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뉴스 유경호 논설위원장) = 새벽,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수암사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한순간의 불씨가 도시와 맞닿은 산을 위협했다. 불은 꺼졌지만 질문은 남는다. 산불은 과연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일까. 산불은 확산되면 통제하기 어려운 재앙이지만, 발생 자체는 충분히 줄일 수 있는 사고에 가깝다. 대부분의 산불은 자연이 아닌 인간의 실수에서 출발한다. 담배꽁초 하나, 무심코 피운 불, 관리되지 않은 화기 등. 이번 수락산 산불 역시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도심 인근 산불의 상당수가 인위적 요인에서 비롯돼 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는 흔히 산불을 태풍이나 지진처럼 ‘막을 수 없는 재앙’으로 받아들인다. 강풍과 건조한 날씨, 급변하는 기후 조건 앞에서 인간은 무력해 보인다. 실제로 불은 한번 번지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산을 집어삼킨다. 하지만 산불의 시작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문제는 불이 아니라, 우리의 경계심이 느슨해지는 순간이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이 바람을 타고 재앙으로 커진다.
산불은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재앙일 수도 있다. 산불을 자연재해로만 치부하는 순간, 책임은 흐려진다. 그러나 산불을 예방 가능한 사회적 재난으로 인식하는 순간, 행동은 달라진다. 불씨를 만들지 않는 선택, 위험을 발견하면 즉시 알리는 태도, 계절과 장소에 맞는 경계심을 가져보자. 더 분명한 사실은 불은 꺼졌지만, 경계심은 꺼져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