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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아 대한민국/최병관 사진작가

유서 써놓고, 3차례에 거쳐 6년 간 DMZ 누비며

[인터넷 대한뉴스]

 

곳곳을 기록으로 담아 낸 이 시대의 진정한 사진작가 최병관

1. DMZ 사진작가로 요즘 더 많이 알려졌습니다. 언제부터 디지털카메라로 작업을 했는지요. 예전에는 사진에 전혀 손을 안 댔다고 하는데 디지털 카메라를 쓰는 지금도 그런가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필름 카메라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KBS 1TV에서 정전협정60주년 기념 DMZ다큐멘터리 4부작 중 3부‘잊혀 진 사람들’편에 DMZ작가로 선정되어 1년여 가까이 DMZ 일원 사진작업을 하면서부터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제 사진에는 3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트리밍을 하지 않는 것. 둘째, 후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 셋째, 컬러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원칙은 독학으로 사진공부를 하면서 터득한 것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면서도 그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위적으로 색을 만든다거나 사진을 찍어 놓고 잘라내지 않으며 자연 빛으로 사진을 만드는 것입니다. 빛이 자연에 내려앉는 순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색이 생겨납니다. 사진가는 그 자연의 색으로 사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자연의 위대함을 깨우치게 됩니다.

 

2. 블러그에서 상상편에 올린 사진과 글을 보면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사진임이 이해가 안갑니다. 혼자서 독학으로 오로지 현장을 누비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를 갖고 계시다면

 

사진 속에는 제가 느낀 그때그때의 감정을 이입시키게 됩니다. 물론 다수의 예술가들이 자기의 감정을 예술품 속에 녹이려고 합니다. 그래야 훌륭한 명작이 되기 때문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사진과 회화의 벽이 무너진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즉 사진이 그림 같고 그림이 사진 같으며 미술 공부하는 사람들은 사진공부를 병행하여 사진 속에 그림을, 그림 속에 사진을 접목시키고 있지요. 또한 일부이긴 하나 사진 값이 그림 값 보다 비싼 세상이 되었습니다. 저는 독학으로 사진공부를 하면서 오히려 더 자유롭게 사진에 관해서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었으며 창조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예술은 혼자 외롭고 처절함 속에서 명작이 만들어 진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으로 끊어진‘경의선철도 도로공사 비무장지대 사진작업’은 1996-1998년 2년여 기간 동안 휴전선155마일 서쪽에서 동쪽 끝까지 사진작업을 마친 후 2000-2003년 까지 또다시 DMZ 경의선 철도· 도로복원공사 작가로 선정되어 3년여 기간 동안 시작부터 끝까지 사진작업을 했습니다.

그 사진들은 책으로 만드는 동시에 발굴 된 군사, 문화유물들은 박물관을 만들어서 소장하고 사진들은 그 박물관에 영구 전시하도록 계획이 되었습니다만 정권이 바뀌면서 모든 계획은 백지화 되었습니다. 그 당시 발굴된 수많은 전쟁 유물들은 모두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러다보니 전쟁이 남긴 역사의 현장과 군사 유물들을 사진으로 기록한 자료만 보관하고 있을 뿐, 개인적으로 많은 예산이 들어간 자료는 책으로 만들지 못한 채 안타깝게도 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3. 요즘 언론사나 지자체에서 DMZ에 관심을 갖고 사진집을 내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만 대부분이 멀리서 찍은 경치 사진이 주류를 이룹니다. 유서를 쓰고 군부대의 안내 하에 6년 간 155마일 동서를 관통하며 사진 작업을 했는데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께서‘DMZ평화공원조성’을 국제사회에 발표를 하면서 국내외적으로 DMZ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매우 훌륭한 역사적인 구상이며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비무장지대 사진작업을 할 때나 유엔전시를 추진할 때만 해도 국내에서는 DMZ에 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와이 2번, 일본 2번 그리고 2010년 미국 유엔본부에서 ‘한국의 DMZ, 평화와 생명을 찾아서’전시를 할 때 세계의 내로라하는 신문 방송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유엔본부 전시 때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높은 관심과 193개 나라가 상주해 있는 유엔본부 외교관들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유엔본부 행사 중에 제일 많은 120여 나라 대사들과 외교관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어느 외교관의 말을 듣는 순간 한국의 비무장지대가 그만큼 국제사회의 관심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비무장지대 사진작업은 죽을 각오를 할 만큼 매우 위험하며 힘겨워 유서를 쓰고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한 번에 6년 사진작업을 한 것이 아니고, 1996-1998년. 2000-2003년까지, 그리고 2012 11-2013 7월까지 사진작업을 한 것입니다. 그때 찍은 사진들 모두 애정이 갑니다. 전쟁이 남긴 비극의 땅 비무장지대에서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전쟁이 끝난 지 최초로 사진을 찍었기 때문입니다.

