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연구센터 김영환 연구사와(왼쪽) 박현 센터장(오른쪽)이 산림탄소상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올해 1월 15일,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탄소배출권거래제(ETS; Emission Trading Scheme)를 실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엔기후정상회의에서“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차원의 도전을 새로운 가치와 시장,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공동 노력이 필수적”이라 밝힌 바와 같이 탄소배출감축대책을 적극 추진중이다. 반면, 기업들은 그동안 지불되지 않았던 탄소배출에 부과되는 비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탄소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입장들
기후변화는 잦은 이상기후로 자연재해를 초래하고, 기후대를 변화시키며 식량생산도 불안정하게 만든다. 이는 지구 전체를 위협하는 문제로, 탄소배출감축에 세계의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탄소배출감축대책의 일환인 탄소배출권거래제를 실시하고 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국가나 기업별로 정해진 탄소배출량에 대해, 허용치 미달분은 탄소배출권 거래소에서 팔거나 초과분은 살 수 있는 제도다. 쓰레기를 버리려면 쓰레기봉투를 사야 하듯이, 이제 탄소를 배출하려면 탄소배출권이 필요해졌다. 쓰레기 봉투에 쓰레기를 꾹꾹 눌러 담듯, 기업은 제한된 배출량 때문에 이전까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탄소배출에 신경 써야 하고, 동시에 과태료 등에 대한 부담도 안게 되었다. 기업들은 반발하고 있으며, 특히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우리나라만 부담해야하는 CO2 사항을 정부에 잘 설명하겠습니다. CO2 패널티가 좋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지원금으로 한다든가 하는 방향으로 정부와 협의중입니다.”라며 아시아 최초로 도입된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에 공개적으로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산림탄소상쇄제도,탄소배출권 얻고 기업이미지도 개선
기업의 반발이 있지만, 그럼에도 기업들은 점차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 전문가들은‘2℃’에 주목하며, 1990년대에 비해 지구 전체 온도가 2℃ 이상 상승되면 지구 지형 및 기후에 겉잡을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지구 전체 온도는 1990년대보다 0.75℃가 상승했고, 우리나라는 이미 2℃ 상승에 도달했다.
위험수위에 가까워지고 있는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배출된 탄소에 대한 처리가 불가피하다. 기업은 할당된 탄소배출량을 초과할 시 과태료를 납부하는 대신‘상쇄’시킬 수 있는 권리,‘상쇄배출권’을 활용할 수도 있는데, 특히 상쇄배출권을 획득하는 방법 중 나무를 심어 탄소를 흡수하는‘산림탄소상쇄제도’에 대해 각 기관과 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다.
산림탄소상쇄제도는 산림조성, 목제품 이용으로 탄소배출권을 획득해, 다른 분야의 배출량을 상쇄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산림탄소상쇄에 참여한 기업은 건강한 나무를 키워 탄소를 흡수함으로써 환경을 보전하고, 탄소배출에 대한 비용이 감축되며, 기업이미지도 개선되는 등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산림탄소상쇄제도는 이미 미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청, 신세계, 한국예탁결제원 등 27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 29일 서울시와 ㈜이브자리는 식목일을 맞아 강동구에 두 번째‘탄소상쇄숲’을 조성했다.
산림조성뿐만 아니라‘산림경영’도 필요해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남성현)에서는 산림조성과 목제품 이용 외‘산림경영’을 산림탄소상쇄에 활용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산림녹화작업이 실시돼, 벌거벗은 산이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탄소상쇄가 가능한 산림조성부지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어, 또 다른 산림탄소상쇄를 위한 방안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관리되지 않은 산림에 남아 있는 노후한 나무는 탄소를 흡수하기보다 오히려 탄소를 내뿜고 있어 이에 대한 조치도 필요하다. 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연구센터 박현 센터장은“산림탄소상쇄제도는 앞으로 더 다양하게 개발될 것입니다.”라며“나무도 사람처럼 나이가 들면, 덜 건강해지고 활동량도 줄어드는데, 나무는 나이가 들면 탄소흡수율이 저하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젊고 튼튼한 나무 심기, 가지치기 등 숲 가꾸기, 즉 산림경영을 통해 탄소흡수율을 높여주는 것도 산림탄소상쇄의 방법으로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숲에 관한 종합 연구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은 국토건강, 세계녹화를 선도하고자 산림과학·지식·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맡고 있다. 산림정책연구부, 산림보전부, 산림유전자원부, 임산공학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산림정책연구부 내 기후변화연구센터에서는 기후변화에 우리 산림을 적응시키고, 더불어 기후변화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