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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뷰티/건강/맛집

여행 - 김채환 여행기 5

다채로운 섬나라 인도네시아

[인터넷 대한뉴스] 글 사진 - 김채환 여행전문가

 

 

자카르타 시내에는 독립이라는 뜻을 가진 메르데카 광장이 있다. 공원은 입구에서부터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이슬람 소녀들이 놀이를 하고 있다. 광장을 지나 국립박물관을 찾아갔다. 1862년에 건립에 건립된 이 박물관에는 전통악기, 바틱, 전통생활도구 등 인도네시아를 알 수 있는 전시물들이 있다. 특히 파푸아의 다니족이 착용하는 성기보호대로, 크기에 따라 신분, 직위를 상징하기도 한다는 코테카가 눈길을 끈다.

 

다음 날 아침, 반둥 근교의 푼짝 온천을 향해 떠난다. 자카르타 시내에서 반둥으로 가는 고속도로까지는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차가 밀리는 구간은 고속도로의 한 차선을 양보차선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돋보인다.

 

 

반둥에서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치아트르(Ciatre) 온천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중간에 캄풍 다운이라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캄풍은 마을, 다운은 푸르름이 가득한 곳이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계곡의 숲속에 방갈로 형태로 지은 야외정원 같은 식당이다. 종업원을 부를 때는 기둥에 매달린 대나무 통을 두르려야 하는 것도 재미있다.

 

뒤집힌 배 모양이라는 뜻을 가진 탕구반 프라후 화산에도 들렀다. 입구에 도착하니 유황냄새가 바람에 실려온다. 1,830m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분화구에서는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1829년부터 1929년까지 여섯 차례 폭발했던 휴화산이라고 한다.

 

 

소나기 맞으며 나 홀로 온천풀장에서 수영

 

화산 구경을 마치고 푼짝으로 가는 길의 산(Puncak Pass)은 전체가 차밭이다. 인도네시아의 차 생산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보성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규모를 보니 이해가 간다. 차밭 구경을 하며 고산 지대를 구불구불 지나니 목적지인 사리 아테르 온천 리조트(Sari Ater Hot Spring Resort)의 간판이 보인다.

 

이곳은 고도 1,050m에 위치한 천연유황온천이다. 리조트에는 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온천물로 만든 수영장도 있다. 시원한 소나기를 맞으며 따뜻한 온천풀에서 혼자 수영을 하니 색다르고 좋다. 암벽타기, 승마, 래프팅 등의 레포츠 프로그램도 있는데,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다니느라 다음날은 근처에 있는 녹차 가공공장을 방문했다.

 

 

네덜란드인들이 운영하던 공장을 1990년대에 재건하여 1년에 50톤의 차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찻잎에 붙은 박테리아를 살리기 위해 씻지 않고 제조한다고 한다. 차공장 견학을 마치고 시음을 하고 난 후에는 공짜로 마신 것이 미안하여 왈리니 홍차를 선물용으로 몇 개 샀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딸기농장이다.

 

화산재를 이용하여 재배한 이 지역의 딸기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농장에서는 조그만 바구니를 주고 그 크기만큼 딸기를 따서 담으면 된다. 전시장에는 딸기로 만든 잼, 사탕, 젤리, 액세서리 등 각종 기념품들이 있는데, 얼음이 사각 사각 씹히는 셰이크의 맛이 일품이다.

 

 

푼짝으로 가는 길목에는 식물원의 야외정원도 둘러볼만하다. 꽃들이 만발하고 산책코스도 잘 가꾸어 놓았다. 근처에는 270여 종에 2천 5백 마리의 동물들을 자연 그대로 방사하여 구경하는 타만 사파리 동물원도 있다. 우리나라는 동물들을 우리에 가두어 놓고 구경하는데, 이곳은 차를 타고 이동하며 동물들을 만난다.

 

차창을 조금 열고 홍당무를 내밀면 코끼리, 라마 등이 달려들어 흰 이빨을 드러낸다. 인도네시아 말이기 때문에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야외무대에서는 코끼리를 주제로 환경보호 스토리의 공연이 재미있게 펼쳐졌다. 숙소인 스루니 호텔에서 저녁식사 후 인도네시아 전통무용을 감상했다. 특히 발리인의 세계를 보는 눈과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인식을 담은 바롱댄스가 눈에 띈다.

