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전력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 더불어민주당의 주장과는 달리 행정안전부가 19일 전력부족을 이유로 ‘전국 공공기기관은 교대로 에어컨을 끌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국에 하달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공문은 “올해 7~8월 최대 전력수요는 94.4기가와트(GW) 내외로 예상된다”며 “역대 최대 수요량은 92.5GW”라고 했다.
또 “생산가능 발전용량은 129.6GW”지만 “실제 공급능력은 97.2~99.2GW”라면서 “공급 예비력은 4.0GW(약 4%)로 유지하나 보통 5.5GW가 안정적”이라고 했다.
이는 사실상 산업부가 올 여름에 예비 전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지지 못할 당론을 직설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공문은 산업부가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력 피크시간대에 공공기관의 권역별 에어컨 가동정지를 제안한 내용이다.
행안부의 방침은 서울·인천 지역은 오후 2시 반부터 3시까지, 호남은 3시부터 3시30분, 경남은 3시30분부터 4시, 경기는 4시부터 4시30분, 기타지역은 4시30분부터 5시까지 전국 공공기관이 돌아가면서 에어컨을 끄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선지자체 공무원들은 “하절기 냉방운영 계획을 매년 실시해 왔지만 올해처럼 에어컨을 끄자는 조치가 내려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5월에도 하절기 냉방운영 계획지침이 내려왔었지만 이번과 같이 순회 에어컨 끄기 방안은 없었다”며 “이렇게 전력수급이 어려운 상태에서도 탈 원전을 고수하려는 집권당의 당론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절전조치는 더불어민주당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민주당 유동수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전력 수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일부 언론이 탈 원전정책과 엮어 정부에너지 정책을 공격하는 소재로 삼고 있어 안타까운 일”이라며 ‘탈 원전정책의 여파로 전력 예비율 10% 선이 위협받고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내용에 반박을 한바 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수급 전망에서 올여름 전력 예비력은 7월 넷째 주 4.0(상한 전망 시)~7.9(기준 전망 시) GW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전력수급에 비상을 걸어 둔 상태다.
예비력은 발전기 가동을 통해 공급할 수 있는 최대 전력에서 최대 수요치를 뺀 값으로 최근 화재가 발생한 신고리 4호기와 정비 중인 액화 천연가스(LNG) 발전소 등이 재가동되는 8월 둘째 주의 경우 예비력은 4.8~8.3GW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최대 전력수요가 89.1GW를 찍었을 때 여름 전력 예비력은 8.9GW로 지난해 보다 예비력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