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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김원모 발행인의 아름다운 인연 - 2 김윤근 청장

진한 정으로 오가는 인연 불가능은 없다

[인터넷 대한뉴스] 글 김윤옥 기자 | 사진 이동현 기자

 

본지 김원모 발행인의 아름다운 사람들(2)


편집기획본부장으로서 발행인에 관하여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여러 달을 고민했다. 고민 끝에 9월호부터 연재하기로 한 것은 발행인과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수많은 인물과 관련이 있다. 일화를 입증하는 인물들이 생존해 계실 때 글과 동영상으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도리, 사람의 정, 행복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본지 발행인이 걸어온 길을 보면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배려하며 살아야 행복한 사회가 될지에 대한 길이 보인다. “내가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언제든지 지적해 주소”라고 말하는 본지 발행인이다. 직원들만 듣고 지나기에는 너무 귀한 인연들, 특별한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월요일 오전이면 <대한뉴스> 사무실에서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진다. 멋쟁이 노신사 김윤근 상임부회장이 김원모 발행인과 포옹을 하며 한주를 시작한다. 때로는 형님과 아우 사이 같고 때로는 인생 선후배로서 오랜 세월 같이 하는 모습을 볼 때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두 사람의 20년 세월을 따라가 본다.

 

총경에서 경무관으로  승진


1990년대 초 지방에 취재가 있어 내려가던 중 김 기자(발행인 김원모)는 전화를 받는다. 당시 서울경찰청 보안2과장(전 제주지방경찰청장 김윤근)이 우울한 목소리로 사표를 써놓고 전화한다 하기에 바로 차를 돌려 방으로 찾아간다. 경찰청에서 명예퇴직을 권고하며 명예경무관으로 나가면 3년 직장을 보장해 주는 좋은 조건이 있어 사직서를 썼다는 것이다. 내년 승진이 안 되면 퇴직이 6개월 남고 대기발령자로 있어야 하기에 현 시점에서 그만두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기자는 “포기하시지 말고 끝까지 마음을 모으세요. 열심히 하시다 보면 하늘에서 절대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위로의 말을 하고 돌아왔다.


며칠 후 김 기자는 다시 연락을 받는다. 내가 자네 말을 듣고 사표를 찢었다는... ‘승진 문제로 골치 아파하시고 마음이 안 좋으신 것 같아 위로의 말씀을 드렸는데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진로를 결정하셨다니 어떻게 도와드려야 하나' 김 기자는 걱정이 앞선다. 고민하다 주변 지인 몇 사람이 산삼을 먹고 이렇게 저렇게 운이 바뀌는 것을 보고 혹시나 싶어 현 용두동 원백운당 김영섭 원장에게 부탁해 당시 몇 백만 원짜리 산삼을 구해서 전한다. “어떻게 먹어야 좋고 효과가 있는지 알아 본 후 혼자 조용히 목욕재계하고 드시라”는 말과 함께.


산삼 덕분이었을까. 승진이 어렵다 하고 퇴직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김 과장이 충남 부여 김동식 남파간첩사건으로 인해 총경에서 경무관으로 승진한다. 승진이 발표되던 날 서울경찰청 공보실로 김 과장이 김 기자를 찾는 전화가 있었지만 대가를 바라고 산삼과 공을 드린 것이 아니었기에 김 기자는 그냥 돌아섰다.

 

서로 고마움을 잊지 않고


그로부터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또 전화를 받았다.
“김 기자, 서울에 김원모라는 동명이인 기자가 또 있는가? 자네는 내가 가까운가 강원경찰청장 김종호가 가까운가? 어찌 제주도에 온다며 제주경찰청장인 내게 전화를 안했는가?” 그 당시 김 기자는 김종호 청장을 만나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는데 성수기라 방을 구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 말이 제주 김 청장 귀에 들어간 것이다.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김 청장이 수행원을 대동하여 직접 공항에 나왔다. 생각지도 않던 만남에 깜짝 놀라는 김 기자 손을 잡고 금일봉을 전달하며 자기 차를 타고 가라고 했으나 김 기자는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김 청장은 호텔에 도착한 김 기자가 체크아웃할 때 사인만 하고 나가도록 모든 조치를 해놓았다. 또 떠나던 날은 10여 명 넘는 지인들이 손에 제 각각 제주 특산물을 선물했다. 김 기자는 일부러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연락을 안 했었는데 제주도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은 그 고마움을 잊을 수 없었다.

 

그 보답으로 1996년 제주도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때 각 나라의 지도자들과 함께 한 제주경찰청장의 면면을 담은 기사를 작성해 타 월간지에 싣고는 자비로 책 200권을 사서 5년간 간직하였다.

 

눈으로 먹는 산삼


어느 날 김 기자는 유병철 기자(현 연합뉴스 기획조정실장)로부터 “김윤근 청장님께서 퇴직하셨으니 <대한뉴스>에 모시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전해 듣고 찾아갔다. 식사 후 인근 커피숍에 갔더니 종업원이 마치 동네 할아버지 대하듯이 김 청장을 대하기에 그 다음 날 책을 들고 김 청장이 잘 다니는 식당 및 여러 곳에 책을 보여주며 “이 분이 제주경찰청장을 지내신 분이니 잘 모시라”는 당부를 한다. 동네에서 대우가 달라진 이유를 안 김 청장은 김 기자를 찾아와 묻는다. 김 기자는 보관하고 있던 책 200권을 주면서 이것이 눈으로 먹는 산삼이라고 말했다.


“아니 내가 죽고 없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 많은 책을 몇 년간 말도 없이 가지고 있었나?”
“형님 돌아가시면 무덤에서 태우려고 했지요. 제가 그 때 그러지 않았습니까. 퇴직 후에는 눈으로 드시는 산삼을 또 드리겠다고...”


눈에 눈물이 맺힌 김 청장은 김 기자의 손을 꼭 잡고 말을 잇지 못하다 포옹을 한다. 그 포옹이 10여 년 넘게 <대한뉴스>에서 다시 상임부회장과 발행인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고 하듯이 사회에서의 인연은 그 직위나 필요에 따라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허나 서로 고마움을 잊지 않고 간직하며 불가근 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인 두 사람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1년 10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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