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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분단 65년 만에 만나 진한 혈육의 정 나누다

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820일부터 26일까지 두 차례로 나눠 북쪽 금강산에서 진행됐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210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1회차는 20일부터 23일간 남측이 찾은 이산가족 89명 등 197명이 방북했고, 2회차인 24일부터는 북측이 찾은 이산가족 81명 등 326명이 만남을 가졌다.

현재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남측에만 아직도 56천여 명에 이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고령자들이 세상을 떠나며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근 5년간만 해도 매년 3천여 명씩 세상을 등지고 있어, 이산가족 상봉은 아주 시급한 시간의 문제가 됐다.

이번에도 시간에 쫓기는 90세 넘은 고령자가 선정되지 못하는가 하면, 선정된 경우도 당사자들의 사망으로 부모자식 관계 상봉자수가 현저히 줄어 안타까움 속에 시간이 얼마나 촉박한 문제인지를 실감케 했다.

 


 

길고 긴 시간 기다려온 설레임의 첫 만남

설렘과 그리움을 안고 70여년만의 소중한 만남, 혈육의 정과 추억을 나누고 더듬는 상봉행사는 속초로 집결해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금강산으로 향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820,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하는 이산가족 1회차 방문단이 그리운 가족을 만나기 위해 속초를 떠나 금강산으로 향했다. 이산가족 방문단은 오후 1230분쯤에 금강산에 도착해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3시부터 꿈에 그리던 가족들과 첫 단체상봉을 가졌다.

이산가족 방문단은 금강산에 도착 후 온정각에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에 나눠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며 휴식을 취한 후 오후 3, 70여 년의 기다림 끝에 금강산호텔에서 첫 단체상봉이 시작됐다.

아홉 살에 헤어진 형님을 만난 이수남(77) 어르신, 세 살 때 헤어진 딸을 만난 황우석(89) 어르신, 네 살 때 헤어진 아들을 처음 만난 이금성(92) 어르신 등 서로 손을 마주 잡으며 안부를 묻고 추억을 되살렸다.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는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이 이어졌고, 이산가족들은 식사를 함께 하며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산가족들은 이튿날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3시간의 개별상봉 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두 번째 단체상봉을 가졌다.

3시간 동안의 개별상봉에서는 가족들만의 시간을 더 갖게 하기 위해 객실로 도시락을 배달해줘 처음으로 한 가족끼리만 한 방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했다.

 


 

끌어안고 확인하고 물어도 끝나지 않는 그리움

만남 뒤에 오는 헤어짐은 더욱 애절하고 서글펐다. 822, 이산가족들은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동안 아쉬운 작별상봉의 시간을 가졌다. 작별상봉은 당초 점심식사를 포함해 두 시간으로 계획되어 있었는데, 이산가족 분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드리고자 세 시간으로 늘려서 진행됐다.

헤어짐이 아쉬운 가족들은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서로를 보듬었다. ‘다시 만나자’, ‘건강하게 지내라등의 인사로 마지막 식사를 함께 나눴고, 눈물을 흘리며 작별인사를 했다. 1회차 상봉단은 23일 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금강산을 떠나 남쪽으로 귀환했고, 하루걸러 2회차 상봉단이 824일부터 826일까지 상봉행사를 이었다.

2회차 상봉단에서 유일한 부모와 자식 간 상봉인 조정기(67) 씨는 북측 아버지 조덕용(88) 씨를 만나 살아계실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조덕용 씨는 6.25 전쟁 때 홀로 북으로 갔고, 당시 조정기 씨는 어머니 뱃속에 있었다. 어머니는 안타깝게 상봉 연락을 받기 불과 50여일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짧은 만남과 다시 기약할 수 없는 눈물의 이별

이날 상봉행사는 오후 3시부터 진행된 단체상봉 후, 오후 7시부터는 2시간 동안 북측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만남의 정을 나눴다. 이튿날에는 금강산호텔 객실에서 3시간 동안의 오붓하게 개별상봉과 단체상봉이 이어졌다.

마지막 날인 26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남북 이산가족들의 작별 상봉과 공동 중식이 진행된 금강산호텔 연회장은 다시금 긴 이별 앞에 놓인 가족들의 울음으로 눈물바다가 됐다. 북측 가족들은 2623일의 마지막 일정인 작별상봉과 공동점심을 오후 1시께 마친 뒤 평양으로 가는 4대의 버스에 나눠서 탑승했다.

북측 가족들의 탑승이 완료되자 상봉장에서 대기하던 남측 가족들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를 가족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매달렸다. 그러자 북측 가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버스 창을 열고 손을 내밀며 남측 가족들의 손을 붙잡으며 기약없는 이별을 했다.

이렇게 23일간의 짧은 만남을 마친 81가족 324(최시옥 씨가 25일 건강 문제로 상봉을 중단하고 조기 귀환)의 남측 상봉단은 이날 오후 130분께 금강산을 떠나 동해선 육로로 귀환했다.

이제 한반도 이산의 슬픔은 당사자들의 고령화로 촉박한 시간의 문제가 됐다. 이 안타까움이 조금이라도 해결되도록 이산가족들은 통일 전이라도 하루 빨리 남북공동의 상시 상봉장이 마련됐으면 하는 소망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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