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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완 칼럼

2014년 8월, 대한민국을 강타한 두 개의 열풍 속에 참된 지도자의 길이 있다

[인터넷 대한뉴스]

 

 

 

지금 대한민국은 진정한 지도자의 길을 묻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국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국제적인 상황은 차치하고서도 국내적인 문제만 보더라도 수많은 난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지난 8월 14일 모 중앙 일간지의 한 기사를 보면“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 윤 일병 사건, 보수와 진보의 분열, 남북 분단의 상처 등으로 지금 대한민국은 벼랑 끝에 서서 서로 멱살을 잡고 죽기 살기로 싸우고 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낮은 자와 높은 자 간에 공존의 화해는 보이지 않고, 한쪽이 사라지지 않는 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그 와중에서 대한민국이 앓고 있다.

피가 돌지 않고, 기(氣)가 흐르지 않는다. 사회의 동맥경화를 해소할 리더십은 보이지 않고 있다. 나침판이 필요하고, 이정표가 필요하고, 등대가 필요하다.”고 쓰고 있다.

정말 그렇다. 이제 우리에게 간절하고 절박한 소원은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 상처받은 국민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의 출현이다. 그래도 우리는 복된 민족이라 지난 8월에 그 해답을 하늘이 내려주었다. 8월의 두 열풍으로 나타난 두 개의 신드롬, 그 속에 참된 지도자의 길이 있음을 깊이 자각해야 한다.

 

이순신 신드롬 : 지금 대한민국은 자기를 희생하여 나라를 구하는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

 

올 8월 극장가를 강타한 영화‘명량’은 역대 최단 기간인 개봉 1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였을 뿐 아니라, 국내 영화사상 최다 관객 동원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영화‘명량’의 흥행 돌풍은 올해 들어 잇따라 발생한 사건·사고와 거기에 따른 지도층의 리더십 부재로 우리 사회에 불안과 위기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이순신 장군의 영웅적인 리더십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명량’은 세계 해전사(海戰史)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또 도저히 싸울 수 없다고 모두가 포기한 전쟁(12척의 조선 대 330여 척의 왜군)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둔 이순신 장군의‘명량대첩’을 다룬 것이다.

 

영화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이 시대 우리 사회의 지도층에게 큰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살펴보면, 첫째는 오로지 백성과 나라를 향한 충(忠,의리)의 리더십이다.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오랜 전쟁으로 인해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은 한양으로 북상하는 왜군에 의해 국가의 존망이 위기에 처하자, 누명을 쓰고 파면 당했던 이순신 장군을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그에게 남은 것은 전의를 상실한 병사와 두려움에 가득 찬 백성, 그리고 단 12척의 배 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된 지 불과 열이틀 만에 선조는 다시 어명을 내려“수군을 폐지하고 육군에 합류하라”고 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면 막을 수 있습니다.”라는 비장한 장계를 올렸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아들 회는 이순신 장군에게“차라리 잘 되지 않았습니까! 아버님의 목숨까지 거두려고 한 임금입니다. 그런데 아버님은 왜 싸우려고 하시는 겁니까?”라고 묻자, 이순신 장군은“의리다.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쫓아야 하고, 그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는 법이지.”라고 답했다. 오로지 백성과 나라를 위한 이순신 장군의 올곧은 충성심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했던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내가 죽어야겠지”라는 자기희생적 리더십이다. 당시 조선의 수군은 절대적인 열세로 두려움에 떨고 있었고, 수하 장수들도 이 싸움은 불가하다고 맹렬히 반대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걱정하고 있는 아들 회에게 이순신 장군은“이미 독버섯처럼 퍼져버린 두려움이 문제지,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 용기는 백배 천배 큰 용기로 배가되어 나타날 것이다.”라고 그의 복안을 말하자, 아들 회는“어떻게 저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단 말입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때 장군이 밝힌 임전(臨戰)의 비법은“내가 죽어야겠지!”였다.

 

또 결전을 앞두고 장군은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도망친 병사를 군율에 따라 처결하고, 수군 진영을 불태워 버렸다. 그리고 군사들에게는“목숨에 기대지 말라.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병법에 이르기를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결사항전의 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한 장군의‘필사즉생(必死卽生)’의 담대한 정신이 명량해전에서 크게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요즘 정치권을 비롯하여 우리 사회 전반에‘명량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 지도층들도 자신을 버려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고, 또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지도자가 되도록 다시 태어나야 한다.

 

프란치스코 신드롬: 지금 대한민국은 청렴과 검소와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부패를 척결하는 개혁적인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월 14일부터 8월 18일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하였다. 교황은 우리 국민들을 비롯하여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과 위로와 희망을 주고 돌아갔다. 교황은 숱한 신기록을 가지고 있다. 역사상 최초로 남반구 출신, 남아메리카 출신, 예수회 출신, 1282년 만에 비유럽권 출신 교황이다.

이런 기록보다는 지난 1년 반 동안 파격적인 행보로 전 세계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연말에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올해의 인물’로, 그리고 금년 3월에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이‘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1위로 그를 선정한 바 있다. 이러한 교황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와 교훈에 대해서 살펴보면, 첫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교회의 개혁을 위해‘세상 끝에서 찾은 바티칸의 해답’이라는 미션을 띠고 있다.

