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전직 관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4년새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근혜 정부 후반기에 관료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나 정권 말기에 청와대, 검찰 등 권력기관 인사들을 중심으로 대기업 로비 창구로 많이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제출한 30대 그룹 계열사 273개 중 사외이사를 선임한 199개의 사외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말 현재 사외이사 657명 가운데 관료출신이 284명(43.2%)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상장사가 없는 부영은 제외됐다. 여러 부처나 기관에서 근무한 인사는 근무기간이 가장 오래되거나 직급이 높은 곳을 출신 기준으로 삼았다. 관료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지난 2013년 41.1%(이하 3월 말 기준)에서 2014년 40.5%, 2015년 39.2%로 조금씩 떨어지는 하향추세였으나 지난해 40.6%로 반등한 데 이어 1년만에 또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그룹별로는 두산의 관료출신 사외이사 비율(76.0%, 25명 중 19명)이 가장 높았다. 두산에 이어 OCI, 대우건설도 관료출신이 전체의 70%를 넘었다. 한국투자금융은 유일하게 단 한 명도 없었고, 포스코와 KT&G는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계열사별로는 두산건설, 호텔롯데, CJ대한통운, 한진, 현대오일뱅크, 삼성카드 등 25개사가 사외이사 전원을 관료출신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롯데푸드, 제일기획, LG디스플레이, SKC 등 55개사는 관료출신이 없었다.

출신기관별로는 법원․검찰(70명, 24.6%)과 청와대(69명, 24.3%)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또 국세청․관세청이 44명(15.5%), 기획재정부 23명(8.1%),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각 18명(각 6.3%) 등이었다. 관료출신 외에는 비관료출신 사외이사 중에는 학계출신이 203명(30.9%)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재계(90명, 13.7%), 언론계(23명, 3.5%), 공공기관(16명, 2.4%)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재계출신 비중은 4년 전에 비해 4.0%포인트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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