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한뉴스]글 김윤옥 기자 | 사진 이동현 기자

본지 김원모 발행인의 아름다운 사람들(1)
편집기획본부장으로서 발행인에 관하여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여러 달을 고민했다. 고민 끝에 9월호부터 연재하기로 한 것은 발행인과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수많은 인물과 관련이 있다. 일화를 입증하는 인물들이 생존해 계실 때 글과 동영상으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그것이다.
인간의 도리, 사람의 정, 행복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본지 발행인이 걸어온 길을 보면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배려하며 살아야 행복한 사회가 될지에 대한 길이 보인다. “내가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언제든지 지적해 주소”라고 말하는 본지 발행인이다. 직원들만 듣고 지나기에는 너무 귀한 발행인의 인연들, 특별한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본다. - 편집자 주
첫 번째 인연 - 일도, 일각, 일필로 유명한 최규일 전각가
강원도 홍천에 있는 작업실. “어떻게 왔느냐?”며 기자를 안내하는 그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엉덩이에 구더기가 들끓어도 조각도를 손에서 놓지 않고,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새벽 4시부터 자정까지 작업하는 사람. 보기 드물게 자유롭고 소신이 확실한 최규일 전각가는 기자들이 방문한 날에도 정사각 해남 옥돌에 누드와 학을 새기고 있었다. 김원모 발행인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대뜸 “이 세상에서 믿을 수 있고 존경하는 사람이오. 그리고 참 고마운 사람이지. 좋은 인연을 맺게 해줘서 몇 년 동안 돈 걱정 안 하고 잘 살았는데… 지금은 환장하것소”라는 말로 서두를 꺼낸다. 시간을 거슬러 18년 전, 발행인이 기자 시절 그들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정릉 작업실로 최규일 선생을 찾은 첫날. 김원모 기자는 다짜고짜 쫓겨 나왔다. “염병할! 기자라고? 당장 나가!” 욕도 들었다. 기분이 더러웠다. 요강을 버스정류장에 뿌려대 동네에서는 맛이 약간 간 사람이라고 수군거렸다. 다시 찾은 기자는 먼저 눈으로 상대방의 기선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손을 살폈다. 작업을 많이 해서 거친 손, 그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자는 30만 원을 봉투에 담아 작가에게 건넸다. 기자가 돈을 주다니, 무슨 돈이냐며 의아해하는 작가에게 “시간을 할애해 준 값이니 넣어두세요. 다른 기자들이 오면 취재비를 받고 인터뷰했다고 하시고 이것을 보여주면 기자들은 알 겁니다” 라고 말했다. 작가는 고개를 들어 기자를 다시 바라본다. “협회라는 곳에서 일도 할 줄 모르는 놈들이 나를 가짜로 취급하길래 실력 있으면 종로4거리에서 대결하자고 했지. 그랬더니 그 기자가 앞으로 사람들에게 욕하지 말라면서 내가 진짜라고 합디다” 고마운 마음에 작가는 즉석에서 그림 10점을 그려서 건넸다. 그가 줄 수 있는 전부였다.
발행인은 그림이 적당하게 어울릴 곳을 찾아 직접 표구까지 해서 지인들에게 걸어주었다. 인사치레로 봉투를 건네는 지인에게 발행인은 “그림값은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 주인공이 왔을 때 직접 인사하시지요”라고 하며 본인이 표구한 값도 받지 않았다. 그 후 3년이 지난 어느 날 작가를 대동하고 여러 곳을 방문했다. “가는 곳마다 내 그림이 걸려 있지 뭡니까. 깜짝 놀랐죠” 융숭한 대접도 이어졌다.
박성일 한의원 원장은 바로 며칠 전에 산 650만 원짜리 골동품 벼루를, 종로에 있는 가사야 승복집 사장은 멋진 한복을 선물했고, 강남 ‘해림' 한정식집의 송오자 여사장은 모델도 서고 며칠간 머물게 하며 작가를 대접했다. 용두동 ‘원백운당 한의원' 김영섭 원장도 그의 작품을 걸어 놓았고, 고승관 홍대 미대 교수는 침대 머리맡에 최규일 선생 작품 하나만 유일하게 걸어 놓았다고 했다. “그 중 박성일 한의원장은 매달 1,000만 원씩 몇 년간 5억 원 넘게 작품을 구입해 줬어요. 돈을 내는 사람에게서나 받는 사람에게서나 지금의 발행인은 돈에 무딥디다. 으레 소개하면 장난도 칠법 한데 말이오. 돈보다는 사람의 도리와 인연을 소중히 여긴 발행인은 저에게 인연을 선물한 사람입니다.”기억을 더듬어 또박또박 얘기한다. 최규일 선생은 전각하며 칼날을 다듬는 귀재다. 중국에서는 수많은 불경의 한자를 머리 속에 넣고 있는 최고의 학자 대접을, 파리 예술계에서는 ‘상상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인물'로 호평 받는다. 인터넷이나 방송(KBS TV 명인전- 돌 위의 신화)에서 기인으로 알려졌다.
직접 만나보고 발행인과의 일화를 확인하는 긴 시간 최규일 선생님과의 만남은 신선하고 참 통쾌하였다. 또한 취재를 하며 사람이 클 수 있는 것은 주변 사람의 배려가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느꼈다. 과연 나는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며 나의 인연들을 만들고 있는지 반추해 본다. 다음 인연은 누구일까?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1년 9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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