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새로워진 명성황후 또 다른 20년...
기자는 임시공휴일과 광복절, 뒤이은 일요일까지 그야말로 광복 70주년의 역사적인 광복절의 연휴를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명성황후’를 관람하며 깊은 감동과 함께 마무리했다.
20년 전인 1995년 12월 30일, 대형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여우사냥’이 예술의 전당에서 초연됐다. 당초 공연예정은 1996년 1월 10일까지였지만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4일 더 연장했다. 공연기간동안 관람객은 모두 4만여 명이었다.
이처럼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오랜만에 우리 역사를 우리 정서에 맞게 대형 뮤지컬로 창작했고 명성황후역의 윤석화 등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장중한 무대미술과 화려한 의상, 노래로만 이어지는 형식의 독특함 등으로 잘 살려내 세계무대를 향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높은 평가 때문이었다.
20년이 지난 2015년 8월, 대본, 음악, 의상까지 현대적인 감각으로 수정해 초연했던 예술의 전당에서 다시 공연이 시작되었다. 명성황후역에 김소현, 신영숙이, 명성황후를 사모하고 끝까지 곁에서 지켜준 홍계훈 장군역에 김준현, 박송권, 테이, 왕조의 부흥과 근대화를 끊임없이 고민한 고종역에 민영기, 박완이 캐스팅 되었다.
8월 16일 오후 2시 공연, 캐스팅은 명성황후 역에 김소현, 고종 역에 민영기, 홍계훈 역에 테이였다. 여름방학 중이어서인지 아이들과 함께 관람 온 사람들이 많았다. 공연이 시작되고 우리 군사들의 군무가 흥을 돋우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 되었다.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모니터의 해설 글이 빠른 이야기의 진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회전하며 바뀌는 무대는 세련미가 돋보였고 명성황후의 평화로운 무대가 위로 올라가면서 2층으로 이루어지는 무대는 일본이 ‘여우사냥’이라는 왕비시해작전을 숨어서 짜는 장면을 보이며 야비함이 더욱 드러나게 했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다정한 산책 장면에서는 무대커튼 뒤로 새들이 날아다니는 연출로 평화로움을 나타내는 섬세함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의상은 조금은 가벼워보이는 의상이었지만 한복재질선택의 탁월함이 극중의 역할에 대한 중후함과 화려함은 그대로 전달했다.
![]() |
||
▲ '일어나라 백성들이여'를 부르는 명성황후 |
명성황후의 대범한 성격을 보여주는 듯 김소현 씨는 힘있게 노래를 불렀고 가장 유명한 장면인 ‘백성들이여, 일어나라’를 부르는 마지막 장면에서 한걸음 한걸음 걸으며 부르는 노래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흥을 주었다. 다만 기자는 공연 내내 힘있는 노래를 부른 명성황후가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노래하던 회상 장면에서는 김소현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조금은 그리웠다. 우리역사의 아쉬움과 2시간 20분에 걸친 공연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외국의 뮤지컬이 아닌 우리 순수 창작 뮤지컬의 높은 수준이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속에 가슴 속까지 시원함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