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탐방 - 청소년들을 가슴과 두 팔로 보듬어 온 (사)한국청소년육성회 이상명 수석부총재

2016.12.27 16:23:00

20161227_162228.png▲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으로부터 장관표창을 받는 이상명 부총재
 
지난달 2일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에서 대한민국 청소년육성 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1964년 대통령령으로 설립된 (사)한국청소년육성회 이상명 수석부총재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표창을 받았다. 40여년 전부터 지역사회 청소년들을 위한 일에 앞장서 온 이 부총재의 꾸준한 소리 없는 선행에 대해 사회복지계의 원로들은 잘 안다.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지만 정직하게 열심히 일해 다방면에서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진부홍농종묘사 대표, (주)明태양에너지 대표, 황태회관 대표, 황태덕장 대표로 강원도의회 제4·5대 의원을 역임하고 2010년 동계올림픽 강원도 유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일조했다.

이상명 수석부총재의 수상소식을 접하고 시상식에 참여했었다. 시상식 주최법인으로 기념사를 한 함종한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장은 우리나라 사회복지 예산이 점점 늘어나지만, 여전히 청소년에 대한 지원비중은 미미하다며, 행사에 참여한 여성가족부 장관과 국회의원들 그리고 관계자를 향해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더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여성가족부장관 표창을 받은 이상명 부총재는 40여년 전 산간벽지 아이들 서울구경 시켜주는 것을 시작으로 청소년들을 위한 활동뿐 아니라 어려운 이들 돕는 일을 음으로 양으로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오랜 세월 누가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보든지 안 보든지 꾸준히 할 일을 하고 있으니 연말이면 곳곳에서 감사패나 공로패를 준단다. 서울구경을 주선해 주어 인연을 맺게 된 (사)한국청소년육성회에는 40년 가까이 봉사하고 있다. 2015년에는 청소년 범죄예방 공로를 인정받아 춘천지방검찰청 영월지청의 추천으로 법무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이 부총재를 만나기 위해 대관령 황태회관을 찾았다.

20161227_162245.png▲ 2015년 법무부에서 수여하는 법무부장관 자원봉사상 특별상 수상(우측 사진)
 
이상명 부총재
강원도 홍천이 고향인 이 부총재는 산골에서 춥고 배고픈 유년시절을 보냈다.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 유단자 특기생으로 군대를 다녀와 서울 종로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지내던 중 형님의 권유로 강원도 평창군 진부에서 종묘 사업을 시작했다. 1974년 진부에 정착한 이 부총재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사업이 순조롭게 잘 되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주변의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기 시작했다. 산골청소년들에게 서울구경을 시켜주며 안목을 넓혀주는 일을 시작으로 청소년들이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느라 여름이면 계곡에 수영장 만드는 일을 손수 삽을 들고 나서서 했다. 또한,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동원되는 인력의 식사해결은 거의 이 부총재가 도맡아서 해결해 주었다.

하루가 아닌 연이은 식사대접이 힘들만도 하건만 아내 김순열이 남편 뜻에 따라 손수 음식을 접대해 사람들이 즐겁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즐거웠다고 한다. 천성이 부지런하고 정이 많은 이 부총재는 생면부지 타향에서 자력으로 무소속 도의원에 당선되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를 했다. 또한,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을 퇴치하고자 개발한 자연광을 이용한 야생동물퇴치시스템은 실용신안특허를 받았다. 사업과 봉사를 병행하며 모교인 동국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에서 경영, 정책, 문화예술 등 다방면의 공부를 했다. ‘돈으로 사귄 정은 시간처럼 변하고 우정으로 사귄 정은 수 천리를 간다.’ 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20161227_162315.png▲ 황태회관 본점 부부의 사진을 넣은 간판, 왼쪽 뒤로는 차남이 운영하는커피박물관이 보인다.(좌측) 황태회관 출입구 제비집
 
단체손님 천명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황태회관
동의보감에는 ‘동지를 전후로 잡은 명태를 고산지대의 겨울철 찬바람에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약 4개월 간 건조시킨 황태가 최고의 품질’ 이라고 나와 있다. 황태는 저지방 고단백식품으로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고 영양가가 높으며 해독작용이 뛰어나다. 특히, 간을 보호해주는 메타오닌 등 아미노산이 풍부해 과음 후 숙취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황태회관에서 손님상에 내는 황태는 러시아산 명태를 옛날 방식 그대로 대관령 해피 700고지 추운 골짜기에서 청정 매서운 바람과 햇볕에 5개월 간 직접 황태회관덕장에서 말린 것이다.

