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레이버영어조합법인 정정진 대표이사

2025.03.27 14:33:09

뼛속까지 김 밖에 모르는 김 산업의 리더

정약용의 저서 『이담속찬(耳談續纂)』에는 “농부는 굶어 죽어도 그 종자를 베고 죽는다”라는 기록이 전해진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미래를 위해 씨앗을 남겨 둔다는, 즉 종자를 귀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지금 세계는 땅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종자 전쟁이 치열하다. 바다의 반도체,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 종자’도 토종인가 외래종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선진레이버영어조합법인은 김 양식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김 종묘 배양, 물김을 가져와 마른 김 제조 공정을 거쳐 국내외 수출 및 유통의 선두주자다.

한 동종업계의 관계자가 정정진 대표는 김 산업의 리더라며 취재를 추천했다. 정 대표에게 여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바쁘고 할 말도 없다며 거절했다. 후손들을 위해 김 산업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달라고 설득 끝에 마침내 약속을 잡고 2월 19일 선진레이버영어조합법인 서천공장에서 만났다. 그는 40년 이상 밤낮을 가리지 않고 김 산업의 최전선에서 발로 뛰고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선진레이버는 어떤 일을 하는 기업인가요?

 

선진수산은 김 종묘 배양, 육상채묘, 마른김을 가공 수출하는 김 전문 기업입니다. 중국국가인정인가감독 관리위원회 중국수출업체로 등록돼 있으며, 공장은 서천과 목포에 있습니다. 그리고 곧 군산시 새만금 수산식품수출가공종합단지에 입주 예정입니다. 이곳은 군산에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물김을 고부가가치 마른김으로 가공하여 세계 시장에 수출을 목표로 하고, 기업과 지자체 및 지역민과 동반 성장할 것입니다.

 

Q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당초에 마른김 가공업인 선진수산을 경영하며 해외 선진지역 견학을 하던 중, 일본 사가현 지역을 견학하게 되었습니다. 김 산업의 기초가 되는 배양장, 육상채묘장이 우리나라와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육감적이고 경험에 의존하여 배양하고 육상채묘 되고 있습니다. 사가현은 과학적으로 체계화된 매뉴얼에 의한 시스템 운영방식을 도입하여 최고의 김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방식은 우리나라 김 산업에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꼭 이 사업을 하여 우리나라 김 양식 어민들을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에 투자를 시작하였고 지금까지 운영 중입니다.

Q 서천 지역이 김 양식 산업 특화지역으로 선정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은 민물과 해수가 만나는 곳에서 자라야 각종 무기물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되어 영양가가 높고 식감도 부드러우며 맛과 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주로 서해안에서 양식되고 생산합니다. 양질의 원초 물김을 생산하는 곳 가운데 하나가 바로 충남 서천군입니다. 이곳은 금강의 강물과 서해의 바닷물이 합쳐지는 지점에서 양식을 하기 때문에 물 흐름이 적은 바다 안쪽에서 생산하는 김보다 영양분이 풍부하고 맛도 더 좋습니다. 그래서 해양수산부가 ‘김산업 진흥구역’으로 전남 신안군, 해남군과 함께 서천군을 선정했습니다. 서천군은 충청남도 내 김 양식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Q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따른 양식장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김 양식 분야도 빨간불이 켜졌는지요? 그렇다면 현장에서 필요한 실용적인 대책은 무엇인가요?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가 코앞에 와 있습니다. 배양장, 육상채묘장, 양식장 모두가 이제는 변화해야 합니다. 배양장과 채묘장은 기온과 수온을 조정할 수 있는 조건에 맞는 환풍시설이나 냉각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양식장은 적절한 시기를 결정해서 고수온에 대비해야 하며, 고수온의 양식 환경에 맞는 양식 방법의 변화와 품종 개발 등 할 일이 많습니다.

 

Q 김 양식 산업의 고부가 가치화를 위한 가공과 유통에 있어서 정부와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는지요?

 

우리나라의 김 산업은 지금까지 많이 만들어서 발전해 왔습니다. 이제는 변화해야 합니다. 지자체에서는 현장의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모든 김 가공공장이 상수도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로 인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업체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할 것입니다.

