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행복한 인터뷰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0.3%를 넘어섰다.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다.
우리는 이미 빠르게 늙어가는 사회 한가운데 서 있다. 평균 수명은 늘었지만, 건강이 악화될 경우 타인의 돌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노후 복지는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은 인식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요양 시설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3년 전 가까운 지인이 요양 시설에 어머님을 모신 뒤 한참을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어머님께서 “여기가 천국이네. 사람들을 만나고, 제때 따뜻한 밥을 먹고, 함께 웃고 노는 일이 그렇게 좋다”고 했다며 이제 불효자라는 생각에서 벗어났다고 자랑을 했다. 그 변화의 공간이 바로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다. 그리고 이 센터를 이끄는 정현철 원장은 임기와 순환이 원칙인 재단 내에서도 이례적으로 인사이동 없이 25년간 원장직을 지켜온 인물이다.
대한뉴스의 여러 차례 인터뷰 요청에도 불구하고 정현철 원장은 “내세울 것도, 따로 할 이야기도 없다”라며 이를 고사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 2025년 기준 전국 시설급여 기관 약 6,300여 개 가운데 장기요양시설 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번 인터뷰를 요청했다.
국가든 사회든 조직이든 지도자가 누구냐에 따라 발전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25년 전 무엇부터 해야 할지 깜깜한 터널 같았던 이 센터를 지역사회에서 단순히 좋은 시설을 넘어 ‘기준을 만든 기관’으로 성장시킨 정현철 원장. 오는 6월, 25년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정원장을 만나 돌봄의 의미와 사람을 향한 마음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먼저, 축하드립니다. 센터 입구에 걸린 현수막이 인상적입니다.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는 어떤 곳인지
2026년 발표된 2025년 장기요양시설 평가에서 저희 요양센터가 전국 6,300여 개의 시설기관 중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한 번이 아니라 지금까지 총 6회입니다. 또한, 2006년 보건복지부 노인복지시설 평가에서도 전국 최상위 수준의 시설로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는 2000년에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삼육재단 산하 노인 장기요양 시설입니다. 현재 100명의 어르신이 입소 가능한 규모를 갖춘 시설로, 95여 명의 어르신과 70여 명의 종사자가 함께 생활하고 있는 노인의료복지시설입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에 있으며, 대지 약 6,800㎡(2,057평) 규모의 자연환경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입소대상은 장기요양인정 1~4등급 시설급여 판정을 받은 어르신, 장기요양등급 5등급 치매특별등급 어르신입니다. (요양등급 관련 정보는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참고)
운영 측면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기관 평가에서 여러 차례 최우수기관(A등급)을 획득하였으며, 장기요양시설 최초로 여성가족부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기관으로, 이용자뿐 아니라 종사자의 근무환경과 조직문화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는 치매, 파킨슨병, 뇌혈관질환 등 노인성 질환을 앓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요양, 간호, 재활, 정서 지원이 통합된 돌봄을 제공하고 있으며, 삼육서울병원 등 여러 병원과 협력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 계약 진료, 치과 계약 진료, 원격진료, 가정간호 서비스 등 의료 연계 시스템을 통해 시설 내에서도 지속적인 건강관리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연환경을 활용한 일광욕, 생활 중심 프로그램, 관계 형성을 기반으로 한 정서 지원 등 단순 보호를 넘어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둔 돌봄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는 건 누구나 불편하고 두려운 일이죠.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는 단순히 어르신을 보호하는 시설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 마지막까지 존중받는 공간이며 가족의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는 또 하나의 집이라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봉사하게 된 경위와 소감
(삼육재단은 임기가 정해져 있고 순환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25년간 쉼 없이 이어왔는지)
저는 군 장교로 복무하며 조직을 운영하고 사람을 이끄는 과정에서 조직관리의 중요성과 무엇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가치’를 깊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후 교직 생활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섬김’과 ‘나눔’의 의미를 체득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복지법인 삼육재단의 제안으로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에 오게 되었습니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약 25년입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랜 시간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현장에서 어르신들을 만나고 삶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이 일은 누군가는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일’이라는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삼육재단은 기본적으로 임기와 순환의 원칙이 있는 조직이지만, 기관의 안정성과 지역사회와의 신뢰, 운영의 연속성이 필요했던 시기마다 역할을 이어올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요양기관과 복지시설 관계자들로부터 인정받고 계신데, 원장님께서 실천하고 계신 봉사와 나눔 활동에 대해 소개
