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속에 녹아든 76세의리카르도 무티, 클래식의 진수를 선보이다

2016.02.01 1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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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무티, 올해 한국나이로 76세인 그가 125주년을 맞은 미국의 시카고 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고 128, 29일 양일간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했다.
기자는 29일 공연을 관람하며 20여년전의 리카르도 무티와 빈필하모닉의 공연을 보던 추억속으로 잠시 빠졌다.
빈 유학시절 한달에 한번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가 있을 때면 교수님이 서서보는 표를 주셨다.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는 항상 무지크페어라인 황금홀에서 열렸는데 교수님은 사모님과 1층에서, 우리는 늘 2층에 서서 연주회를 보곤 했다. 연주회 중간중간 교수님은 뒤돌아보며 제자들의 출석을 체크하시고 안 온 학생에게는 다음 연주회 표를 주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선생님과 눈인사를 하기위해 오전 11시에 연주회가 시작되지만 일찍 줄을 서야했다. 덕분에 유학시절동안 유명 지휘자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당시 리카르도 무티와 빈필하모닉의 공연은 6번 정도 본 기억이 있다. 내가 기억하는 지휘자 무티는 걸어나오면서부터 무대를 장악하고 굉장히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오케스트라를 진두지휘했었다.
 
20여년이 지나 다시 만나보게 된 지휘자 무티, 친구들이 아닌 초등학교 5학년의 딸과 함께 볼 공연이 너무나 설레었다. 29일 프로그램은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1Op.25 ‘고전적과 힌데미트의 현과 관을 위한 협주음악 Op.50’,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f단조 Op.36 이었다.
첫 곡인 프로코피예프의 고전적은 현대의 하이든이라 할 정도로 고전의 색채를 풍기는 곡이다. 짧지만 고전시대의 작품처럼 4악장의 곡으로 1악장에서 바이올린과 플루트가 차례로 주제를 선보이며 음악회 내내 아름다운 플루트 선율을 들려준 목관 파트의 실력이 첫 곡부터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현대곡이지만 아름다운 멜로디와 화음을 한음도 놓치지 않고 관객에서 들려주었다.
두 번째 힌데미트의 현과 관을 위한 협주음악은 목관주자와 타악기가 모두 빠지고 금관인 호른과 트럼펫이 목관의 역할을 하며 기억에 남을 연주를 보여주었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제일 이해하기 어려운 곡일거라고 예상했지만 부드러운 현악기와 무거운 금관사이에 중간역할의 목관이 없는데도 전혀 부족함을 느낄수 없었다.
 
휴식 후 무티와 미국의 오케스트라가 펼칠 러시아가 기대됐다. 추운 겨울과 잘 어울리는 차이코프스키, 이날 들려준 교향곡 4번은 차이코프스키가 인생의 고난을 이겨내며 만든 러시아적 색채가 강한 곡이다. 1악장 시작부터 금관의 팡파르가 터지고 2악장에서는 목관악기의 독주가 쓸쓸하고 황량한 러시아의 벌판에 홀로 서있음을 피부로 와닿게 했다. 3악장 피치카토는 현과 관이 서로 장난치듯 하는 대화가 잘 드러났고 마지막 4악장에서는 모든 관현악의 강렬함속에 러시아의 민요풍 선율이 목관을 통해 흐르고 시카고심포니 금관의 세계적 명성대로 금관의 사운드에 연주가 끝난 후 감동받은 관객들의 함성이 터졌다. 무티는 한국인 단원에게 앵콜곡 소개를 부탁했고 베르디 나부코 서곡을 지휘대에서 펄쩍 펄쩍 뛰며 하는 열띤 지휘에 관객들은 더 큰 함성으로 보답했다.
어른들은 연세가 들수록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젊은 사람들이 아등바등 사는 모습을 보며 다 순리대로 된다고, 그렇게 해봤자 별 소용없는데라며 조언할 때가 있다.
이날 기자가 본 무티는 예전 독재스타일의 카리스마가 아닌 세월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여 쌓여진 온화함 그 자체였다. 격렬하게 지휘하지 않아도 100여명의 단원이 어느 파트도 빠지지 않고 그가 지휘하는 음악을 함께 호흡하고 하고 있음이 느껴지는 감동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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