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뉴스 이경화 기자)=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골목의 작은 베이커리에는 유난히 따뜻한 공기가 감돈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퍼지는 버터와 설탕의 향, 오븐에서 막 나온 빵의 온기,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잔잔한 캐럴은 계절이 바뀌었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신호다.
크리스마스와 베이커리는 오랜 시간 함께해 온 관계다. 동그란 케이크 위에 올려진 작은 산타, 초 하나를 꽂고 가족이 둘러앉아 소원을 빌던 장면은 많은 사람들의 추억일 것이다. 그 케이크 하나로 충분히 특별했던 밤들이 있었다.
종교를 초월해 크리스마스는 왜 모두의 기분을 들뜨게 할까. 일부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특별한 기분의 시작은 어릴 때부터 듣고 보았던 크리스마스 캐럴과 트리가 잠자고 있던 뇌세포를 깨워서라고 했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시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이야기 가운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특별한 빵이 있다. 이름하여 슈톨렌. 눈처럼 내려앉은 슈거파우더 아래에는 달콤한 견과일이 켜켜이 쌓여 있어 음미하는 순간 흰 눈을 먹는 기분이다. 슈톨렌은 한 번에 먹는 빵이 아니다. 구운 뒤 바로 먹기보다는 종이와 호일에 싸서 서늘한 곳에 두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조금씩 잘라 먹는다. 얇게 썬 한 조각과 따뜻한 차 한 잔이면 2주전 부터 이미 크리스마스 기분이다. 그런데 벌써 크리스마스다.
우리들에게는 조금 낮선 이 슈톨렌이 12월 시작과 함께 진열되어 남양주 진접에 성*당 못지않게 사람들 줄을 서게 하는 베이커리가 있어 소개한다.
바로 4호선 진접역 5번 출구 근처 “쁘왈란”이라는 우리 동네 골목 베이커리다.
연말의 쁘왈란 베이커리는 하루 종일 이어지는 주문과 바쁜 손길 속에서도, 빵을 만드는 사람들은 유난히 정성을 더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음, 누군가의 소중한 시간을 책임진다는 책임감이 반죽 하나, 장식 하나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연말에 먹는 빵은 같은 레시피라도 조금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매일 아침 소금빵 하나와 하트가 예쁘게 그려진 카페라떼 한잔이 기분좋은 하루 시작의 루틴이라는 단골 신사분의 말처럼 베이커리 앞을 지나칠 때면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올해 연말, 잠시 시간이 허락된다면 동네 베이커리에 들러 보자. 꼭 특별한 케이크, 빵이 아니어도 따뜻한 빵 하나면 충분하다. 그 빵을 손에 쥔 순간, 지나온 한 해와 다가올 시간을 조금 더 부드럽고 달콤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베이커리 쁘왈란의 좀더 상세한 이야기는 대한뉴스 2026년 신년호에서 만날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