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못 먹거나 먹는 것이 부실하여 빈혈이 발생한다고 생각했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영양의 불균형에서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
식생활의 개선으로 인하여 평균적인 체중은 늘어 살을 빼기 위하여 운동을 하고 사우나에서 땀을 빼는가하면 다이어트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반면 어지럽고 머리가 무겁고 심장이 뛰면서 기력이 없어지는 빈혈증환자가 의외로 많다.
빈혈은 혈액의 절대량이 감소되었다는 것도 의미하지만, 단위 용적의 혈액 중에 포함되어 있는 혈소 량 및 적혈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빈혈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증상은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는데 안색이 창백해지고 입술이나 결막에 붉은빛이 적어지며 약간의 운동에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동계나 숨이 차는 것을 느끼게 된다. 피로와 권태가 심하고 사고력이 감퇴되며 졸림이 자주 오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종종 두통과 현기증이 있고 어깨가 쑤시고 시력장애를 호소하며 심할때는 실신,구토,헛트림, 딸꾹질, 하품 등을 호소하고 빈혈이 계속되면 혀 및 구강점막이 건조해 지며 대변은 변비로 접어드는 수가 많다.
또 가끔 뇌빈혈을 일으켜서 넘어지는 수 도 있으며, 맥이 약해지면서 심장맥박의 변화로 맥박이 자주뛰고 숨헐떡임을 호소할 뿐 아니라 손발끝이 차고 뇨량이 증가할 때 가 많으며 손발에 부종이 나타나며 출혈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각기 (脚機)나, 심장병 혹은 신장병으로 혼동하기도 쉽다.
신경성 빈혈일 경우는 혈액검사상 적혈구수는 정상으로 나타나지만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럽고 자주 머리가 무거워지며 눈앞으로 별이 보이는 증상이 있다.
빈혈의 치료는 먼저 그원인을 분석하여 제거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하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의학적으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종류도 많이 있다. 실혈성 빈혈, 신성빈혈, 십이지장충성 빈혈, 암성 빈혈등은 그원인이 밝혀져 있지만, 철결핍성빈혈, 용혈성빈혈, 악성빈혈, 재생불량성 빈혈등은 아직 그원인이 밝혀지고 있지 못하다.
이중에 악성빈혈은 아직 외국에 비해 우리에게는 발병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과거에는 이 빈혈에 걸리면 거의 죽는 걸로 생각하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거의 완치되고 있는데 이것은 비타민B12의 흡수장애로 발생되기 때문에 비타민B12의 보충으로 해결된다.
철결핍성 빈혈은 한마디로 체내의 철분이 모자라서 일어나는 빈혈이다. 특히 사춘기 여성이나 임신이나 출산후의 여성과 폐경기에 가까운 부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또 간혹, 위카타르가 있거나 위절제수술을 받은 사람에게서도 가끔 볼 수 있다.
철결핍성 빈혈은 일반 빈혈처럼 손톱의 변형을 일으키는 수가 많고 때로 혀에 염증이나 연하곤란을 일으키는 수가 있으며, 뜨거운 것이나 맵고 짠 것을 먹으면 혓바닥이 쓰린다거나 음식물을 먹었을 때 먹구멍에 걸린 듯 한 느낌을 받게 된다.
철분제를 1~2개월정도 투여하면 치료가 된다. 그러나 위장장애가 있는경우에는 철분제를 복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주사용 철제는 부작용이 심하기 때문에 쇼크를 일으킬 염려가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할 것이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망혈이라하여 빈혈을 다스려 왔는데 한의학의 특성상 망혈은 모든 혈(血)과 관련된 질병의 한분야일 따름이다. 이는 근본치료를 바탕에 두고 있으므로 빈혈자체가 큰 질환으로 분류되지는 않은 것이다. 따라서 조혈력의 회복과 영양의 균형을 바탕에 두고 혈의 허를 보완하는 보혈처방들이 전해져오고 있다.
28세의 P부인은 결혼 한 지 3년이 되었지만 아직 임신이 되지 않았다. 만성으로 위장이 약하고 마른 편으로 추위를 잘 타고 빈혈이 심했다. 4개월 전부터 월경이 길어져 매달20일 정도나 계속됐다. 내막이 헐었다고 해서 소파수술까지 했으나 그것도 효과가 없어 월경은 여전히 14일 이상이나 계속 되었다. 게다가 그 양도 굉장히 많고 덩어리가 나오기도 하며 어지러움과 동계와 권태감 때문에 움직이기도 힘들다고 호소해 왔다.
전문의를 찾아 지혈제와 조혈제 주사를 맞고 있기도 하지만 별로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진찰을 해본 결과 깡마른데다 안색은 희고 입 속과 손톱 끝도 모두 회백색이며 심음도 빈혈성 잡음이 현저했다.
필자는 환자가 위장도 약하고 출혈성 빈혈이 있음을 감안하여 처음부터 보혈과 지혈이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녹용제를 권유하여 약 5일 정도를 투약하였다. 그 결과 일단 출혈은 그치고 식욕이 나타나서 전신상태의 호전을 느끼게 되었다. 계속하여 이처방을 15일정도 계속 투약하자 빈혈이 회복되면서 원기가 되살아나 활동의 불편함이 많이 해소 되었다. 그 후 월경도 정상을 되찾아 기간이 1주일정도면 끝나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이후 약 10일간의 예비약을 투여하고는 일단의 치료를 마감 하였는데 그후로도 몸의 상태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