 

4. 철새도래지, 사람들이 길을 내니 다음 해에는 철새가 안 오는 곳이 있습니다.

역사의 보고며 전 세계인들을 상대로 방대한 관광자원이 있는 DMZ와 민통선을 잘 활용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려면 어떤 일이 우선시 되어야 할까요.

 

비무장지대는 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지나도록 사람들의 접근을 철저하게 봉쇄했기 때문에 그곳은 동물의 천국이며 자연의 보고로 남게 되었습니다. 전쟁이 남긴 비극의 땅이 이제는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남게 된 것입니다.그러나 제가 사진작업을 할 때만 해도 비무장지대와 접해있는 민통선지역은 그나마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만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부터 안타깝게도 민통선지역이 많이 훼손되고 사라졌습니다.

 

자연은 한번 망가지면 복원하는데 10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또한 아름다운 자연은 사람들에게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경제적, 정신적 부를 안겨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잘사는 나라들이 자연을 보존 하는데 많은 노력과 교육, 그리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즉 자연이 아름다우니 관광산업이 발전하게 되는 것이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민통선지역에 귀한 철새도래지가 있었습니다. 그곳을 가려면 군인 초소에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 후 통과를 해야 철새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민통선 마을에서 하룻밤을 자고 새벽에 철새를 보게 되는데 당연히 관광객들의 먹고 자는 비용은 그 마을에 저축을 하는 셈입니다.

즉 그 마을의 수입원인 셈입니다. 그런데 몇몇 마을 사람들이 민통선 지역을 아예 철새도래지 위로 해달라는 끈질긴 성화에 결국 군인들 초소는 철새도래지 위로 밀려간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쉽게 철새도래지를 찾게 되었으며 그 많았던 희귀 철새들은 짐을 꾸려 어딘가로 모두 날아갔습니다. 당연히 마을 수입원은 사라지게 되었으며 철새가 날아간 다음에야 민통선을 밀어낸 것을 후회하게 된 것입니다. 비무장지대는 전쟁이 남긴 아픈 역사의 땅이지만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땅입니다.

특히 ‘디엠지평화공원 조성’이라는 역사적인 박 대통령의 구상이 엉뚱한 방향으로 만들어질까 걱정이 됩니다. 길어야 2년을 한자리에서 일하다가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공무원 사회에서 연속성이 끊어지는 예를 종종 보아왔기 때문이며 전문성이 떨어짐은 물론, 아무리 훌륭한 계획이라도 사람에 따라서 변질되기 쉽다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5. 이외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유엔전시를 집착하게 된 것은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나라가 풍전등화일 때 유엔의 16개국이 직접 전투에 참전을 해서 수많은 젊은 장병들이 고귀한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해주었습니다. 나는 항상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있었으며 유엔본부에서 한국전쟁의 상징인 비무장지대 사진전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그 은혜를 보답하려 했던 것입니다.

물론 전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앙부처 공무원인 Y과장의 비겁하고도 수준 낮은 방해로 인해 마음고생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만큼 충격이 컸습니다. 너무 괴롭고 힘겨워 유엔전시를 포기하려고도 했습니다. 평생을 사진가로 살아오면서 막강한 권력을 쥔 정부부처의 Y과장을 이길 수 있는 그 어떤 힘이 없는 저로서는 몇 달 동안 마음 졸이며 유엔의 결정만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결국 유엔본부에서 제 사진의 작품성과 참뜻을 인정해주어 어렵사리 개인 전시를 하게 된 것입니다.

Y과장이 많은 예산을 써가면서 급작스레 추진했던 디엠지 유엔전시는 예산만 낭비한 채 반송이 되어 나라 망신도 시킨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된 일인지 그 과장은 버젓이 승진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습니다. 그러니 공직사회가 얼마나 부패하며 권력의 칼을 쥐고 있는 곳인지를 그때 실감하게 된 것입니다. 즉 권한은 많고 창조적인 일은 외면하는 곳이 공직사회라는 것을 그때 알게 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규제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기사를 보면서 막힌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규제는 곧 공무원들의 칼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못된 짓을 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꼭 필요한 규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풀어야겠지요.

특히 일 열심히 하는 공직자에게는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직사회가 변화해야 이 나라가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비무장지대가 세계 제일가는 모범적인 평화, 자연의 보고로 역사에 남을 ‘디엠지평화공원이 만들어 지길 소망합니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4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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