 

 

고지대여서 시원한 쇼핑의 도시 반둥

 

반둥은 자카르타에서 180km 떨어져 있는 인도네시아의 제3의 도시로 고도가 높은 분지여서 시원한 편이다. 근교에는 화산, 온천 등의 관광지가 있고, 다양한 음식뿐 아니라 쇼핑의 천국으로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든다. 폴로셔츠 등을 쇼핑하고 자카르타로 다시 와 시내구경을 나선다.

 

‘개구리 공원’이라고 알려진 공원에서는 이슬람교도인 스카프를 쓴 여학생들이 재잘거리고 놀고 있다. 어디서 왔냐고 우리에게 묻기도 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서 즐거운 추억거리 사진을 남겼다. 개구리공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전통공예품상가가 줄지어 있는 수라바야 거리로 향했다. 속칭 도둑시장이라고 불리는데, 아마 골동품의 출처가 의심스러워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다음 목적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신들의 섬’ 발리이다. 하얀 파도가 밀려드는 해질녘의 타나 롯 해변사원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원 부근의 골목가게 앞에는 너구리만한 동물이 나뭇가지를 오르내렸다. 이것이 사향고양이이고, 그 배설물로 만든 커피가 비싸게 팔리는 루왁커피이다.

 

쿠타 비치는 파도가 높아 세계 각국에서 서핑을 하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이다. 발리 남쪽 탄중 베노아 해변에서 20분 거리에는 거북섬이 있다. 배를 타고 내리는 제대로 된 선착장이 없어 해변에서 바닷물에 발이 빠져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 배는 바닥을 유리로 만들어서 맑은 열대바다의 밑바닥을 구경하며 가는 것이 즐겁다.

 

하늘엔 모터보트에 줄을 묶어서 패러세일링을 하는 모습이 시원하다. 이곳은 거북들이 밤에 와서 산란하던 장소인데 이구아나, 도마뱀, 코뿔새, 독수리 등을 함께 키우며 관광용 농장으로 조성하였다. 수조 안에 들어가서 거북을 만져볼 수도 있고, 파이톤 뱀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기도 한다.

 

 

울루와뚜 사원(Pura Luhur Uluwatu)은 발리 최남단 반도 끝에 '고귀한 절벽'이라는 의미의 깎아지른 절벽 위에 오롯이 세워져 있다. 사원입구에는 안경이나 장신구 등을 낚아채서 도망가도록 훈련된 원숭이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돈을 주면 잃어버린 물건을 원숭이에게서 되찾아주는 사람도 있다.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 절벽탈출 장면을 촬영했고,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절벽은 장관이다.

 

 

예술적 감각이 살아 숨 쉬는 발리의 우붓

 

발리는 적도보다 약간 아래쪽에 있어서 일몰시간이 일정하다. 저녁 7시쯤 해가 지면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아카펠라 합창극 케짝댄스가 시작된다. 인도 고대서사시인 ‘라마야나’가 주된 내용으로 인간의 사랑과 권선징악의 이야기를 수십 명의 남자들이 원숭이 소리를 내며 공연을 한다.

 

 

발리 중심가의 관광지는 서구화되어 전통적인 인도네시아 느낌을 갖기가 힘들다. 이런 면에서 힌두교의 예술적인 감각이 살아 숨 쉬는 북쪽의 우붓이 오히려 여행의 향기를 내뿜는다고 볼 수 있다. 열대우림의 나무들이 우거진 원숭이 사원(monkey forest)과 전통공예품을 만드는 예술가들의 목공예 공방도 눈길을 끈다.

 

발리 최대라는 우붓의 바둥 힌두시장(Pasar Badung)이 아침 일찍 열린다. 얼핏 보면 지저분하고 정신없이 어지럽게 보이지만 전통시장은 사람 살아가는 모습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서 항상 재미있다. 남대문 시장의 “골라~ 골라~”와 똑같은 톤으로 호객을 하는 장사꾼도 있다. 발리에서 가족들과 헤어져 혼자 여행한 여유로움의 롬복과 코모도 왕도마뱀의 린카섬, 족자카르타의 브로모화산, 단일 최대 불교사원인 보로부두르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남겨둔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7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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