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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170개국 7백만 재외동포들의 벗, 재외동포재단 조규형 이사장

170개국 7백만 재외동포들의 벗,
재외동포재단 조규형 이사장

   
 

우리 민족 해외이주의 역사는 러시아 이주를 기점으로 올해 150년을 맞이하게 됐다. 그동안 170개국에 7백만 동포들이 살고 있는데, 이는 중국, 인도, 이스라엘에 견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인구수 대비로 보면 최고의 규모임을 자랑할 정도로 우리 동포사회가 크게 신장해 왔다는 것을 뜻한다. 그 뿐만 아니라 한민족 특유의 끈기와 인내, 그리고 교육열로 인해 우리 동포들은 거주국 내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고, 차세대들은 높은 교육열과 성실함으로 주류사회로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버지니아 주의회의 동해 병기법안 통과와 수백 ㎞를 달려가 투표권을 행사한 미담까지 재외동포들의 활약상과 나라사랑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경건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얼마 전 개최된 세계한인차세대대회를 통해 만난 재외동포재단 조규형 이사장에게서 재외동포 사회에 대해 알아봤다.

한민족 동포사회의 활약상
  과거 우리 한민족은 폐쇄적이고 소심한 민족이라고 외부에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국제사회에 있어 우리 동포들은 진취적이고 능동적으로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동포사회의 움직임은 커다란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우리나라 국력의 큰 자산으로 보탬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 버지니아 주의회의 동해 병기법안 통과는 우리나라와 동포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와는 상관없이 동포들이 자발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주의회를 설득하면서 조국을 향한 뜨거운 애국심을 보여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는 미국 내 동포사회의 영향력을 보여준 동시에 전 세계 동포사회에 정부 지원 없이도 우리 동포들이 결집하면 이와 같이 좋은 사례를 남길 수 있다는 모범을 보여줘 자극제의 역할이 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는 우리나라 국적을 가지고 있는 280만명 중 220만명의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재외국민 투표율이 7% 정도에 그친 것을 두고 기대치 이하라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차로 5~6시간 이상 가야 하는 먼 거리를 등록과 기표를 위해 두 번씩이나 오가야 하는 열악한 현실을 두고 보면 우리 동포들이 조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드러낸 모범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다. 투표소를 가까이 두고도 투표를 하지 않거나 투표일이 아닌 휴일로 생각하는 우리 국민들과 비견해서 볼 때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재외동포재단 조 이사장은 재외동포들의 투표권 행사가 용이하도록 우편투표나 기표소를 늘리거나, 등록과 기표를 동시에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여 추진할 방침으로 재외동포들의 투표권 행사가 향상되면 동포사회의 애국심 향상에도 큰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포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
  역대 정부에서 나름 최선을 다해 동포들을 위한 지원대책을 꾸준히 내 왔지만, 아직도 동포들이 느끼기에는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이에 재외동포재단에서는 재외동포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정부 역시 늘어나는 국가예산 비율보다 재외동포들을 위한 예산 비율을 높게 책정하는 등 재외동포들을 위한 배려와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라고 조 이사장은 말했다. 현재 완전하지 않지만 국내에 들어온 동포들을 위해 주민등록 발급과 의료보험 이용 등 제도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고, 해외동포들을 위한 지원방안과 한글교육 지원사업을 벌여나가고 있다.

  또한, 병역문제나 국적문제 등과 관련한 많은 문제가 산재해 있는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정책 전담기구 설치를 희망하고 있는 재외동포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도 정치권에서 7백만 재외동포를 우리의 한민족이자 국가의 또 다른 동력으로 간주하고, 재외동포 전담기구 설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러시아를 포함한 CIS(독립국가연합)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재외동포가 45~5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들은 러시아 붕괴 등 역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정치적 불안정, 빈곤한 생활 등 어렵게 살고 있다. 정부에서는 지금까지 이 지역의 재외동포들을 위해 실시해 온 지원사업 및 한글교육보다 강화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에 대한 정책과 예산을 확보해 보다 실제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들 지역에서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재외동포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당부했다.

