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7 4.29(토) ~ 5.7(일) 9일간 .장소 : 문경새재오픈세트장 및 문경시 일원
글 김윤옥·사진 문경시청
문경시는 2013년부터 생태하천복원사업을 하고 있다. 그 구간인 모전천에서 2016년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발견됐다. 문경시가 벌여온 천혜의 자연보존과 복원 노력을 하천에 돌아온 수달이 입증했다. 사람의 노력을 자연이 알아준 것이다. 문경시는 산이 높고 골이 깊어 비경이 많은 곳에 적당한 사람의 손길을 더해 문경시만의 다양한 문화 관광지를 만들고 있다. 그 공로로 문경새재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 중 1위를 차지했으며, 전통찻사발축제는 5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축제로, 올해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되었다. 청정한 자연과 더불어 시민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문경시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1999년 문경새재박물관 야외주차장에서 10명 남짓의 문경 도예인들이 전통망댕이가마에서 구워낸 찻사발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되었다. 올해 19년째인 축제는 해가 갈수록 인정받고 발전하여 2017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하는 최고의 대표축제가 되었다. 문경은 전통적 방식으로 도자기를 제작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경기도 광주나 이천 등지의 관요(官窯)와 달리, 문경도자기는 조선 초기부터 6.25까지 서민들의 그릇을 구워낸 민요(民窯)가 발전해 왔다. 이는 생계 수단과 연결된 서민의 애환이 그릇에 담겨져 관람객들로 하여금 더 친근감을 자아내게 한다. 조선시대를 재현한 우리나라 최초의 문경새재오픈세트장 한옥이 축제의 장으로 도자기전시, 판매부스, 체험부스가 마련되어 방문객들로 하여금 조선시대에 있는 것 같은 즐거운 착각에 빠지게 한다. 산골마을의 작은 축제가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성장한 것은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김정옥 선생, 경상북도 무형문화재인 천한봉 선생을 비롯한 명장 작가들과 젊은 작가들이 꾸준히 활동하며 문경 전통도자기의 정통성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과 애환 속에 명맥을 이어온 선조 도공들의 삶을 엿보며 찻사발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와 체험을 공유할 수 있는 축제를 살펴본다.
다양한 문화 행사
4월 29일 오전 11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선조 사기장을 추모하는 헌다례를 올린 후, 장작가마 불지피기, 한·중·일 도자국제교류전이 펼쳐지는 것을 필두로 9일간의 축제가 시작된다. 기획전시 및 다양한 특별·체험·알찬·야간·공연행사와 다례시연이 있다. 기획전시에는 문경도자기명품과 전국에서 공모하여 뽑힌 찻사발이 상시 전시된다. 문경전통 발물레경진대회, 사기장이 들려주는 찻사발이야기, 소원燈달기, 찻사발 재료인 흙을 만지고 놀 수 있는 촉감놀이로 地놀이터, 도자기빚기 등의 체험과 문경 문인협회와 미술협회에서 주관하는 각종 전시를 볼 수 있다. 야간에는 ‘점촌 夜 밤에 한사발’ ‘2017 별이 빛나는 신북천에’ ‘문경새재 과거길 달빛사랑여행’ 등 새재옛길과 달빛,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로 문경문화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도록 문화관광해설사의 구수한 설명과 더불어 각 테마별 이벤트, 공연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다. 축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www.sabal21.com에서 볼 수 있다.
희양산 봉암사 특별 개방
봉암사는 조계종 수도원으로 부처님오신날 하루만 일반인에게 개방해왔으나, 축제 기간 중 특별히 산문을 개방한다. 통일신라시대 때 지어진 사찰로 국보인 지증대사탑비, 보물인 극락전·삼층석탑 등의 문화재가 있다. 성철·청담·자운 등 30여 명의 승려가 일제하에서 흐트러진 불교를 바로 세우기 위해 수행 결사했던 곳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희양산 백두대간 봉우리와 백운대계곡이 있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역사문화 가치가 높은 곳이다. 축제 기간 중 1일 2회(10:00~11:00, 11:00~12:00) 1회당 100명, 찻사발축제 입장권을 예약구매한 사람에 한해 선착순으로 방문신청을 받고 있다.
和의場, 문경시
인구 8만인 도시에 문경새재와 야외세트장에는 매년 약 400만명이, 찻사발축제 때는 20만명이 다녀간다. 문경시와 시민이 합심하여 일구어 낸 성과다. 2012년 취임한 고윤환 문경시장은, 문경시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지만 저항이 너무 거세 누구도 손을 못 대고 있던, 거리에 난립한 노점들을 정비했다. 주변 지역보다 많은 지자체 빚을 줄이기에 발 벗고 나섰다. 사심 없이 그간 중앙행정부에서 일하던 경륜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부자농촌을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니 어느새 문경시민들의 분위기 쇄신에 주변의 환경까지 득세해 주었다. 예전에는 봇짐 진 선비들이 과거시험 때문에 문경을 걸어서 거쳐 갔다면, 이제는 사통팔달 뚫린 길로 전국에서 문경의 산세와 볼거리·먹거리를 찾아 자동차로 몰려온다. 2021년이면 중부내륙 고속철도 연결된다. 수년 동안 문경에 관심이 있던 기자로서 문경시가 가장 돋보이는 것은 전시행정이 아니라 실속 있게 꾸준히 잘사는 문경을 만들기 위한 정석의 횡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경시 살림살이를 살펴 선심성이나 낭비성 경비는 줄이고 실리적인 행정과 수려한 자연환경을 고수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광산업이 한창 일 때는 16만명까지 갔던 인구가 이제는 절반으로 줄어 조용히 낙후되었던 곳에서 2015세계군인체육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시대가 바뀌어 4차산업혁명이 일어나도,변함없는 농산물과 관광업을 주력산업으로 밑바탕부터 철저히 다지고 있다. 농작물 재해보험료 지원, 농가단위 저온저장고 보급률 전국에서 최고, 새마을단체 농약빈병모으기 경진대회, 문경오미자 피지오 브랜드로 스타박스 진출, 전국의 아리랑 노랫말을 수집, 선별하여 ‘서예로 담아낸 아리랑 일만수’ 도록 제작, 아리랑마을과 국악예술촌 조성, 녹색문화 상생벨트 조성사업 등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의 한 말이다 ‘세계를 지배하는 민족에게는 3가지 특징이 있다. 부지런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자신의 고유문화를 간직한다.’ 문경이 타 지자체의 모범사례 및 멘토가 되어 우리나라도 세계를 지배하는 날이 오는 꿈을 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