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한 살 더 먹는다’라는 의미도 있어 - 영화 속에서 ‘나이 듦’이란 무엇인지 엿보다

2026.01.16 11:57:59

우리는 해마다 한 살을 더 먹는다. 달력은 무심히 넘어가고 나이는 정확히 계산된다.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이 과연 숫자 하나 늘어나는 일일까. 영화 속에서 나이는 주름이 늘어나고 삶이 쇠락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깨닫게 한다. 영화가 그려낸 ‘나이 듦’의 의미를 되짚어봤다. 특히 한국 영화에서 나이는 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시대의 흔적을 나타내고 있다.

10대에 들어서며 겪는 성장통을 다룬 영화

 

우리들 (2016 윤가은 감독) - 그 여름, 나에게도 친구가 생겼다. 초등학교 4학년 선은 언제나 혼자인 외톨이다. 모두가 떠나고 홀로 교실에 남아 있던 방학식 날, 전학생 지아를 만난다. 서로의 비밀을 나누며 순식간에 세상 누구보다 친한 사이가 된 선과 지아는 생애 가장 반짝이는 여름을 보내는데, 개학 후 학교에서 만난 지아는 어쩐 일인지 선에게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다. 선을 따돌리는 보라의 편에 서서 선을 외면하는 지아와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선.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해 보려 노력하던 선은 결국 지아의 비밀을 폭로해 버린다. 선과 지아, 그들은 다시 ‘우리들’이 될 수 있을까?

 

영화는 왕따를 소재로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일상을 다뤘다. 영화 속 아이들은 모두 평범해 보인다. 누군가 유난히 잔인하거나 악해서 왕따가 시작된 것이 아니다.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 혼자가 되기 싫은 두려움, 집단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는 불안감 등 복합적이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우리는 상처받아도, 관계 속에서 배우며 성장함을 보여준다. 그 성장통은 나만이 겪는 게 아니라 ‘우리들’이 겪는 것이라는 점에서 더 큰 울림을 준다.

20~30대 청춘의 외로움과 소통의 의미를 다룬 영화

 

접속 (1997 문성민 감독) - 라디오 PD 동현은 갑자기 떠나버린 옛사랑에 대한 그리움으로 폐쇄적인 삶을 살고 있다. 홈쇼핑 전화 판매원 수현은 친구의 남자 친구 기철을 짝사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현은 동현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음악에 매료되어 PC통신을 통해 음악을 신청한다. 동현은 음악을 신청한 사람이 자신이 사랑했던 옛사랑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PC통신을 통해 접속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고 실망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PC 통신으로 계속 연락하고 만남이 빈번해지면서 어느덧 서로에게 빠져든다.

 

영화는 새롭고도 낯선 주제 ‘인터넷 로맨스’를 다뤘다. 현실에서는 사랑이 어긋났지만, 온라인을 통해 또 다른 사랑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은 60대가 되었을 그 시절 청춘들의 신기한 문화였다.

40~50대 중년의 책임과 가장의 무게, 역사를 다룬 영화

 

국제시장 (2014 윤제균) - 덕수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우리 시대 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다. ‘괜찮다’ 웃어 보이고 ‘다행이다’ 눈물 훔치며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 책임과 가장의 무게가 다룬 중년의 이야기다.

 

영화는 한국의 중년 세대, 특히 가장이 짊어졌던 의무와 희생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한 개인의 삶을 따라가며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도 다뤘다. 한국전쟁과 피란, 독일 광부·간호사 파견, 베트남전 등 역사를 공부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70대~ 늙음과 이별 등 ‘나이 듦’의 가장 순수한 기록을 다룬 다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014, 진모영 감독) -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의 삶과 사랑과 이별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두 사람은 커플 한복을 입기도 하고, 봄엔 머리에 꽃을 꽂아주고, 여름엔 물장구를 치며, 가을엔 낙엽을 던지고, 겨울엔 눈싸움을 하는 등 매일이 신혼 같다. 장성한 자녀들은 도시로 떠나고, 할아버지가 아끼던 강아지 ‘꼬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할아버지의 기력은 점점 약해진다. 비가 내리는 마당에서 할아버지의 잦아지는 기침 소리를 들으며 할머니는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한다.

 

영화는 노부부를 통해 사랑은 말보다 오래 함께 머문 시간 속에서 완성됨을 보여준다. 사랑은 나이에 따라 약해지는 감정이 아니라, 쌓여가는 감정이다. 늙은 뒤에는 죽음이라는 떠남을 예견하지만, 함께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인생과 사랑이란 결국 서로의 마지막 계절까지 함께 걸어주는 것임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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