저는 봉사를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삶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를 운영하며 어르신들을 섬기는 일 자체가 가장 큰 봉사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동시에 지역사회 나눔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매년 설과 추석 명절에는 남양주시 수동면에 후원금을 전달하여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집수리’ 봉사활동을 진행했는데 개인 사비 뿐 아니라 지역 후원금, 복지재단, 기업 제안서 등을 연계하여 진행되었으며, 도배·장판·지붕 보수·보일러 설치 등 실질적인 주거환경 개선을 중심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그 결과 총 56가구를 지원하였고, 약 5,400만 원 규모의 비용이 투입되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직원들이 휴일과 개인 시간을 활용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봉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함께한 직원들과 관계자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갑작스럽게 주거지를 잃은 가정을 위해 집세 보증금을 지원, 대한노인회 남양주지부를 대상으로 노후된 2중 창문 교체 공사와 형광등 교체 등 생활환경 개선 활동, 이 밖에도 지역 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후원과 생활지원, 환경개선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살피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남양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공동위원장(4회), 남양주시사회복지사협회장, 남양주시사회복지협의회장(3회 연임),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수석부회장(2회 연임), 남양주노인시설연합회장, 경기도사회복지사 선거관리위원장 등 다양한 공적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사회 복지 발전과 사회복지사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사람을 향한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기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어르신과 직원, 지역사회를 위한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섬기며 따뜻한 손길을 전하는 삶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경험은
여러 순간이 떠오르지만,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경험은 이곳에 제 어머니를 직접 모시게 되었던 일입니다. 시설장으로서 늘 “좋은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해왔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가족을 맡긴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였습니다.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결국 제가 하는 돌봄이 진짜라면 가장 소중한 가족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설명이나 설득보다도 “제 어머니도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라는 한마디가 가장 큰 신뢰가 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처음에는 낯설어하고 불안해하시던 어르신들이 시간이 지나 “여기가 편하다”, “여기가 집 같다”고 말씀하시고, 어르신들이 가족과 외출이나 외박을 나가셨다가도 빨리 요양원에 가고 싶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을 때입니다. 돌봄은 눈에 보이는 성과로 평가되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 한마디 속에 담긴 마음이 저에게는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요양원에 부모님을 모시는 것에 대해 어르신들과 그 가족들이 서로 미안함과 서운함이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 상담을 오실 때 가족과 당사자가 함께 오는 경우와 가족만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족들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들어오신 분들은 처음에 많이 우울해하십니다. 그런데 본인의 의지로 오신 분의 경우는 새로 오신 분들에게 좋은 점도 이야기해주고 달래주며 보듬어주니까 다들 점점 편안해하십니다. 저는 아침에 한분 한분 어르신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합니다. ‘오늘은 어떤 눈빛으로 나를 보실까, 내 손을 잡는 힘이 어제보다 좋아지실까, 뭐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전할까’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방마다 방문합니다.
이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돌봄은 무엇을 해주었느냐보다 그분의 삶을 얼마나 함께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 그 자체가 가장 큰 보람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미래 요양보호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하고 계십니다, 선배로서 후배 요양보호사들에게 힘이 되는 도움의 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저는 요양보호사 자격시험 출제위원으로서 많은 예비 종사자들을 만나고 있으며, 대학에서 20여 년간 강의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과 교육을 함께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요양보호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존중의 마음’으로 어르신을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결정권을 가진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공감하는 자세’로 어르신의 말과 행동 뒤에 있는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좋은 돌봄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는 ‘일관된 책임감’입니다. 돌봄은 하루의 일이 아니라 매일 이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작은 부분까지 꾸준히 지켜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마음’입니다. 어르신께는 작은 말 한마디, 손길 하나가 큰 위로가 됩니다.
