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에 민감한 과일 딸기, 한 달 난방비 500만 원

2025.12.11 17:37:16

크리스마스 앞둔 케이크 가격에는 연료비가 포함되어 있다.

 

(대한뉴스 이경화 기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베이커리 업계는 벌써 ‘딸기 케이크 선주문’에 들어갔다. 하지만 어느 매장에서도 공통으로 들리는 말이 있다. “올해 딸기값이 너무 비싸요.”이다. 딸기는 원래 노지에서 경작하여 6~8월까지 여름이 제철이던 과일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겨울 과일이 되었고 해마다 가격은 왜 오르는 걸까. 그 중심에는 ‘소비 트렌드’ 변화와 ‘난방’이라는 거대한 비용 구조가 있다. 소비 트렌드는 자연의 시간보다 빠르게 변화하여 SNS를 통해 소비하는 디저트 문화가 퍼졌고 연말 케이크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11월부터 딸기를 찾기 시작했고, 농가들은 시장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겨울 비닐하우스 시설재배로 방향을 돌렸다. 그 순간부터 딸기는 더 이상 자연 과일이 아니라 난방을 먹고 자라는 고비용 과일이 되었다.

 

 

특히 딸기는 손끝만 닿아도 과육에 자국이 금방 남을 정도로 온도에 민감한 과일이다. 따라서 온도가 너무 낮거나 높아도 맛과 상품성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밤 기온은 8~10℃, 낮 기온은 20~25℃를 유지하려면 난방비가 한 달에 300만~500만 원이 든다. 불을 끄는 순간 딸기는 얼어 죽는다. 농업인 입장에서는 난방비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즉, 딸기 가격 = 난방비 가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월은 베이커리가 1년 중 가장 많은 딸기를 소비하는 시기다. 딸기 가격 상승이 연말 케이크 가격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파리바게뜨·뚜레쥬르·투썸플레이스 등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계는 이미 11월 말부터 딸기 케이크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케이크 가격은 4만원에 육박하고 조각 케이크 역시 거의 1만원에 가깝다. 겨울에 딸기를 먹는다는 건, 난방비를 같이 먹는 것과 다름없다. 딸기 제철은 시장에 의해 여름에서 겨울로 이동했고, 그 변화는 값비싼 난방비라는 대가를 요구했다. 결국 소비자가 지불하는 딸기 가격과 케이크 가격에는 ‘연료비’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의 딸기 산업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품질을 자랑하지만, 기후·에너지 비용·노동력 부족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지금의 가격 상승은 단순한 농산물 물가 변동이 아니라, 겨울 농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의 신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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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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