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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ICIJ, 버뮤다 로펌자료 1340만건 공개…英여왕·美장관 등 120여명·한국인 200여명


1.4TB 파일용량, 1340만건 공개
지난해 파나마 페이퍼스를 폭로했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등을 비롯한 미국 내각 주요 인사들이  조세회피처에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음이 폭로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을 비롯해 미국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대선 당시 트럼프에 고액을 후원한 기업가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수석 정치자금모금책 등 각국 정상과 정치인 120여명, 유명인과 다국적 기업 등이 대거 포함되거나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ICIJ는 5일(현지시각) 영국령 버뮤다의 로펌 애플비의 내부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에 유출된 자료는 파일용량이 1.4TB, 문서 1340만건 규모이며, 지난해에 이어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이 ICIJ을 통해 ‘패러다이스 페이퍼’를 분석, 이날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67개국 언론사 96개사 소속 언론인 382명이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인터넷언론 뉴스타파가 참여했다.


이번에 조세회피 자료가 대거 유출된 애플비는 1898년에 설립된 법률회사다. 애플비는 2개 업체로 분할 운영됐다가 지난해 신탁부문이 에스테라로 분리됐다. 버뮤다에 있는 본사 이외에도 세계 주요 조세회피처 11곳에 지사를 두고, 각국 부호와 다국적 거대기업 등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 등을 통한 조세회피·재산은닉 등을 지원해왔다. 이번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도 각국 정치인과 유명인, 다국적 기업 등이 대거 등장했다.





각국 정상·정치인 120여명 연루
자료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은 사유 재산 1천만 파운드(약 145억원)를 역외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과 2005년 여왕의 개인자금 관리 역할을 맡고 있는 랭커스터 공국은 이를 조세회피처인 케이맨제도와 버뮤다의 기금에 투자하고, 영국 브라이트하우스에 12년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왕의 재산이 불법 투자된 정황은 없지만, 여왕이 역외투자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WL 로스그룹을 통해 영국 네비게이터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네비게이터는 러시아 시부르에 자본을 투자해 2014년부터 6800만 달러 수익을 얻었다. 시부르는 푸틴 대통령 친척과 측근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었다. 로스는 이 회사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운영하는 기업에 투자해 막대한 이윤을 남겼다. 이 회사는 시부르와 가스선 운항 계약을 맺었다.


미국 엘리엇 매니지먼트 설립자 폴 싱어,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헤지펀드 투자자 로버트 머서 등도 이 자료에 포함돼 있었다. 러시아 국영기업이 IT기업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수백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중간에는 도널드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측근인 유대계 러시아인 기업가 유리 밀너가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외에 명단에 오른 미국 정치권 인물로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장,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측근이자 정치자금 모금책인 스티븐 브론프맨은 케이맨제도에서 조세회피용 펀드를 운용하고 있었다. 미국 IT기업 애플과 의류기업 나이키 등도 역외기업을 보유해 조세회피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록그룹 U2의 리더 보노는 몰타를 경유해 리투아니아의 한 대형 쇼핑몰을 비밀리에 보유하는 등 유명인들이 탈세를 위해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애플비는 불법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다국적기업의 역외탈세가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파문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타파, 한국인 232명 확인
뉴스타파는 한국인 232명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조세회피처 설립 서류에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은 197명이었고 한국인 법인은 90곳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중견업체부터 공기업과 대기업 등도 포함됐다. 이들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는 지중해 몰타에 42곳, 버뮤다에 18곳, 케이맨제도와 세이셸에 각각 7곳씩 설립됐다. 이들 기업들은 “공시까지 한 합법적인 거래”라고 해명했다.


뉴스타파는 현대상사가 2006년 버뮤다에 현대 예멘 LNG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고, 이 페이퍼컴퍼니에 자사가 갖고 있던 예멘 LNG 지분 5.88%를 모두 넘겼다. 이후 현대상사는 이 페이퍼컴퍼니의 지분 48%를 한국가스공사에 넘기는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가스공사가 새로운 회사를 국내에 설립해 예멘 LNG 지분을 인수할 경우 이 회사도 LNG 판매 수입에 대한 법인세를 내야 하고 이 회사의 주주인 가스공사도 배당에 대한 법인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뉴스타파는 효성그룹이 지난 2006년 약 300억원을 출자해 케이맨제도에 설립했다가 2015년 돌연 청산한 페이퍼컴퍼니 효성 파워 홀딩스 관련 거래내역도 확인, 효성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이유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효성은 중국 변압기 회사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다가 잘 안 돼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기업인이 몰타에 지난 2011년 11월 코말 임포트 앤 익스포트 컴퍼니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몰타의 법인등기 서류에서 확인됐다고 전했다. 뉴스타파는 이 회사가 건설노동자 해외 송출사업과 연관해 국제금융 제재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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