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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완 칼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대한민국의 길을 바라봐야 한다

[인터넷 대한뉴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고 영향력 있는 인물은 누구일까? 지난 3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1위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선정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도 ‘올해의 인물’로 그를 선정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비유럽권 출신으로는 1282년 만에, 또 남미 출신으로는 최초로 제266대 로마 가톨릭교회 교황으로 선출된 이래 1년이 훨씬 넘도록 전 세계적으로 ‘프란치스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청빈교황, 개혁교황으로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과 희망을 주고 있다.

특별히 ‘한국을 정말 사랑한다.’는 그가 이달 중순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더군다나 여름휴가까지 반납하고 한국방문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교황의 이번 방문 목적은 ‘한국교회가 일어나 세상을 비추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공식적인 일정 외에 위안부 할머니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국내 타종교 지도자들도 접견한다고 한다. 이처럼 교황의 방한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그에게서 우리나라가 나아갈, 또 세상을 비출 길을 바라봐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빈과 검소한 삶으로 가진 자(Haves)의 본이 되고 있다

교황이 즉위명으로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택한 것도 13세기 초 청빈한 삶과 ‘빈자(貧者)의 아버지’로 존경을 받았던 ‘성 프란시스코’의 길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그는 교황이 되기 전에도 추기경 관저 대신에 조그마한 단칸방에 생활하면서, 항상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등 소박한 삶으로 많은 이들의 신망을 얻어왔다.

교황이 된 후에도 넓고 호화로운 관저를 마다하고 게스트 하우스에 기거하면서 사제들과 격의 없이 만나고, 값비싼 방탄차를 타지 않고 중형 중고차를 타는 등 탈권위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또 교황 즉위식 때 참석하고 싶어 했던 많은 아르헨티나 지인들에게 “그 돈으로 주변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 하세요”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처럼 권력자들이 진정으로 특권을 내려놓고 청빈하고 소박한 모습을 보일 때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더 큰 신뢰를 보내는 것이다. 우리 역사에도 청빈에 대해 큰 가르침을 준 분이 있다. 다산 정약용은 ‘대탐필염(大貪必廉): 큰 일을 하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청렴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 우리 사회의 지도층(가진 자)도 새로운 윤리-필자는 그것을 ‘해브즈 오블리주(Haves Oblige: 가진 자의 사회적 책무)’라 함-를 확립하여 글로벌 경영에 나서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회적 약자들의 친구로 희망과 정의의 등불이 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심은 언제나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하는 데 있다. 과거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부터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로 활동해 왔으며, 교황 즉위식에도 아르헨티나 청소부들을 특별히 초대했다. 즉위식 미사에서는 가장 먼저 “모든 인류들, 특히 가난하고, 힘없고, 보잘 것 없는 이들을 따뜻한 애정으로 감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교황은 로마 교외의 한 소년원을 방문하여 가톨릭 사상 최초로 여성 재소자들과 무슬림 신자들에게도 세족식을 했는가 하면, 모든 사람들이 접촉하기를 꺼려하는 심한 피부병 환자에게 입을 맞추고,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린아이의 가족을 초청하여 위로하고, 자신의 생일날에는 노숙자와 함께 식사를 하는 등 낮은 곳에서 기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 저변에도 가난하고 힘없는 약자들이 많이 있다. 특히 2만 6천명을 넘어선 탈북자 가족, 157만명에 이르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 그런데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 70.5%가 우리나라는 공정하지 못한 사회라고 답했다. 이제 우리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섬기는 리더십으로 세상 지도자들의 사표(師表)가 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으로 선출된 후 첫 미사에서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빠졌다면, 우리는 그저 정열적인 비정부기구(NGO)에 불과하다” 또 즉위식 미사에서는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부여받은 진정한 권한은 섬김뿐이다”라며 기본(본질)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했다. 교황 스스로도 ‘교황’이란 말 대신에 ‘로마의 주교’라고 부르면서 각종 특권을 내려놓고 있다.

우리나라 교포로 부에노스아이레스 지역에서 한때 교황과 함께 사목활동을 한 문한림 주교는 교황은 평소에 “일의 근본은 사람을 섬기는 것으로 여겨왔다.”고 한다. 교황은 또 “권력의 본능은 봉사하는 것이다.”, “권력은 남용되어선 안 될 시한폭탄과 같은 것이다.”, “권력을 조금이라도 더 가진 사람은 그만큼 더 많이 봉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권력자들이 낮아져서 섬기면 사람들은 오히려 그를 높이고 존경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무엇보다 먼저 권력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군림하는 권력에서 섬기는 권력으로 코페르니쿠스적인 의식개혁이 일어나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의의 사도(使徒)로 경제적 불평등과 부패에 맞서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음을 한 마디로 말하면 ‘가난한 자들을 도우라’이다. 그는 “가난한 자는 힘든 일을 하면서 박해를 받는다. 그런데 부자는 정의를 실천하지도 않으면서 갈채를 받는다.” 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션은 크게 2가지라 할 수 있다.

첫째는 빈곤과 경제적 불평등의 해소이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교황의 권고’인 「복음의 기쁨」에서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고 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완화라는 말과는 개념이 다르다. 우리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고, 교황은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말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같은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교황의 두 번째 미션은 교황청 내부의 부정부패를 개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교황은 취임 이후 즉시 사제들의 성추행문제, 바티칸은행의 돈세탁과 마피아문제, 교황의 기밀문서 누출문제, 가톨릭계의 유럽 편중문제 등에 대해서 아주 기민하면서도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다. 교황의 이 같은 조치들은 모두 ‘사회정의(Social justice)’에 기초하고 있다. 그는 “정의가 모든 정치의 목적이다”고 했다. 미국의 여・야 정계도 교황 따라 하기에 열중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 정치권도 지긋지긋한 진영논리를 떠나서 교황의 사회정의에 진지하게 응답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의 사도(使徒)로 인류의 공동선과 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결과가 나온 직후에 “나는 전쟁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왔으며, 그럴 때마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떠올렸다. 그는 내게 평화를 준 사람이다.” 또 그는 “정치는 공동선을 위해 순교자 같은 소명감으로 실천 되어야 한다.”고 했다. 취임 이후 그의 행보는 주로 세계 분쟁지역에 집중하였다.

특히 교황은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3월 부활절 미사에서 “아시아의 평화,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간절히 빕니다.”라고 축원하면서, “한국은 평화와 화해를 열망하는 상징적인 나라”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번 방한 일정 중에서도 마지막 날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가 있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이후에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고 인류의 공동선인 평화의 기치를 높이 들어야 한다.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가 ‘대한민국의 기도’가 되어 온 세상을 밝게 비출 수 있도록 안중근 의사가 못다 쓴 ‘동양평화론’을 계속 써내려가야 한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8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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