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뉴스 유경호 논설위원장) = 요즘 TV를 틀면 연일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 관련 뉴스가 먼저 나온다. 나와는 상관없는 멀리 떨어진 나라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화면 속 폭격과 긴장, 그리고 불안정한 국제 정세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일깨운다. 이러한 시기에 평화의 무게를 떠올리며 다가오는 서해수호의 날은 더욱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서해수호의 날은 서해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웅을 기리기 위한 기념일이다. 날짜는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이다.
서해는 늘 잔잔해 보이지만, 그 바다에는 결코 잔잔하지 않았던 역사가 흐르고 있다.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 그리고 연평도 포격전. 이 세 사건은 우리에게 ‘평화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분명히 각인시켰다. 특히 스무 살 남짓의 젊은 장병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바다 위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날은 단순한 추모의 시간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잊고 지내는 ‘안전’과 ‘평화’가 어떤 희생 위에 서 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날이다. 중동의 전쟁 뉴스를 통해 평화는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전쟁이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순간, 평화에 대한 감각은 무뎌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오랜 시간 큰 전쟁 없이 살아오며 평화를 일상의 일부처럼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나 평화는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지켜내야 하는 과정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평화는 어디에서 왔는가. 서해수호의 날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는 것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현재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다. 기억은 경각심을 낳고, 경각심은 책임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거창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잊지 않는 것, 그리고 무관심해지지 않는 것. 그것이 평화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이름을 기억하고,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가 서 있는 이 일상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자각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추모의 방식일 것이다. 서해는 오늘도 말없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그 바다는 알고 있다. 누가 이 바다를 지켰는지. 호국영웅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