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는 외국인들이 매수한 ‘타이밍’에 주목한다.

2026.05.17 06:03:49

내국인 묶이자 외국인 ‘기습 매수’
강남 고가 아파트 ‘사각지대’ 뚫렸다

 

 

​(대한뉴스 김기준 기자)=서울 핵심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거세진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시장에 나온 급매물을 외국인 자본이 대거 흡수하면서, 내국인 규제책이 오히려 외국인에게 기회를 열어주었다는 지적과 함께 역차별 논란이 뜨겁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지역의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 등)을 매수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외국인은 총 944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 3월과 4월의 경우 외국인의 매수 증가 속도가 내국인을 앞질렀다.

 

​부동산 업계는 외국인들이 매수한 ‘타이밍’에 주목한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예고하자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초고가 주거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쏟아졌고, 이를 외국인 자금이 고스란히 받아냈다. 정부가 외국인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핵심 입지를 향한 자금 유입은 차단하지 못한 셈이다.

 

​이번 매수세의 주역은 순수 외국인 투자자보다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국적을 취득한 한국계 자산가,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은 국내의 까다로운 대출 규제(LTV, DSR 등)나 다주택자 중과세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이점을 누린다.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현지 자산을 활용하면 국내의 강력한 금융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국적 변경을 통해 국내 부동산 규제를 손쉽게 피해 가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내국인에 대한 징벌적 규제가 외국인에게 독점적 기회를 제공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내국인은 가계대출 억제책과 세금 폭탄에 묶여 집을 팔거나 사기 어려운 반면, 외국 국적자는 자금 동원력과 세제 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확대와 실거주 의무 부과 등으로 사각지대를 좁혔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금 출처 조사의 한계와 해외 자금 조달 차단 불가능 등 여전한 제도적 허점을 지적한다. 현금 동원력을 갖춘 외래 자본과 외국 국적 자산가들의 강남권 고가 아파트 진입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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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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