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월간구독신청

[사자성어] 호가호위

狐假虎威
호가호위

여우가 호랑이의 위엄을 빌어 제 위엄으로 삼다

중국 위(魏)나라의 초선왕(楚宣王)때 생긴 이야기다. 당시 위나라에는 삼려(三閭)라는 세 집안의 세도가가 있었는데, 그 우두머리는 소해휼(昭奚恤)이라는 사람으로서 정권과 군권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전권을 휘두르고 있었다.

어느 날 임금이 어전회의에서 이웃 나라들이 우리나라 소해휼을 두려워하여 감히 침범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이냐고 신하들에게 물었다. 아무도 소해휼이 무서워 대답을 못하는데 강을(江乙)이란 신하가 나서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어느 산에 영악한 여우가 한 마리 살았는데 한 번은 호랑이를 만나 잡아먹히게 되었습니다. 여우가 이르기를‘나는 하늘이 내린 백수(百獸)의 왕이기 때문에 당신이 나를 잡아먹으면 큰 천벌을 받을 것이오. 의심이 나면 나와 함께 다른 동물들한테 가보면 알 것이오. 모두 나를 보고 무서워 도망을 갈 것이오.’하였습니다.

호랑이는 다소 의심이 났지만 확인하기 위해 여우 뒤를 따라 동물이 모인 곳에 갔더니 과연 모두 놀라 도망치는 것을 보고 자기도 겁이 나서 멀리 달아나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웃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두려워하는 것은 소해휼이 있어서가 아니라 대왕 폐하와 우리나라의 막강한 군대가 뒤에 있기 때문입니다.”이 말로써 졸지에 소해휼은 영악한 여우가 되고 초선왕은 어리숙한 호랑이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중국의 옛 고전인 ≪전국책(戰國策)≫의 초책편(楚策篇)에 나오는 고사이지만 오늘날에도 허다하게 볼 수 있는 인간사회의 실체이다. 기업가가 지나치게 정치가나 공직자 등의 권력층과 밀착하여 그로부터 보다 큰 이득을 취하고자 할 때는 많은 부작용과 불법 사건이 일어나고 급기야는 기업 자체가 큰 타격을 받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호랑이의 위엄을 빌려 백수의 왕이 되려는 여우의 허황된 꿈도 버려야 하지만 영리한 여우에 속아 바보같이 이용만 당하는 어리석은 호랑이도 없어야 하겠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