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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光復) 70년 대한민국! 이제는 제2의 광복을 이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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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완
감사원 제5국 심의관,
감찰관, 제7국장, 제4국장
국가청렴위원회 신고심사국장, 관리관(1급)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객원연구원(반부패)
한양대학교 자치행정대학원 겸임교수
 
박근혜 대통령은 제7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지난 70년은 대한민국을 굳건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참으로 위대한 여정이었습니다. 70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독립을 향한 열망과 헌신적인 투쟁으로 마침내 조국의 광복을 이루어냈습니다. 순국선열들의 불굴의 의지와 애국심은 오늘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한 토대가 되었습니다.”그리고“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제품과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나라가 되었고, 수출규모 세계 6위의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인구 5천만 이상 되는 국가 중에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소위‘5030 클럽’국가는 지구상에 여섯 나라뿐입니다. 저는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일곱 번째 5030 클럽 국가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라고 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독립한 국가 중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자화자찬이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게 인정하고, 한강의 기적을 부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작금의 국내외 정세는 매우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 4대 강대국 속에서 다시 한 번 우리나라가 우뚝 서기 위해서는 제2의 광복(光復)을 이루어야 한다. 여기서 제2의 광복이라 함은 의식개혁운동이라든지, 도덕재무장운동이라든지, 반부패 청렴운동 등을 통칭해서 말한다. 필자는 그것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글로벌 경영윤리로서‘Haves Oblige(가진자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라고 한다.
 

먼저 정치인들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의 의식에
진정한 광복이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정치인들의 의식과 행태가 획기적으로 혁신되어야 한다. 요즘 야당에서는 새로 영입된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당의 홍보를 위해‘셀프디스(자아비판)’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셀프디스는 자신(self)과 무례(disrespect)를 줄여서 만든 신조어로 자신의 치부나 문제점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함으로써 웃음을 유발하거나 공감을 얻는 것을 말한다. 이 캠페인이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벌써부터 셀프디스가‘셀프칭찬’,‘셀프자랑’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우리 정치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학 개그와 같은 셀프디스가 아니라‘셀프 디나이얼(self-denial, 自己否認)’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셀프 디나이얼은‘자기부인’또는‘자기초월’을 말한다. 그러므로 셀프 디나이얼는 언제나 자기희생과 자기십자가를 전제로 하고 있다. 자기를 내려놓고 진정으로 국민만을 위하고 섬기는 헌신과 희생의 정치를 말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정치권의 실상은 어떠한가? 지난달 17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한국기자협회 제51주년 창립 기념식에 참석해“국회의 신뢰도가 최하로, 2.5%까지 떨어졌는데 너무나 창피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최근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정치인들의 신뢰도는 고작 1%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 정수(定數)를 90명 가까이 더 늘리려는 제안을 했다가 지탄을 받은 일이 있는가 하면, 행정부의 시행령 등에 대해서도 국회가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국회법 개정안을 끼워 넣기 식으로 통과시켰다가 결국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되어 쓸데없이 국력만 낭비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 8월 17일 문화일보가 보도한‘19대 국회의원 윤리지수’를 보면, 19대 국회 출범이후 그동안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이 14명, 범죄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거나 재판 중인 의원이 18명,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징계 회부된 의원이 38명이나 되고 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국회의원들의 뇌물수수, 성추행, 인사청탁 등의 부패행위로 인해 그야말로 국회의원들은‘국가적 장애물’이 되고 있다. 지금은 봉건군주시대도 아닌데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200가지가 넘는다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불체포특권 같은 것은 최우선적으로 없애야 한다. 또 식물국회의 주범이 되고 있는 국회선진화법도 조속히 개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적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국회의원 특수활동비(연간 100억 원 상당)도 합법적으로 시정되어야 하고, 33년간 한 번도 감사를 받지 않은 정당보조금(1조 900억 원 상당)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감사원의 감사를 받아 공개해야 한다. 국회의원 한 사람을 유지하는데 최소한 연간 7억 원 이상의 국민 혈세가 들어간다. 세계적으로도 최상위 예우라고 한다. 그런데도 국민들의 원성을 듣지 못하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이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하면 그 나라는 망하는 것이다.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인 정도전은“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社稷)은 그 다음이고, 군주는 가장 가벼운 것이다.”고 했다. 경상북도 봉화군에 가면 소설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의 실제 주인공인 성이성(成以性) 선생이 살았던 계서당(溪西堂)이 있다. 그 고택 입구에는 그가 암행어사 때 지은 시(詩) 한편이 걸려있다.‘두루미 안의 맛있는 술은 뭇사람의 피요/ 판 위의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며/ 촛물 떨어질 때에 백성들의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의 소리 높도다’정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도자들이 마음판(心碑)에 새겨야 할 금언이 아닐 수 없다. 광복 70주년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우리 사회의 지도층들이 과거 왕조시대나 일제 강점기시대에나 있었던 악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면, 어찌 진정한 광복이라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정치인들을 비롯한 사회지도층들은 셀프 디나이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을 살리고, 자신도 역사에 길이 빛나는 길이 됨을 자각해야 한다.


진정한 광복은 잘못에 대해 애통하는
참회(懺悔)에서 비롯된다

  광복은‘빛을 되찾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잃어버린 빛을 되찾기 위해서는 잘못에 대한 참회가 있어야 한다. 참회가 없으면 새로운 시작도 없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 수도 없다. 참회에 대해서 정치인들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이 본받아야 할 좋은 사례가 있다. BC 14세기 중국 은나라 시대 성군 탕(湯)왕은 칠 년 대한(大旱)을 맞이하여 육사자책(六事自責), 즉 여섯 가지를 자책하며 하늘에 통렬한 반성의 제(祭)를 올렸다고 한다. ①정불절여(政不節歟), 정치가 알맞지 않았습니까? ②민실직여(民失職歟), 백성들이 생업을 잃고 있습니까? ③궁실숭여(宮室崇歟), 궁실에 사치가 심합니까? ④여알성여(女謁盛歟), 여성들의 치맛바람이 심합니까? ⑤포저행여(苞苴行歟), 뇌물이 성행합니까? ⑥참부창여(讒夫昌歟), 음해/참소, 아첨하는 무리들이 많습니까? 이런 육사자책의 참회야말로 정치인들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라고 생각한다. 서울대학교 배철현 교수는 숫자 70은 특별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자기를 높은 차원에서 떨어지게 만들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광복 70년! 이제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이와 같은 의식개혁과 반부패, 도덕재무장의 진정한 광복이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세상을 구하는 성배(聖杯)의 민족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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