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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伊 혼란, 총선서 반체제·극우 돌풍으로 표출

연정 선택권은 반체제정당인 오성정당에게, 강경 난민정책과 반EU적 색채 강화될 듯



유럽연합(EU)은 3월 4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예상외의 결과가 연출되며 연정 협상부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탈리아는 19개 유로존 회원국 중 독일, 프랑스에 이어 3번째로 비중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번 총선이 그만큼 중요했다. 더욱이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총선에서 참패 하고 강경 난민정책과 EU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세운 오성운동과 우파연합이 약진했기 때문이다.


 
집권당 참패, 반체제·우파연합 70% 차지
 
이번 이탈리아 총선에서 강경 난민정책을 공약하고, EU에 회의적인 반체제정당과 극우정당이 상원과 하원 선거에서 전체의석의 약 70%를 차지하는 등 크게 약진했다. 기성 정치체제를 반대하는 오성운동은 독자적으로 선거에 임해 30%가 넘는 득표율을 얻어 단일정당 중 최대정당이 됐다. 우파연합은 상원과 하원 모두 약 37%의 표를 얻었다. 중도 좌파연합은 약 23%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역대 최저수준인 약 19%로 참패를 당했다.


 
과반의석 확보 실패로 정치 불안 불가피
 
하지만 문제는 어떤 진영도 독자적 정부구성에 필요한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정파간 새로운 연대 시도가 이어지며, 이탈리아는 당분간 정정 불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성운동은 창당 불과 9년만에 이탈리아 단일 정당 중 최다 정당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득표율에서는 우파연합이 약 37%로 오성운동에 앞섰다. 두 진영 모두 자력으로 정부 구성을 위한 득표율 40%에 부족하므로, 다른 정당과 연대해야 한다.


 
오성운동과 우파연합의 주도권 다툼 시작
 
앞으로 정부 구성을 위한 정당간 교섭에서 오성운동과 우파연합 중 가장 많은 득표율을 차지한 동맹이 주도권 다툼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5일 오성운동과 우파동맹은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에게 정부 구성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오성운동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연대를 타진하겠다고 밝힌 반면, 동맹에서는 오성운동과 연대는 없다고 밝혔다. 만약 오성운동이 극우정당과 손을 잡게 되면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과 오성운동의 연정 가능성도
 
집권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기록적인 참패를 기록한 가운데 조속한 정부 구성을 위해 오성운동과의 연대해야 한다는 내부의견과 마테오 렌치 전 총리의 거취 등을 놓고 내홍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약 19%의 역대 최저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단일정당으로 오성운동에 이어 2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다. 그러나 우파연합과 오성운동이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 민주당이 연정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오성운동의 연정 대상에는 민주당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탈리아 대통령도 오성운동과의 연대 옵션을 고려해보라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민주당에서 오성운동과 연정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제상황으로 주류 정치에 대한 항의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 이번 총선의 배경으로 2008 년 금융위기 이후 서민의 고통이 가중된 현실이 반영되면서 “최악의 경제 상황으로 이탈리아에서 주류 정치에 대한 항의성 투표가 무르익었다.”고 내다봤다. 실제 이탈리아는 2008~2009년 그리고 2012~2013년 2차례에 걸쳐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지난 4년간 경제적 손실을 만회하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저성장과 제자리 임금, 높은 실업률, 긴축 정책에 직면하면서 청년들은 해외로 나가 일자리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유로존 가입 이후 저성장·실업으로 고통
 
또한, 가디언은 이탈리아가 유로존에 가입한 이후 인위적으로 화폐 평가절하를 하지 못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은 1.5%로 회복세를 보이지만, 유로존 평균인 2.5%에 비해서는 매우 낮고, 실업률은 2014년 13%대, 현재는 11%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부채는 GDP의 132% 수준으로 EU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부채가 많다. 지난 4년간 약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60%는 시간제 근로자들이고, 25세 이하의 3분의 1은 무직상태다.


 
EU, 난민 강경정책·EU비판정당 약진에 부담
 
EU는 브렉시트 이후 EU를 개혁, 유럽 통합을 공고히 할 계획이었는데, 이번 이탈리아 총선 결과로 차질을 빚게 됐다. 이러한 고민을 반영하듯 EU는 5일 오후까지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U는 각 회원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가급적 개입을 하지 않지만, 당분간 이탈리아의 정치상 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앞서 EU 집행위원장은 한 행사에서 “EU는 이탈리아가 총선 이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시 도전받는 EU, 당분간 관망할 듯
 
이탈리아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탈리아 금융시장은 5일 하락세를 보여 당면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나마 독일이 우여곡절 끝에 연정을 구성함으로써 안도의 한숨을 쉰 EU였다. 무엇보다도 EU에 대한 강한 반대입장인 정당들이 약진하면서 무엇보다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의 탈EU 바람을 불식시켜왔지만, 여전히 불씨가 계속 살아있는 셈이다. 난민정책에 강경한 정당들이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EU로서는 큰 악재다.
 


유로존과 EU 탈퇴 가능성도 배제 못 해
 
이제 EU의 관심은 이탈리아의 연정 구성에 쏠리고 있다. 이번 총선으로 어느 진영도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정치불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파연합이 집권할 경우 실비니 대표가 총리를 맡을 가능성이 있고, 오성운동이 연정을 구성할 경우 31세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가 총리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 모두 EU로서는 녹록지 않은 상대다. 경우에 따라서 이탈리아가 올해 유로존에서 그리고 내년에 EU에서 탈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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