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우리, 기업은행 등이 하반기 인사이동을 실시하면서 은행권의 하반기 경영전략이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흐름의 장기화 속에 은행들은 성장 동력 확보와 수익성 개선 방안에 초점을 두고, 이에 따른 영업력 강화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예년과는 달리 “원샷 인사”가 대세로 뿌리를 내리고있다.
지난 2012년 1월 기업은행 조준희행장이 은행 사상 처음으로 부행장부터 행원까지 모두 1910명에 이르는 인사를 11일 하루에 동시 단행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원샷 인사는 인사철만 되면 승진한 사람은 승진했다고 기뻐서 한 잔, 승진에서 누락된 사람은 기분이 나쁘다고 한 잔 하다보니 회사는 뒤숭숭한 가운데 업무공백 까지 이어지면서 근무지 부근의 술집이 재미를 보았지만 기업은행에서 시작된 은행권의 ‘원샷 인사‘가 그동안 관행을 완전히 바꾸어 놓고 있는 것이다.은행권 임원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의 분할인사 관행은 업무공백은 물론 줄서기, 인사청탁, 조직불안 같은 부작용을 낳았다”며 “저금리 등 경영환경과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원샷 인사가 금융권의 신(新) 인사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하면서 “통상 부행장급부터 행원까지 순차적으로 인사에 나서느라 예전에는 열흘 이상 업무 집중도가 흩어졌던 관행을 과감히 깬 시스템”이라고 덧붙인다.
또 이번 은행권 하반기 인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영업력'에 초점을 맞춰 하반기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하반기부터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계좌이동제 시행 등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권이 사상 유래 없는 격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것이 예고되면서 은행들의 경쟁 환경은 한치의 앞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행장:이광구)의 경우 1500명 규모의 원샷 인사를 단행한 핵심은 하반기 계좌이동제를 앞두고 시중은행간 영업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인력 이동에 따른 영업 공백을 막기 위한 의도와 특이, 민영화를 앞두고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영업력 유지가 가장 큰 과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영업망을 "지역본부를 고객의 실제 생활권에 기반을 둔 지역별 거점 중심 영업망으로 재편성할 것"이라는 윤종규 국민은행장은 "이번 하반기 정기인사부터 혼잡도가 높은 점포를 중심으로 인력 재배치를 실행 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에는 희망퇴직으로 공석이 된 지점장급 등의 업무 공백을 채우기 위해 135명 규모의 인사를 신속하게 처리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행장:권선주) 역시 7월 14일 하반기 인사를 1800명의 승진 및 이동을 하루에 마무리하는 인사를 실시했다. 특히 영업 확대를 위해 업무 전문성과 현지 토착영업에 뛰어난 지역본부장급 9명을 새롭게 발탁했다. 아울러 하반기 역대 최대 규모 승진, 부점장급 이동 최소화 등으로 통해 경영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권선주 행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통상적으로 은행권의 하반기 인사는 상반기에 이은 후속 인사 성격으로 인사 폭이 크지 않은 것이 보통인데 최근 은행들이 큰 폭으로 조직개편에 나서고 있는 것은 그만큼 영업 환경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며 영업을 통해 버는 수익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