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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대한초대석-10월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경기지방경찰청 최동해 청장

   
▲ 경기지방경찰청 최동해 청장

사법·행정 두루 거친 경륜과 지혜로 조직과 대민서비스 이끌어

매년 10월 21일은 경찰의 날이다. 21세기 경찰의 표상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경기청은‘범죄에는 강하고 도민에겐 든든한 경찰’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의 17배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을 관할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41개 경찰서 산하에 지구대 85, 파출소 233 합하여 318개 지파를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지역민의 치안을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의 최고 수장 최동해 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치안수요 지역

서울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분단되는 경기도 지역의 특성상 경기 북부지역은 휴전선을 관할하는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경기북부청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한다. 또 신도시 개발 등으로 각종 치안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치안수요가 전국의 약 1/4 가량을 차지하는 반면, 경찰 인력은 18.3%에 불과하며,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도 628명으로 전국 평균인 479명을 크게 웃도는 등 치안 여건이 여타 지역에 비해 어려운 실정이다.

향후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가 전국 평균 수준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경찰청 및 안행부와 지속 협의하고, 지역별 치안수요에 맞게 인력을 재배치함으로써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자체·경찰청과 적극 공조하여 방범용 CCTV 설치, 순찰차량 확보 및 일산·화성·동탄 등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대상 관서 신설 등 기본인프라 확충에 초점을 맞춰 경기도의 치안여건을 점차 개선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 취임하실 때부터‘범죄에는 강하고 도민에겐 든든한 경찰’을 강조하고 계신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범죄꾼들에겐 쩔쩔매면서, 선량한 도민들에게는 엄한 경찰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가족의 큰 수술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던 보호자에게 수술을 마친 의사가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그저‘잘 끝났습니다.’하고 가버린다면 보호자의 마음이 어떨까요. 가보로 내려오는 금반지 1돈의 절도 신고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금전적 가치로는 따질 수 없는 소중한 물건이기 때문에 신고를 한 것인데 피해자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공감하여 최선을 다해서 임무를 수행해야죠.

- 경기경찰은 그 동안 사건·사고도 많았는데, 어떤 것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발전된 부분은 무엇인지요?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2012년 오원춘 사건과 올해 세월호 사건을 돌아보면, 행정기관의 총체적 대응 부실이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사회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게 되었는데, 무엇보다 경기도의 치안 문제가 대한민국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중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오원춘 사건 이후 경기경찰은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기존 112신고 대응체계의 문제점을 깨닫고 중요사건 지휘관 현장임장 등 총력대응체제, 112 긴급신고 공청제도 도입과 같은 근본적인 대응체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의 경우 단원고 유가족 신변보호활동, 금수원 진입 등 각종 사안이 숨 돌릴 틈 없이 급박하게 전개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경찰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여 특별한 변수 없이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청장으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그동안 안전 분야의‘서포터’의 역할에 머물렀던 경찰의 역할에서 탈피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안전을 확보하기 위한‘선도자’로 변모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 경기청에서 중점을 두고 추진하시는 정책이 있다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2014년 경기경찰 혁신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인, 3가지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제혁신 계획 지원을 위한 치안활동은 경찰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정부의‘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은 그동안 설계속도(제한속도)의 50~60% 이하를 밑돌던 교통 소통속도가 22.1% 향상되었고 그로 인해 年 2조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 절감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 외 홈페이지에 기업·상공인 상담창구 개설, 기업 관련 名品 기업수사, 각종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서민경제 침해사범·기업형 조폭 강력 단속을 통한 지하경제 양성화 등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4대 사회악(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등) 근절 내실화는 지금까지 추진해온 시책을 검토하여 내실화하고 더욱 전문화·고도화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좋은 직장 만들기 프로젝트는 경찰 내부적으로 일선 직원들에게 직업적인 자긍심을 심어주는 방향의 근무여건 개선, 업무의욕 고취 등 경찰 스스로의 노력으로 조직문화를 개혁하기 위한 것입니다.

최동해 경기지방경찰청장은 누구

1983년 사법고시 25회, 88년 행정고시 32회에 합격한 독특한 이력이 눈에 띈다. 86년부터 88년까지 변호사로 일했던 변호사 출신 경찰로도 유명하다. 촉망받는 직업을 뒤로하고 경찰에 입문하게 된 동기를 묻자“기관장이 되고 싶었습니다”라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가르침을 준다. 최 청장은 변호사로 일할 당시 보험회사를 변호하는 역할을 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이익을 남겨야 하고 청구인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더 타려고 하는 중간에서 양쪽의 입장 차이를 몸으로 체험했다. 학문에서 배울 수 없는 경험을 가지고 1994년 경찰에 입문하여 오늘날 20여 년에 이르렀다.

