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한뉴스]글 박현 기자 | 사진 체육과학연구원, 연합뉴스
운동선수들이 경기에서 최적의 조건으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첨단화된 장비와 과학적 기법으로 훈련하는 일은 이제 필수적인 과정이다. 선수들의 능력 개발과 경기력 향상이 선수의 투지와 정신력 못지않게 스포츠과학의 힘을 통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 열린 런던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은 국민들의 성원 속에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치며 종합 5위의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렸다. 이는 신체적 조건이 월등하고 힘과 스피드가 뛰어난 외국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고 당당히 어깨를 겨뤄 따낸 결과이기에 더욱 값지다는 평가다. 외국 선수들 가운데서도 종목별로 놀랄만한 기록을 세우거나 우수한 능력을 과시하며 세계인의 시선을 모은 사례를 볼 수 있다.
이처럼 선수들이 스포츠경기에서 뛰어난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큰 원동력은 스포츠과학의 발전에 있다. 고도의 기술이 적용된 스포츠 의류나 장비, 용품들도 과학적 원리가 크게 반영될 정도로 스포츠과학은 갈수록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첨단과학의 힘, 실제 경기서 위력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이 활용하는 스포츠용품과 장비에는 첨단스포츠과학의 영향이 크게 미친다. 이에 따라 승패 여부가 판가름나는 경우도 많이 일어난다.
육상 단거리경기에서 운동화 밑창에 부착된 핀들은 발과 지면을 더 가까이 해 한 발 내딛을 때마다 힘과 속도, 안정감을 증가시켜준다. 자메이카의 육상 100m 금메달리스트인 우사인 볼트가 이번 올림픽에서 사용한 운동화는 통상 6개의 스파이크가 부착돼 있는 것과는 달리 아웃솔에 8개의 스파이크가 부착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파이크 갯수가 늘어나면 무게가 증가하는 단점이 있지만 볼트와 같이 중·후반 가속능력이 뛰어난 선수에게는 가속도가 증가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유니폼도 과거에 비해 무게를 더욱 가볍게 하고 강도는 대폭 향상시켰다. 공기저항을 적게 받기 위한 에어로다이나믹 디자인을 적용해 유니폼이 몸에 더 밀착되도록 제작, 착용감과 속도감을 높였다.
특히 상의는 통풍성과 흡습력을 강화해 체온 유지기능을 강화시켰으며, 하의는 허리와 급소 부위에 보호장치가 있는 메시 패브릭 소재를 활용했다.
시속 350㎞로 질주하는 F1 레이싱 경기는 첨단과학의 종합체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과학적 기법이 적용되는 분야다. 우선 충돌이나 전복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한 레이서의 헬멧은 강철보다 단단한 고강도 탄소섬유로 제작돼 강력한 내구성과 내충격성 및 내화성을 가진다.
헬멧 내부 역시 방탄 소재로 쓰이는 아라미드섬유에 폴리에틸렌·알루미늄·마그네슘 등을 덧대 내구성과 내충격성을 극대화시킨다. 또 경기의 특성상 사고 후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레이서 슈트는 최고의 방염 소재를 2~4겹 겹쳐서 제작되며 상·하의를 일체화시켜 화염이 침입할 틈을 없앤다.
국제자동차연맹의 규정에 의하면 슈트는 최대 800도의 화염 속에서 최소 12초 간 버틸 정도의 방염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레이서들은 이에 내화성 속옷을 추가로 착용해 열에 의한 피부손상 가능성까지 미리 차단하고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과학의 산실
우리 선수들이 스포츠과학을 바탕으로 세계에 우뚝 설 수 있게 된 데는 그동안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원장 서상훈)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체육과학연구원은 지금까지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 종목별 전담 연구원을 파견했으며 이번 런던올림픽에도 6명의 연구원들을 파견해 메달 획득을 지원했다.
체육과학연구원은 역학실험실과 과학훈련 및 측정을 위한 첨단시설 및 장비를 자체 보유, 선수들의 체력, 두뇌활동 향상과 지구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 담당연구원을 중심으로 기술분석팀, 운동처방팀, 심리분석팀, 측정평가 및 영양팀을 구성,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기타 경기유형별로 외국의 경쟁선수의 경기내용을 분석하고 대응전술을 개발함은 물론 동영상DB를 구축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선수들과의 유대감 형성을 통해 스포츠심리적용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체육과학연구원의 역할이다.
그러나 국내 스포츠과학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더욱 폭넓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체육과학연구원 스포츠과학·산업연구실의 성봉주 실장은 “우선 연구원들의 안정적 근무를 위한 새로운 공간 확보가 시급”하며 “현재 19명에 불과한 박사급 전문인력을 향후 50명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정을 확충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역기능도 수반
스포츠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이에 따르는 역기능도 수반되고 있다. 수영 종목에 있어 과학기술의 핵심은 수영복에 첨단 소재를 사용,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특히 2008년부터 도입된 전신수영복은 가장 많은 저항이 발생하는 가슴과 복부 부분에 폴리우레탄 소재의 패널을 부착, 물이 해당 부위에서 흡수되지 않도록 해 저항을 최소화하고 선수의 자세를 안정시키도록 했다.
전면에는 신축성이 약한 소재, 후면에는 반대로 신축성이 강한 소재를 사용, 수영선수가 역영을 할 때 신축성이 뛰어난 후면 소재가 늘어났다 복원되면서 힘을 증폭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그러나 국제수영연맹은 2010년 5월부터 전신수영복의 경기 중 착용을 금지시켰다. 이는 수영선수들이 자신의 역량을 높이기보다는 첨단수영복에 의지하는 경향이 지나친 데 기인한다. 또 수영계 내부에서도 전신수영복에 대해 거세게 반발해온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육상경기 남자 100m 결승에서 캐나다의 벤 존슨이 9초79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골인했다. 그러나 국내 도핑센터의 검사 결과 경기 전 근육강화 효과가 있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라는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이틀 만에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전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한 가운데 이는 스포츠과학을 악용한 사례로 오명을 남기게 됐다. 반면 국내 과학기술진의 과학적인 도핑분석기법이 크게 조명돼 찬사를 받기도 했다.
스포츠과학의 역할 크게 확대될 듯
스포츠도 첨단과학과 전문성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입지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선수 개개인의 투지로만 경기를 이길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의 성과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유망한 인재를 발굴해 과감한 투자로 체계적인 훈련을 펼쳐야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스포츠과학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2년 10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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