다.

강성노조인 현대차노조나 국내 노동조합이 귀 담아 새겨야 할 귀한 교훈이다.

정몽구 회장은 기업하기 좋은나라, 국가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나라 노사분규의 염려도 없는 나라인 중국공장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해고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현대차노조도 각성해야 한다.

이제 3월 춘투(春鬪)의 계절이다. 투쟁은 이제 끝내야 한다. 해고라는 재앙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으려면 노사가 하나여야 한다. 그 길만이 서로가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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