 

Q 김 양식에 대한 연구를 하러 해외에도 많이 다녔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우리나라 현황 및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김 산업의 선진국인 일본과 비교하였을 때 양식 장비, 어장 시설, 인력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20년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종자를 다루는 기술이나 김 양식 기술은 너무나 미흡하다고 여겨집니다. 일본은 위생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바다에서 원물을 채취해 오다 보니 그 속에 이물질이 들어 있을 수가 있다는 겁니다. 김 표면을 엑스레이 검사까지 하면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안전한 먹거리로, 한 속 김 100장에 10만원이라는 명품 김으로 만듭니다. 반면 한국 김은 차별화된 가격 경쟁력으로 세계 120개국 시장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Q 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인가요?

 

어촌 마을에서 가난한 어부의 자손으로 태어나 부모님들의 김 양식장 일을 해보았고, 손김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가 생산한 마른김이 컨테이너에 실려 해외로 수출될 때 참 뿌듯합니다. 외국에서 누군가의 가정에 또는 식당에 식품으로 가공되어 먹을 것을 상상하면서 더 위생적으로 잘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

 

Q 수산물을 건강하고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그 특성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좋은 김을 고르는 방법 등 알려주고 싶은 정보가 있습니까?

 

지금은 모든 가공시설 공정이 위생적이고 자동화되어 위생적인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생김으로서 좋은 김은 입에 넣었을 때 씹을수록 단맛이 나오며 녹는듯한 맛이 나는 것이 최고의 김이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기본으로 새만금 수산식품단지에 일본 수출 마른김 전문 가공공장을 설립하려고 설계 중입니다. 8월 중에 착공해서 26년 가동 예정입니다. 종묘배양장, 육상채묘장, 마른김 가공공장, 김 종자연구소 등 모든 국내외의 김 관계자분과 어민들이 견학하고 기술 공유해서 김 산업이 발전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Q 그 외 하시고 싶은 말씀은?

 

청곱창이라는 용어는 수 십년 전 부터 김 양식 어민들로부터 전해오는 김 엽체 뿌리부분에 푸른빛에 난다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이미 수 십 년 전부 터 김 양식 어민들이 붙여놓은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의 고유품종이고 우리나라의 소중한 재산입니다. 저희는 청곱창의 종자배양 육상채묘에 10여 년간 많은 투자를 하여 이제 생산에 성공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소중한 청곱창에서 중국 단김의 유전자가 검출되었으니 수산과학원에서는 단김이라 칭하고 수많은 어민들이 조사받고 저희와도 재판 중입니다. 저희는 끝까지 거짓말해서 이익 보는 자들에 맞서 어민들과 힘을 합해 싸울 것이며 현실을 밝히고 싶습니다. 뒤처진 공무원의 갑질에 억울한 어민들이 생겨나니 김 산업이 후퇴하는 결과가 오는 현실입니다. 수 십년 전 부터 양식을 해왔고 식품으로 섭취해왔는데 이런 과거는 무시하고 종자법 위반, 식품법위반이라니요. 중국에서 들어오는 단김에는 할당관세까지 면제해 주면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청곱창은 유통금지시키고, 세상에 이런 악법이 다 있고 이런 일을 주도하는 세력은 누구인지 면밀한 조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내고 응당한 처분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인터뷰를 통해 김 산업을 저해하는 진정한 위협은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 요인이 아니라 다른 데 있지 않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정정진 대표는 종자는 어민 공동의 자산으로 여기며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씨앗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수 십 년 전부 터 김 양식 어민들이 발굴하고 키우며 붙여놓은 이름 청곱창을 어째서 실무를 담당하는 정책 관련 종사자들은 외래종이라고 말할까. 그것은 김 산업 발전을 훼방놓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책 관련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미래를 이끌어 갈 관련 종사자와 일반인들까지 김 산업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정부는 김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김 영문 명칭을 ‘GIM’으로 국제표준화한다고 밝혔다. 또 2027년까지 김 수출 10억 달러 목표 달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진 대표를 잘 아는 주변 어민들은 그가 김에 미쳐있는 김 밖에 모르고 한 길을 걸어온 수출 역군이라며 산업훈장을 받아 마땅하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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