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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뷰티/건강/맛집

동대문 봄장

일요일만 열리는 요술장터

[인터넷 대한뉴스]글·사진 이선아 기자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특별한 장이 열렸다. 24일까지 8회째 열린 ‘동대문 봄장’이 바로 그것. 독립예술가들이 한데 섞여 신명나는 장을 펼치는 동대문 봄장은 시장(市場)에 진출하기 어려운 예술가들에게 자립 통로를 열어주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좌판 가득 깔린 아기자기한 액세서리, 알록달록 한복 천을 이용해 만든 독특한 가방, 그린 사람의 정성이 느껴지는 수제수첩.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풍경이다. 동대문 봄장에 들어서면 홍대 희망시장이 생각난다.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젊은이들이 모인 모습이며,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그러하다. 홍대 희망시장을 기획했던 조윤석 씨가 동대문 봄장 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그 분위기를 따라갈 수밖에 없을 터. 그는 “동대문 봄장이 상상력을 발휘하는 시장으로, 디자이너들이 사회와 소통하는 길을 찾길 바란다”고 기획의도를 밝힌다.
 
돈 아니어도 Ok!

동대문 봄장의 독특한 점은 돈을 내지 않아도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노머니 시장’이라고 불리는 구역이 있는데, 이 곳에서는 돈이 아닌 물물교환이나 상상력의 교환으로 거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헝겊인형을 만들어 왔다면 생활필수품(ex: 쌀, 반찬, 커피 등)으로 교환할 수도 있고, 자신이 원하는 미션(ex:시장 내 캠페인 부스에서 착한 물건을 사서 보여주면 거래한다 등)과 교환할 수 있다. 혹은 자신의 재능과도 물건을 거래할 수 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라면 초상화를 그려주고 다른 물건을 받을 수 있는 것.
 
실제로 디자이너 장재민 씨는 쌀 10g를 건네받고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었는데, 10초 만에 뚝딱 초상화를 그려내며 장터를 찾아온 사람들의 높은 호응도를 이끌어냈다. ‘10초 초상화’ 못지않게 호황 하는 곳은 ‘낭만미장원’이었다. 서울 이대 앞에서 미장원을 운영하는 빈 씨가 직접 가위를 들고 손님들을 맞이한다. 어린 시절 공원에서 이발사가 머리를 잘라주던 풍경을 좋아했던 그에게 동대문 봄장은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낭만미장원’이라고 적은 깃발을 들고 전국 여행을 한다는 그는 여행지에서 이처럼 즉석이발소를 차려 손님들을 받기도 한단다.
 
9월에 다시 만나요

독특한 공연을 볼 수 있는 것도 동대문 봄장의 매력이다. 이날 퍼포먼스의 주인공은 원숭이 소방사. 그는 “지구에 선물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퍼포먼스를 하게 되었다”며 “평상시 편의점 알바생으로 일하지만 오늘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오후 4시쯤 시작되는 ‘길놀이’에서는 좌판에서 물건을 팔던 상인들이 갑자기 예술가로 돌변해 무대 위를 멋지게 장식한다. 이날 공연의 주인공은 ‘보람바이오’였다. 그는 “원래 초상화를 주로 그리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는 가수로 서게 되었다”며 여름날 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공연을 선사했다.
 
한편 지난달 24일을 마지막으로 동대문 봄장은 시범운영기간을 마쳤다. 9월에 좀 더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해 장을 마감한 것. 여덟 번의 장이 서는 동안 동대문 봄장 관계자들은 “많은 분들이 다녀감에 따라 매회 더 즐거웠다”며 “한 회, 한 회 장이 설 때마다 재미있던 부분과 아쉽게 놓친 부분을 보완해 9월에 한층 발전한 모습으로 찾아 뵙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예술가와 시민의 소통의 장을 비롯해 동대문 지역 활성화를 위해 개장한 동대문 봄장은 경제적 교환개념을 탈피한 창의시장이었다. 화폐거래를 최대한 배제하고 사회적 봉사와 나눔기부, 물물교환 등 장기적으로 대안화폐 개발을 지향하는 이 장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저도 물건을 팔고 싶어요!
A. 참가신청은 홈페이지(www.bomjang.net)에서 받고 있다. 메일 또는 블로그 방명록을 통해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주차공간이 없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기성품이나 다른 곳에서 사온 물건은 판매할 수 없다. 음식을 파는 ‘맛장’에 참여하고 싶으면 홈페이지를 통해 시범운영단과 먼저 의논하도록 하자.
 
Q. 자원봉사를 하고싶어요!
A. 동대문봄장에서는 장발장이 아닌, ‘자발장’을 모집한다. 자발장은 ‘자기 발로 뛰는 봄장’의 줄임말. 무엇이든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면 환영이다(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Q. 자기 컵을 가져가야 한다구요?
A. 동대문 봄장에서는 ‘내 컵’ 사용을 권한다.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에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것. 본인의 컵으로 ‘맛장’에서 음료를 살 때 할인혜택이 있으니 꼭 ‘내 컵’을 가져가도록 하자(동대문 봄장에서 컵을 대여해주는 곳도 있다. 보증금은 1,000원. 컵을 반납하면 500원을 돌려준다).
 
Q. 비가 오면 어떡하나요?
A. 일요일 아침 9시, 동대문 지역을 기준으로 하늘에서 한 방울의 비만 떨어져도 동대문 봄장을 휴장한다(휴장이 결정되면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이 올라간다).
 
Q. 어떻게 가나요?
A. 지하철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 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역사에서 10분 정도 걸리니 여유로운 마음으로 걸어갈 것!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2년 7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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