 

교황의 가장 큰 미션은 사제들의 성추행 문제, 바티칸은행의 돈세탁과 마피아 문제, 신자 감소, 가톨릭교회의 유럽 편중 문제 등으로 위기에 빠져 있는 가톨릭교회를 개혁하는 것이다. 마치 영화‘미션’의 속편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영화‘미션’은 16세기 유럽의 종교개혁으로 위기에 빠진 가톨릭교회의 내부에서 일어난 개혁운동으로, 이들은 순교를 마다하지 않고 신대륙(남미)으로 건너가 선교활동을 수행한 예수회 소속 가브리엘 신부의 미션을 그린 영화이다. 이제 그 예수회 출신 교황이 가톨릭의 발상지인 구대륙으로 다시 건너가 가톨릭의 본가를 재건하라는 미션을 띠고, 가브리엘이 걸어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간 셈이다. 2000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세상의 끝에서‘아웃사이더’를 찾아 개혁을 맡긴 것이다. 지금 교황은 그러한 미션에 부응하고 있다.

 

그리고 개혁을 수행하는 데는 개혁의 당위성과 정통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인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교황 명으로 선택한 최초의 교황이다. 그 이름 속에서 벌써 강력한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가톨릭 역사상 그 어떤 교황도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봐서도 알 수가 있다.

그는 교황이 되어서도 추기경 때와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방이 12개나 된다는 호화스러운 교황 관저에 기거하지 않고, 사제들이 잠시 머물다가 가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고 있으며, 차량도 출고된 지 20년이 넘는 낡은 중고차를 타고 다니며, 여름휴가도 별장에서 보내지 않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조용히 지내는 등 청빈하고 검소한 삶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의 힘과 정통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도 유감없이 그 모습을 보여주었다. 1등석이 없는 전세기를 타고, 기자들과 똑같은 식사를 하고, 공항 영접도 소박하게 진행하고, 비서도 없이 낡은 가방을 직접 들고 다니고, 고급호텔이 아닌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서 숙식을 하고, 특히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가장 작은 차‘쏘울(1600cc)’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사람들은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방탄차를 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나는 살만큼 살았다. 나는 잃을 게 많지 않다. 삶과 죽음은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한 지도층 인사는 그러한 교황의 소박한 모습을 보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지도층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교황의 검소하고 소탈한 행보 자체가 가장 강력한 개혁의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 시대 지도자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주 평범한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전통적인 교황의 의전이나 격식과 관례, 특권 등을 모두 없애버리고, 언제나 낮고 작은 자에게 먼저 다가간다. 그리고 그는 지도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수없이 강론하고 또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차동엽 신부(‘교황의 10 가지’의 저자)는 교황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무서운 전략가’라고 하면서‘착한 능구렁이’에 비유하기도 했다. 교황의 어록을 몇 가지 살펴보면,“교회는 거리로 나가 가난한 자를 도우라.”, “사제는 양의 냄새가 나야 한다.”,“주교와 추기경, 교황은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진정한 권력은 섬기는 것이다.”,“정치는 가장 높은 형태의 자선이다.”,“정의가 모든 정치의 목적이다.”,“정치인은 공동선을 위해 순교자와 같은 헌신을 해야 한다.”,“정치인들은 마치‘대리석 무덤’과 같다: 겉은 반질반질하나 속은 썩은 시체와 같다.”

정말 지도자의 본질을 잘 가르쳐 주는 귀한 지혜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살인 교사혐의로 구속된 시의원이 있는가 하면, 특권이 200가지가 넘는다는 국회의원 6명이 한꺼번에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고,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검찰 고위간부가 면직되고, 구원을 외치던 사이비 교주는 썩은 시체로 발견되는 등 온통 인페르노(Inferno: 지옥의 가장 암울한 곳)의 권세들이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나라도‘세상 끝에서 대한민국의 해답을 찾는 인사’를 해야 한다. 국무총리 한 사람 못 뽑는 나라가 되면 희망이 없다. 그리고 인사는 자칫 잘못하면 괴물(Monster)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8월 16일,

두 슈퍼스타가 대한민국 광화문에서 만나다

 

지난 8월 16일 두 슈퍼스타가 대한민국 광화문에서 만났다. 이순신 장군은 우리 민족 불세출의 영웅으로 광화문 광장 맨 앞쪽에 긴 칼 옆에 차고 일본을 내려보고 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약 100만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조선시대 가톨릭 순교자 124명을 복자로 시복하기 위해서 광화문 바로 앞에 섰다.

광화문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으로‘광화(光化)’라는 말은‘바른 정치로 온 세상에 빛을 드리우다’라는 뜻의 우리민족 정체성의 선언과 같은 것이다. 마침 이번 교황의 방한 주제도‘일어나 비추어라(Arise, Shine)’이고, 또 교황이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을 제일 먼저 방문한 것도‘세계의 중심은 아시아’이고,‘아시아의 중심은 한국’이라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메시지는 이 두 슈퍼스타의 리더십을 우리의 지도층이 본받아야 하는 데 있다.

 

그 리더십의 핵심은‘진정성’에 있다. 두 슈퍼스타가 공통으로 보여준 진정성은‘백성과 이웃을 위한 사랑의 리더십’과‘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용기의 리더십’, 그리고‘자기희생적 리더십’이다. 1989년 10월에 한국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한국의 미래는 한국 국민들 가운데 현명하고 덕망 있고 영적으로 깊이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함께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끝으로 떠나갔다. 미사는 곧 파견이고, 파견은‘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다같이‘네 탓이오’라고만 부르짖지 말고, 먼저‘내 탓이오’를 한번 외쳐보자! 거기에 평화와 화해의 길이 있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9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교보문고, 영풍문고를 비롯하여 전국 지사·지국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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