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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통 큰 베팅으로 대우증권 인수

“아시아 1위 투자금융회사로 만들 것”

1.jpg▲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지난달 24일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미래에셋의 진정성을 알아주신 것으로 생각하며 이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금융지주 박현주 회장이 증권업계에서 샐러리맨 신화를 만들었다. 연봉 1,500만원의 증권사 직원으로 출발해 대형 금융회사를 일궈 국내 금융사에 ‘박현주 신화’를 썼던 박 회장이 증권업계 4위인 미래에셋이 업계 2위 대우증권을 인수해 자기자본 7조 8천억원대에 육박하는 초대형 증권사로 거듭나게 됐다. 1위였던 NH투자증권보다 2배 가까운 독보적 1위다. 지난달 24일 대우증권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운용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 24일 미래에셋컨소시엄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장점을 결합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로 발전시키겠다.”며, “투자금융은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앞서 지난 21일 입찰에서 2조 4,500억원대의 최고가격을 써내 한국투자증권, KB금융 등 경쟁자를 1천억원~2천억원 이상 더 써내는 통 큰 베팅으로 국내 최대증권사의 꿈을 이루게 됐다. 이날 박 회장은 “한국 사회에서는 투자 마인드를 키워 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향후 투자활성화를 통해 한국경제의 역동성 회복과 글로벌 자산 배분을 통한 국민의 평안한 노후준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3D(3차원) 영상·로봇·바이오·전기차 등 신산업에도 모험자본이 1조원 가까이 흘러들어 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 회장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내 인생 목표는 미래에셋금융을 아시아 1위 투자금융회사로 만드는 것”이라며, “미래에셋금융이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골드만삭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은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을 창립한 이후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재계 순위 30위에 들어가는 등 미래에셋금융을 ‘금융재벌’로 키워냈다. 미래에셋금융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 종합금융지주사의 면모도 갖췄다. 올해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검토하다 미래에셋금융을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로 만들기 위해 증권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이번 미래에셋의 대우증권 인수로, 금융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래에셋 186조원, 대우 139조원을 합해서 325조원에 달하는 운용자산을 가진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고령화·저금리 시대에 이미 4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개인연금 시장이 계속 커지면서 주식·채권 등 자본시장도 동반성장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이노베이터로 성장해온 미래에셋과 업계최고인 대우증권의 장점을 잘 결합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투자은행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조 645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중 규모가 가장 크지만 자기자본투자 비중을 늘리기에 턱없이 부족해, 미래에셋증권은 인수합병 후 자기자본을 8조원 규모로 늘리게 된다. 박 회장은 국내 1위 증권사로 입지를 굳히고 2020년까지 증권사의 자기자본을 10조원으로 늘려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비록 아시아 1위인 자기자본 24조원의 일본 노무라금융그룹과 당장은 경쟁이 어렵다 해도, 일본 다이와증권이나 중국 중신증권 등과 경쟁할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박 회장에게도 좌절의 시기가 있었다. 지난 2007년 펀드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인사이트펀드가 ‘중국 몰빵 투자’로 논란에 휘말리면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박 회장을 믿고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원금이 반토막 나는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이후 미래에셋은 와신상담하면서 재기를 노렸고, 최근 펀드 운용액이 52조원을 넘어서면서 다시 펀드 시장 1위를 탈환했다. 박 회장은 “길게 보면 한국 자본시장의 지형을 바꾸는 일”이라며, “우선은 리스크 관리와 준법 관리부터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자산 운용에 강하고, 대우증권은 주식 중개와 투자은행 업무가 강점”이라고 설명하면서, 인원감축과 관련해 “인력도 합쳐서 4,600명은 결코 많은 게 아니다.”고 말해 우려를 일축했다. 미래에셋은 산업은행과 인수가격을 협의한 후 올해 초에 최종적인 인수를 확정짓게 된다. 회사명은 미래에셋대우로 변경될 예정이다.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의 통합으로 시너지가 나는 게 관건이지만,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통합만으로도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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