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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뷰티/건강/맛집

찌개 거품, 걷어내야 할까?

맛과 과학 사이에서 답을 찾다

찌개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표면에 떠오르는 뿌연 거품이다. 된장찌개든 김치찌개든, 고기 육수를 낸 국물이든 예외는 없다. 많은 이들이 습관적으로 국자로 거품을 걷어내지만, 과연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것일까.

 

거품의 정체는 무엇인가

찌개 거품의 주성분은 단백질과 불순물이다. 특히 고기를 넣어 끓일 경우, 근육 속 수용성 단백질(알부민 등)이 열을 만나 응고하면서 미세한 기포와 함께 떠오른다. 핏물, 미세 지방, 뼛가루 같은 잔여물도 함께 섞인다.

이 때문에 전통 한식 조리에서는 “처음 끓을 때 거품을 걷어야 국물이 맑아진다”고 배워왔다.

 

위생 문제일까, 미관 문제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거품을 걷어내지 않는다고 해서 위생상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가열된 상태라면 세균은 대부분 사멸한다.

다만 문제는 맛과 질감이다. 거품을 제거하지 않으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생길 수 있다.

국물이 탁해지거나 잡내가 남을 가능성이 있다 또 표면 질감이 거칠어진다

특히 사골국이나 맑은 장국처럼 ‘청탕(淸湯)’을 지향하는 요리에서는 거품 제거가 거의 필수 과정이다.

된장찌개·김치찌개: 양념이 강하고 탁한 국물이 특징이므로 거품 제거가 필수는 아니다. 다만 고기 잡내가 우려될 경우 초기에 한 번 걷어내는 것이 좋다.

맑은 고깃국·곰탕: 국물의 투명도와 깔끔함이 중요하므로 반드시 제거하는 편이 낫다.

해물찌개: 과도한 거품은 비린 맛을 유발할 수 있어 초기에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셰프들은 어떻게 할까

전문 조리 현장에서는 ‘첫 끓음’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거품을 제거한다. 이후에는 과도하게 휘젓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불필요한 단백질 찌꺼기만 제거하고, 국물의 깊은 맛을 내는 성분은 남겨두기 위해서다. 즉, 과도한 제거도 바람직하지 않다. 걷어내야 할 것은 ‘불순물’이지 ‘맛의 근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드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

찌개 거품을 꼭 걷어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이렇다. 위생 때문이 아니라, 맛과 완성도를 위해 필요에 따라 제거한다. 맑고 정갈한 맛을 원한다면 초기에 한 번 정리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집밥 수준의 일상적 찌개라면 거품이 조금 남아 있어도 큰 문제는 없다.

요리는 과학이지만 동시에 취향이다. 국자 한 번의 선택이 맛의 방향을 결정한다.

거품을 걷어낼지 말지는 결국, 당신이 어떤 국물을 원하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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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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