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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칼럼_기후변화 이상기온

기후변화 이상기온

 

                                                    김대성

 


한국 전체가 용광로가 된 것 같다. 연일 30도를 훌쩍 넘는 기온이 23주 계속되고 있다. 사람의 힘으로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것이 기후이다. 그저 주어지는 날씨에 적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요즘의 날씨는 일정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옛날에 겨울철이면 법칙처럼 반복되던 삼한사온을 잊은 지 오래다. 여름철 기온도 너무나 편차가 심하다. ‘이상기온이란 어쩌다가 한 번씩 와야 하는 것인데 이상기온이 정상기온처럼 느껴질 만큼 일상적이 되었다. 지구의 기후 변화가 일정하지 않고 이렇게 변동이 심하여 이상한 기온이 만들어지는 원인이 무엇인가? 그 원인은 사람이 제어할 수 없는 것인가?

 

지구 온난화 현상의 주원인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과 우려는, 1972년 로마클럽 보고서의 지적으로 시작되었다. 1988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미국 의회에 지구온난화에 대한 발언함으로 이것이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상기온의 현상은 대체로 지구 전체의 온도가 상승하는 쪽으로 나타난다.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원래 400년에서 500년을 주기로 약 1.5도의 범위에서 변화를 거듭한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의 가장 주된 요인은 지상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이다. 문명의 이기(利器)들을 생산해내는 공장에서, 그리고 세상 어디를 가나 물처럼 흘러 다니는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가 그 주범이라 할 수 있다.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가스 종류와 그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1이라고 할 때 메탄가스는 21, 아산화질소는 310, 수소불화탄소는 무려 150~11,700이나 된다. 과불화탄소는 6,500~9,200이고 6불화황은 23,900이다.<출처 : IPCC 2차 평가보고서(1995)>


특히 자동차로 인한 배기가스는 그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예를 들면 1년 평균 주행거리 16,000 킬로미터인 미국 자동차 한 대가 대기 중에 배출하는 탄소량은 그 차 무게와 비슷하다. 거의 1톤에 달하는 양이다. 가스 무게 1톤이면 그 부피는 어마어마한 것이다. 전 세계 방방곡곡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이 저마다 매년 1톤의 탄소를 뿜어내고 있으니, 그 심각함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그 결과는 매우 미미한데, 그 이유는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변화와 피해들

우리나라만 해도 이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기후 변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1912년 이래로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하였다. 겨울철의 최저 온도가 크게 상승하였고 집중호우 발생이 빈번해졌다. 당연히 피해도 막심하다. 1920년대에 비하여 겨울이 30일 정도 짧아졌고, 봄과 여름은 20일 정도 길어져 개나리, 벚꽃 등의 개화기가 빨라졌다.


열대성 외래식물과 그와 관련된 병충해가 북한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구, 명태 등 한류 어류가 감소하고 참치, 고등어 등 난류 어류가 증가하고 있다. 아열대 기후구 경계선이 서울, 대전, 남원, 구미, 안동, 포항까지 북상하였다. 자연적으로 사과재배지도 북상하고 있고, 이제는 백두대간 등 고산지대에서만 품질좋은 사과농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태풍, 가뭄 등 자연재해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는 극심하다. 특히 20세기 동안 북극의 온도가 5도 상승하여 빙하가 녹아내려 생태계의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로 인한 피해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이다. 빙하 녹은 물이 바다로 유입되면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2010, 중국 서북단에 있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40도를 넘는 폭염 뒤에 갑자기 함박눈이 쏟아지는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났다. 기온이 정상을 회복하면서 내렸던 눈이 갑자기 녹아 홍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기온 상승으로 인한 전염병의 발생과 급속한 확산은 인류에게 매우 위협적인 요소가 된다.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분야는 생물계이다.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되어 가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2010년에 작성한 한 보고서에 의하면 1970년부터 2006년 사이에 지구상에 서식하는 생물의 31%가 사라졌는데, 특히 열대지역에서는 59%, 청정해역에서는 41%의 생물종이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1960년대 이후 양서류의 42%, 조류의 40%가 사라졌다. 자연의 순환 과정에 중대한 결손이 생긴 것이다.


기후변화 이상기온, 대책이 있는가

1997년에 일본 교토에서 기후협약총회가 있었고, 그 회의에서 합의된 교토의정서가 2005216일에 발효 되었다.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강제적 감축 의무 규정이 주요 골자이다. 그런데 세계 최대의 가스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이행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그것을 핑계 삼아서 캐나다, 러시아, 일본도 매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들이 그 중요한 협약 이행에 소극적인 이유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타격을 주어 GNP 성장률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국가적인 이기심 때문에 아마도 교토의정서는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것이 유엔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에 대한 국제 협약임에도 불구하고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을 것 같다.


20126월 브라질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리우+20) 결과, ‘지구 종말 피하려면 다음 10가지를 해결하라는 메시지가 전해졌다. 삼림파괴를 중지하라. 인구폭발을 억제하라. 멸종위기의 동식물을 구하라. 기후변화에 대처하라. 기아를 해결하라. 물 부족 사태를 막아라. 빈곤을 해결하라.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라. 무한한 자원 보고인 대양을 살리라. 대기오염을 방지하라.


이 항목들 가운데 상당 부분은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지구 종말을 피하기 위한 이 10가지 과제 중, 인류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해결할만한 내용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국 인류는 언젠가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유엔은 지구상의 각종 문제점들을 분석한 후, “지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생태시스템(eco-system)이 이미 제 기능을 상실한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어서 지속적인 삼림 파괴는 이상 기후와 강수량의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인간을 제외한 동식물은 지구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강과 호수의 오염은 결국 주민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제 자연환경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금 인류가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지구의 환경은 사용 가능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인간의 세계는 개인 이기주의와 집단 이기심이 끊임없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의 희생을 통하여 100의 이익을 얻는 것보다 개인 혹은 집단이 얻는 50의 이익에 더 큰 매력을 갖는 법이다. 이러한 인간의 속성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계속 점점 더 무더워지는 여름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