그에 곁들이는 채소 또한 종묘사의 좋은 종자로 직접 재배해 한겨울에도 시세에 상관없이 손님들에게 싱싱한 채소를 풍부하게 서비스한다. 재료만 신선한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손님을 맞기 위해 365일 문을 연다. 이러니 IMF 때도 불황을 몰랐다고 한다. 1985년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영업장이 3곳으로 확장되어 동시에 천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드문 음식점 중의 하나가 되었다. 종업원 50여명이면 중소기업 저리가라는 사업 규모지만, 아직도 이 부총재의 아내 김순열 사장은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단골손님이 찾을 때면 밤낮을 안 가리고 정성으로 손님 접대를 한다.

부창부수일까 김순열 사장 역시 평창군소기업소상공인회 회장, 새마을문고 회장, 진부 중·고등학교 총동문회 회장 등의 직책을 맡아 지역에 봉사하고 있다. 황태회관 3호점은 중국에서 한의학을 공부한 장남 이근섭이 대체의학 차원의 건강식을 연구하고, 유럽 각국에서 커피 공부를 한 차남 이기태는 황태회관 본점 옆 4층 건물에서 2·3층은 커피박물관, 1층은 그만의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디움과 용평스키장이 지척에 있어 커피 맛을 아는 손님은 한 번 다녀가면 단골손님이 된다고 한다.

10년째 황태회관을 찾아와 집을 짓는 제비
황태회관 출입구 바로 위 유리세시에 10년째 제비가 찾아오고 있다. 손님들의 주 출입처에 제비가 오가며 부산물이 떨어져 손님들이 불편해 할까봐 처음에는 반갑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제비가 들기 시작하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도 되고 많은 손님들이 목재 처마 밑이 아닌 유리지붕 콘크리트 벽의 제비집을 신기하고 재미있어 해 이 지역의 명물이자 영물이 되었다. 이제는 도리어 봄이 되면 기다려진다고 한다. 제비도 사람을 알아보나 보다. 

동해바다가 다 내 어장이요!
이 부총재는 인연을 참 중히 여긴다. 지인들이 대관령을 찾아올 때면 성심성의껏 대접하고 더 정을 나눌 형편이 될 때에는 꼭 자신의 동해어장으로 지인을 안내한다. “자 제 어장이 있으니 동해바다로 갑시다”  대부분의 지인들이 처음에는 이 부총재의 어장이 있는 줄 안다. 동해바다가 보이는 좋은 자리에 인사 받으며 앉아 그날 잡혔다는 최고급 어종의 회가 나오니 사장 손님이라 종업원들이 좀 더 서비스를 잘하는 줄 안다.

그러나 이는 오랜 세월 이 부총재가 다니며 찾아 만든 것이다. 바다가 잘 보이는 경치 좋은 곳, 적당한 값에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에 정성을 들여 단골손님이 되고 필요할 때마다 방문하는 것이다. “제가 오고 싶을 때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즐길 수 있고 값에 따라 동해바다 다양한 어종의 맛을 볼 수 있으니 이 동해바다 제 어장이 맞죠? 이 세상에 내 것이 어디 있습니까? 처처 내가 즐기는 곳이 내 것이요 내 자리인 것을”  어떤 선사의 글귀보다 기자의 귀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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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
이상명 부총재의 검약과 사회봉사 이야기는 예전부터 많이 들었다. 웃을 때면 포대화상의 인자한 상이 느껴지는 반면 험한 세월을 견디어 내며 오늘을 이룬 내공 또한 감지된다. 하루에 천명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 그 이면에는 얼마나 힘든 일이 많을까? 기자가 방문한 날도 이 부총재는 손수 황태매장의 진열상품을 손보고 있었다. 황태회관을 하며 손님들이 이런 것은 서로 배려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손수 글을 써서 붙여 놓았다. 음식점에서 주인과 손님으로 만나는 귀한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과 종업원을 막 대하는 손님이나 아이를 데려온 부모가 남에게 피해를 줄 때 서로 조심했으면 하는 내용들이다.

황태회관에 온 손님 모두가 비록 돈을 내고 음식을 사 먹지만 따뜻한 음식과 푸근함을 담아가기를 바라는 주인의 마음이 담겨있다. 어느 날 종업원에게 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손님을 보고 쓴 ‘아름다운 마음과 인격’의 한 글귀다. ‘직업에 귀천이 있나요 개미처럼 일하여 잘 살면 되는 것이요. 나 아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정말 기본이 아닐까요? 인격과 지혜를 갖춘 사람이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답니다.’ 2017년 새해에는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가치를 인정받고 일터에서 돌아와 식구들과 따뜻한 밥상머리에 앉아 웃으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사회안전망과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이상명 부총재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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