좋은 요양보호사는 기술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키는 식단 운영의 비결은
저희는 개원 초기부터 현재까지 달걀과 유제품을 포함한 채식 식단을 일관되게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이 식단은 어르신들의 소화 부담을 줄이고, 고혈압·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관리에 도움이 되는 등 건강 유지와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콩을 주재료로 하여 고기와 어묵 등의 모양과 식감을 고려한 식단을 구성하고 계절에 따른 다채로운 과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붕어빵 기계를 직접 구매하여 따뜻한 붕어빵을 드실 수 있도록 하거나,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간식을 준비하여 식사 시간이 일상의 작은 행복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요양원에서도 우리가 평소 즐겨 먹고, 먹고 싶은 음식들을 어르신들께서도 자연스럽게 드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식사는 단순한 영양 공급이 아니라 삶의 즐거움과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어르신과 보호자들께 신뢰로 이어지고, “나중에 이곳에 오고 싶다”라는 말씀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 및 특별히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저희는 2008년 장기요양보험 제도 도입 이전부터 요양시설로서의 기본과 방향을 갖추고 운영되어 온 기관으로, 오랜 현장 경험과 체계적인 시스템, 사람을 존중하는 돌봄 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장기요양기관 평가에서 최우수시설 6회 선정, 가족친화인증, 그리고 운영 매뉴얼을 전국에 배포해 온 경험은 에덴이 현장의 기준을 만들어 온 기관임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오는 6월을 끝으로 이 자리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돌아보면 이곳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제 삶의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한 공간이었습니다. 어르신들과 함께 웃고, 때로는 이별을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삶을 존중하는 따뜻한 공간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저 또한 그 시간의 일부로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을 깊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취재 후기
인터뷰 내내 정원장의 말에는 과한 수식이 없었다. 실적을 자랑하지 않았고, 어려움을 과장하지도 않았다. 기자가 물으니 답변할 뿐. 다만 어르신들이 "여기가 집 같다"고 말씀해 주실 때가 가장 보람 있었다는 대목에서, 잠시 말을 멈췄다. 25년의 세월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정서적 안정과 기억치료를 위해 옛날 골동품들을 모아 개인 소장품과 함께 진열하고 어르신들의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해 편백나무 목재를 이용해 인테리어를 하는 등 함께 살아가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쉼 없이 해왔다. 어머니를 직접 모셨다는 이야기는 그가 걸어온 길이 말뿐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또 인터뷰 중에 이렇게 성공적으로 25년의 섬김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내 덕이라고 말하며 울컥하는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우리가 보통 에덴동산 하면 낙원을 떠올리게 된다. 창문을 열면 봄에서 가을까지는 따뜻한 햇볕과 우거진 나무, 바람이 있고 폭포, 물레방아,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 있고 옥상에는 직원들과 파트너가 되어 만든 텃밭도 있다. 요양보호사들은 어르신들을 친정 부모님처럼 보살피고 어르신들은 딸처럼 대하는 모습이 있다. 세월이 흘러 기자도 시설을 고민할 때가 된다면 이곳 21세기 에덴동산을 떠올릴 것이다.
정현철 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했다. “요양원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여전히 두려움과 죄책감이 섞여 있고 아직 ‘마지막 선택’, ‘효도의 실패’라는 낙인이 따라붙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제 질문을 바꿔 어디에서 모시는 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게 할 것인가를 물어야 합니다.”라고. 정현철 원장이 25년간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이룬 숲이 참 울창하고 보기 좋았다. 이제 앞으로 25년, 어디 가서 어떤 숲을 이룰지 기대해 보며 기자단이 현장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식사까지 함께 하며 느낀 소감을 쓸 수 있어 참 행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