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오후 3시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인 벨뷔 성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와 유럽정세를 비롯한 양국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특히, 북한의 비핵화 추진과정에서 모든 수단을 활용해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슈타인마이어 내외의 배웅을 받았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접견장 옆에 마련된 방명록에 본인들의 이름을 적었다.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회담에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독일 외교장관 재임기간 통일외교정책 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한·독 우호협력 관계 증진에 많은 기여한 것을 평가하고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 외교장관 재임 시절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하고 한독 외교장관회담을 7차례나 갖는 등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해준 데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뤄낸 유럽이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정 정착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언급했다. 특히 독일 정부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죄를 통해 유럽 평화와 통합의 구심점이 됐다는 사실은 동북아 평화·협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계획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2016∼2018년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많은 독일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1시간30분 가량 만찬회담을 통해 첫 만남을 가졌다. 두 정상은 만남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 측 일행은 총리실 앞뜰에 도착, 앞서 기다리고 있던 메르켈 총리와 만났다. 양 정상은 웃음을 지으며 4~5초간 악수를 나눴다. 의장대 사열을 받은 두 정상은 나란히 걸으며 총리실로 향했다.
두 정상은 공식 환영식을 가진 뒤 만찬 회담과 갖고 양국 우호협력관계 및 실질협력 증진 방안은 물론 지역·글로벌 협력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이 6.25전쟁 직후 의료지원단을 파견해 우리 국민을 치료해줬을 뿐만 아니라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도움을 준 우방국이라면서 양국 우호협력관계를 한층 강화시켜나가자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양국 관계를 다차원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양 정상은 한·EU가 자유무역과 개방경제의 중요성을 입증한 모범적 FTA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독 정상은 4차 산업혁명, 중소기업 진흥, 직업교육,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세계적 수준의 히든챔피언을 보유한 독일의 중소기업 육성 노하우 공유를 희망했다. 또 탈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상호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한국과 적극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독일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면서 독일 정부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해준 것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양 정상은 앞으로모든 수단을 활용한 북한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에 지지를 표했고 메르켈 총리는 북한·북핵문제 및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후 양 정상은 공동언론발표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언론발표 때 독일의 저녁 인사로 인사해 메르켈 총리의 환대에 감사하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문미소를 지으면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독일은 고마운 우방국이라면서 "북핵문제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메르켈 총리의 전폭적 지지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언론발표를 마무리하면서도 독일어로 '매우 감사합니다'는 뜻의 '필렌 당크(Vielen Dank)'를 언급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도 "G20 정상회의에 앞서 양자회담을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15분부터 30분간 베를린 하얏트호텔에서 독일 의료지원단, 독일 적십자사 관계자들을 접견하고, 6·25전쟁 당시 한국에 파견왔던 독일 의료지원단 단원과 그 후손을 만나 어려웠던 시기에 보여준 숭고한 헌신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김정숙 여사는 고(故) 윤이상(1917-1995) 선생의 묘소 바로 앞에 동백나무 한 그루를 심고, 참배했다. 동백나무는 통영에서 공수된 것으로, 통영은 윤이상 선생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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