  한편, 중국의 경우, 조선족과 재중동포를 포함한 2백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으로 그 동안 한·중수교 이후 경제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고, 한·중FTA 또한 체결해 향후 관심이 더 집중되는 지역이다. 하지만 동북 3성의 재외동포들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내륙으로의 취업 및 이동이 증가하고 있어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재단에서는 한·중간의 교량 역할과 인적자원 역할을 담당하게 될 이들에게 한글교육 및 문화체험, 고국방문 간소화 등을 통해 민족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세심한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 재외동포재단 조규형 이사장 (사진 = 장해순 기자)

재외동포재단의 핵심사업
  조 이사장은 취임 이후 재단사업의 큰 흐름을 유지한 채 새로운 사업이나 역점사업을 발굴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사업이 한글교육 사업, 차세대 동포를 중심으로 한 민족정체성 함양사업, 러시아 CIS지역과 재중동포, 멕시코, 쿠바 등 역사적 굴곡을 겪은 재외동포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정치력 신장사업, 마지막으로 재외동포들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홍보사업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후 조 이사장은 창조경제와 관련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동포들의 인적 네트워크 광맥지도를 작성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고자 한다. 이는 대단히 방대한 작업으로 개인의 정보가 노출되거나 인적 정보를 검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나, 이 지도가 작성되게 되면 우리나라 경제와 동포사회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전략뿐만 아니라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2개 분야의 몇 만명의 정보를 취합해 정부부처와 공유하고 있는데, 보다 더 많고 광범위한 인재의 광맥지도를 재임기간 내 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글교육과 한민족 정체성 확립
  한글교육은 정부 지원 이전부터 재외동포들이 스스로 한글학교를 만들어 운영해오고 있는 사업으로, 20년 전부터 정부가 지원해오고 있지만, 현재도 운영예산의 30% 정도만 지원될 정도로 동포사회의 나라사랑과 한글교육의 중요성이 잘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전 세계 2천여 곳에 1만여 명의 한글교사, 약 10만명의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한글학교는 동포사회가 주도적으로 운영해 나가고 있다.

  재단에서는 한글학교 운영비를 지원하고, 비전문가인 한글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통해 보다 전문화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각 나라의 실정에 맞는 교육자재를 유관기관과 협의해 제공하는 등 동포사회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국의 경제적 발전과 한류의 확산으로 인해 차세대 재외동포들의 한글교육과 문화체험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그리고 한글교육이 비즈니스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차세대들의 교육열이 더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조 이사장은 한류와 관련해 한류 확산 이전부터 각 나라의 동포사회가 가정이나 행사에 초대해 우리의 음식이나 드라마를 권하면서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등 기반을 쌓아오기 시작했고, 그것이 양질의 콘텐츠와 결합되면서 폭발적인 한류를 이룩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양질의 콘텐츠가 계속 생산되어야 하고, 이를 170개국 각 나라에 한류가 확산될 수 있도록 알리는 동포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네트워크 역량 강화와 한상의 영향력 확대
  이후 재외동포사회를 이끌어가게 될 차세대 리더들에 대한 관심 역시 크다. 이들의 고국에 대한 뿌리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 지난 4일부터 5박 6일 동안 개최된 세계한인차세대대회는 각 국의 주류사회에 진출해 있는 한인 차세대들에게 우리나라의 실정을 알게 하고, 문화를 직접 체험해봄으로써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차세대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게끔 연결해주면서 동포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취지로 매년 개최된다. 실제로 참가자들 중에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다가 대회에 참가해 한민족의 뿌리의식을 확인하고 긍지와 사명감을 느끼고 돌아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전문가로서 주류사회에 진출해 있는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양국간 교류 및 외교시 교량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세계 각 국에서 경제적 영토를 넓혀가고 있는 한상들의 역할도 크게 신장하고 있다. 중국이나 인도, 이스라엘에 비한다면 아직 미약한 편이지만, 우리 동포들이 세계 각지에서 우리의 상품을 구입하고 그 나라 국민들에게 소개하면서 우리 상품의 인지도와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의 상품을 소개받은 외국인은 한국문화에 친숙하게 되고, 차츰 우리나라와의 합작에도 크게 관심이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1.5세대들의 활약이 기대되는데, 부모세대의 안정적인 기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해간다면 그 영향력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9월에 개최된 한상대회에서는 해외에서 1천명, 국내에서 3천명의 참여로 개최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대회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어 향후 한상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국내 경제와도 상호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한인 차세대들이 교육을 통해 한민족의 일원이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심정적인 동족의식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발전의 중요한 자산으로 협력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전성기의 영국이 식민정책으로‘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됐다면, 현재 대한민국은 170개국에 7백만명의 재외동포로 인해‘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있어 재외동포들과 함께 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해야 우리나라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할 수 있을 것이다.

   
▲ 지난 11월 개최된 세계한인차세대대회에서 재외동포들과 기념촬영 사진을 찍고 있다.

나가면서
  재외동포재단에서는 이러한 재외동포들을 지원하기 위해 해마다 10% 이상의 재원을 확보해가고 있는데, 이는 국가의 재원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국가의 미래와 관련해 이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재외동포 역시 세월호 참사 발생시 해외에서 조문을 오고 10억 원 이상의 성금을 전달하는 등 조국에 대한 애국심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재외동포재단에서는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재외동포들이 언제나 고국을 생각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조 이사장은 묵묵히 일 해주는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우리 민족과 나라를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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