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은 어린이의 지위 향상을 위해 제정한 날로 여러 나라에서 기념일로 정하고 있다. 대한민국과 일본에서는 5월 5일이지만, 나라와 종교·문화권 등에 따라 기념일이 각각 다르다.

1923년 5월 1일, 세계 최초 ‘어린이날 선언문’ 발표

어린이날 창시자인 소파 방정환은 1923년 5월 1일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세계 최초의 어린이 인권 선언문으로 불리는 ‘어린이날 선언문’을 발표했다. ‘어른들에게’ 와 ‘어린 동무들에게’ 로 구분된 발표문에서 어린이를 어른과 똑같이 독립된 인격으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며 ‘어린이는 민족의 미래’임을 강조했다.

‘어른들에게에는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치어다 보아주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랍게 하여 주시오, 이발이나 목욕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하여 주시오,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산보와 원족 같은 것을 가끔가끔 시켜 주시오,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히 타일러 주시오,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만 한 놀이터와 기관 같은 것을 지어 주시오, 대우주의 뇌 신경의 말초는 늙은이에게 있지 아니하고 젊은이에게 있지 아니하고 오직 어린이들에게만 있는 것을 늘 생각하여 주시오’ 등이 담겨 있다.

‘어린 동무들에게는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어른들에게는 물론이고 당신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시다, 뒷간이나 담벽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 같은 것을 버리지 말기로 합시다, 꽃이나 풀을 꺾지 말고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 전차나 기차에서는 어른들에게 자리를 사양하기로 합시다, 입을 꼭 다물고 몸을 바르게 가지기로 합시다’ 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방정환은 1920년 ‘어린이 노래’(개벽)를 번역해 소개하면서 어린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어 잡지 ‘어린이’를 창간했으며 어린이날과 색동회를 조직했다. 1931년 7월 만 31세의 짧은 삶을 마친 방정환은 어린이를 비롯한 소년운동과 청년운동, 민족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뜨거운 삶을 살았다. 정부는 1990년 방정환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국제 어린이날​과 세계 어린이날 어떻게 다른가!

국제 어린이날(International Children's Day)은 192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있었던 아동 복지를 위한 세계 회의(World Conference for the Well-being of Children)에서 제정된 것이다. 6월 1일에 어린이 날을 기념하는 곳은 보통 공산주의 국가였고, 서유럽 등 대부분의 다른 국가는 다른 날에 어린이 날을 기념했기 때문에 국제 어린이 날은 공산주의 진영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세계 어린이날(Universal Children's Day)은 1954년부터 유엔과 유네스코에서 11월 20일에 기념하기 시작했다.

각국의 어린이날​

중국은 6월 1일이 어린이날인데 한자로 아동절이라고 한다. 이 날에는 부모와 어린이들이 학교운동장에서 운동회를 하고, 상으로 공책, 연필 등을 시상한다고 한다. 또한 중국의 어린이날은 '황제의 날'로도 불리는데, 인구가 많아지자 약 30년간 '한 가정에 한 자녀 갖기'를 실행해오면서 한 집안에 아이를 한 명씩만 낳아, 아이들이 마치 황제처럼 귀하게 여겨지면서 생겨난 이름이라고 한다.

일본은 남자 어린이와 여자 어린이로 구분지어 어린이날이 다르다. 3월 3일 여자 어린이날은 '히나마츠리'라고 한다. 일본 궁중 옷차림 '하나'를 본떠서 만든 인형을 만들어 집에 모시고, 가족끼리 음식을 해 나눠 먹으며 여자 어린이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기원한다. 남자 어린이날은 5월 5일의 ‘고도모노히’, 집안에 갑옷과 투구를 장식한 무사인형을 만들고, 천으로 만든 잉어장식(코이노보리)을 집 밖에 매달아 놓는다. 이유는 잉어가 생명력이 강한 물고기로 아이들이 어떤 환경과 어려움을 견뎌내기를 바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여자, 남자 어린이 구분 없이 5월 5에 함께 지낸다고 한다.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정부 수립 이후에 6월 1일 국제아동절이 어린이날로 명명되어 지정되었으나, 공휴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날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체육대회를 개최하거나, 소풍을 간다. 한국의 어린이날과 다른 점은 초등학생이 아닌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다. 초등학생은 6월 6일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지도 하에 있는 '소년단'의 창립일을 기념하여 6·6절을 별도의 날로 지정했다.

아르헨티나​의 어린이날은 스페인어로 Día del Niño 디아 델 니뇨다. 날짜는 8월의 두 번째 일요일이다. 1990년 이전까지는 어린이날이 8월의 첫 번째 일요일이었으나, 8월의 두 번째 일요일로 바뀌게 되었다.

이슬람 국가는 이슬람력으로 5월 5일인 7월 4일을 어린이날로 지낸다. 과거에 독립한 이슬람 국가들은 독립 직후부터 어린이날을 옮긴 나라들이 많다.

캐나다는 매년 11월 20일이다. 1993년에 어린이날 법률이 제정되었다. 태국은 매년 1월 두 번째 토요일로, 총리가 보통 각각의 어린이날의 모토로 성명을 발표한다.

그 외 가봉,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 카메룬, 차드 등과 같은 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이 어린이날과 같은 날짜이다.

미국은 어린이날을 따로 기념하지는 않지만, 늘 어린이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베푼다고 한다. 종교권에서는 어린이를 위해 5월 1일에는 청교도 신자들이, 6월 두 번째 일요일에는 개신교 신자들이 행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