경찰이 되기 전 경찰에 대한 생각은 그저 막연했었다. 막상 경찰이 되고 나서 경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94년 대구 북부 수사과장으로 일할 때 의 경험이다. 수사과는 형사 입건된 피의자에 대해 심문하고 범죄사실을 확인하여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체포부터 형 집행까지 일반적인 범죄사건의 형식적, 절차적 업무를 맡고 있는데, 현상을 확인하는 첫 단계에서 중심을 잡고 사건을 정리해줘야 검찰과 법원에서 옳은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여러 분야가 있고 직원 수도 많은 조직인데 최고위직으로서 갖는 리더십 철학이 궁금했다.“대민관계에서 일 처리는 신속 정확하고 민원인이 경찰에게 편하게 다가와 무엇이든 상의하고 싶어하는 그런 경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은 계급이 높은 사람이 목에 힘을 주고 일방적인 지시를 하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직원들과 토론하면서 수평적 구도로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공직자의 여가는 어떨까? “휴가 때는 꼭 집사람과 둘이서 근거리를 다녀오고 때로는 온 가족이 야영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곤 합니다. 지금은 모두 장성해서 사회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부인 성현주(53) 여사와의 슬하에 우석(30), 재성(28), 필규(21) 세 아들을 두었으며 얼마 전 경찰행정학 출신의 이근정(31) 씨를 며느리로 맞이했다.

언젠가 조직을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갔을 때 그의 계획은 무엇일까. 변호사로 재개할 것이며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직업인 민간조사원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립탐정과 같은 역할이다. 불법 심부름센터에 의뢰했다가 오히려 협박과 갈취를 당하는 경우를 막기 위한 좋은 제도이며 일자리 창출의 효과도 내다봤다.

품앗이·상부상조는 우리나라 전통의 미풍양속

최동해 청장은 얼마 전 큰아들의 혼례를 치렀다. 공무원 신분으로서 조용하게 치르고 싶어 외부에는 알리지 않고 부속실장 휴대 전화번호와 경찰 내부용 경비전화번호가 적힌 내부알림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세한 내용은 보도를 통해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최 청장은 혼례 당일 축의금을 정중히 사양했다.

최 청장의 지인들은 신문보도를 통해 결혼소식을 접하곤“왜 우리 결혼식에는 오고 청장님 결혼식에는 초대하지 않았느냐”며 오히려 서운하다는 전화를 했다. 최 청장은 연락을 못 했다고 사과를 해야 할지, 말로 어떤 답례를 해야 할지 무척 송구스럽고 미안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드러냈다.

경조사를 통해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상부상조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정을 나누고 도리를 지키는 아름다운 우리나라 미풍양속이다. 그런데 문화와 가치관의 변화로 풍속도 변하고 있다. 세간에서는 고위 공직자가 결혼식을 기회로 한밑천 잡아보려는 혼사도 간혹 있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기업이든 그룹이든 관공서든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은 부속실을 통하는 것이 관행이다. 기자도 경기청 정문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직원이 청장 부속실과 연락을 취한 후에 들어갈 수 있었다. 부속실을 통한 연락이 문제의 이유라면 이런 일이 왜 문제가 되는지 각자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법률상담이 필요하다면

최동해 청장은 치안정감이다. 경찰청 차장, 서울·경기·부산지방경찰청장, 경찰대학장 급에 해당하는 고위직이다. 조금 긴장된 마음을 갖고 만난 최 청장의 첫인상은 온화한 모습이었으나 조직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강렬한 눈빛을 띠었다. 언젠가 법조인으로 만나게 될 최 청장의 모습을 떠올리면 그와 인연이 된 사람은 든든할 것 같다. 왜냐하면, 최 청장은 법조계, 경찰계 등 두루 경험을 쌓아 의뢰인이 한 가지를 이야기하면 두 가지를 알아듣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정신으로 피해자와 가해자의 중립에서 상황을 판단하니 그와 상담하면 무엇인가 부족해서 억울함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기자 역시 든든한 마음으로 경기청을 나섰다.

▲ 치안질서 확립과 전 직원의 성실한 직무 수행 공로를 인정 받아 대통령 표창장 수상

▲ 최동해 청장이 박혜숙 기자에게 법과 질서의 수호자로서 사명을 다하는 경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최동해 청장 프로필

1960년 대구 출생. 고대 법대 졸업.

제23대 대구지방경찰청 청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청와대 대통령실 치안비서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 부장/ 경북지방경찰청 차장/ 서울 노원경찰서 서장/경찰청 특수수사과 과장/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 형사과 과장/ 경찰청 수사국 수사구조개혁팀 팀장/ 가평경찰서 서장/ 경찰청 경무기획국 법무과 과장/ 칠곡경찰서 서장/ 83년 제25회 사법시험 합격/ 88년 제32회 행정고시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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