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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는 군상(群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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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제
쪾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쪾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쪾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정치는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인간 사회의 가장 중요한 한 영역이다. 정치라는 말의 정의를 보면,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등의 현상이라 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국가의 주권을 위임 받은 자가 그 영토와 국민을 다스리는 일이라고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정치를 맡아 행하는 사람을 정치가 또는 정치인이라 하고 정객이나 위정자라고도 한다. 그리고 정치상의 의론과 활동이 행하여지는 사회를 정치사회라 하고, 정치계 또는 정계라고도 부른다.

  이탈리아의 정치가인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 1469~ 1527)는 1513년부터 집필하여 사후인 1532년에 발간한 ≪군주론(君主論, Il Principe)≫에서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아니하는 정치적 권모술수의 타당성을 제시하고 있다. 즉,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반도덕적인 수단도 허용된다는 주의나 사상을 주장했는데, 후세의 학자들은 이를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이라 불렀다. 그래서 역사적으로도 성공하면 정의고 실패하면 불의며, 이기면 충신이요 공신이지만 지게 되면 역적이요 반역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것이다.

  우리 국민은 어느 분야보다도 정치에 대한 열성, 곧 정치열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정치 현장에 대한 일가견을 갖고 한마디 소신을 피력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는 정치 지망생들이 많고 정치꾼이나 정치 모리배도 적지 않다. 나아가 정치적 야욕을 가지고 정치상의 문제에 열중하여 날뛰는 사람을 정치광(政治狂)이라 하는데, 이런 정치광, 곧 정치에 미친 사람도 자주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은 정치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따라서 정치가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하지 않는 성향을 갖고 있다. 정치, 정치가 또는 정치를 한다는 말을 들으면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거짓말, 말 바꾸기, 오리발 내밀기, 사기, 협잡 등의 좋지 못한 단어들이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전문 직종과 그에 종사하는 직업인이 있다. 이들 가운데 모든 사람들로부터 최고의 존경과 신뢰를 받아야 할 직업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치여야 한다. 왜냐하면 한 나라의 국가와 국민과 사회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와 인류에 대해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정치이기 때문이다. 보통 다른 직업은 그의 좋고 나쁜 영향이 일정 범위에 한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정치는 국가와 국민, 나아가 전 세계에까지 파급되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정치라는 분야의 건전성과 생산성과 효과성이 가장 높게 발휘되어야 할 당위성과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독일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Max Weber, 1864~1920)는 1919년에 출간한 ≪직업으로서의 정치(Politik als Beruf)≫라는 저서에서 정치의 핵심적 요소를 책임과 윤리라고 규정하고, 직업정치가의 기본요건으로 정열과 책임감 및 관찰력을 제시하였다. 참으로 정수를 찌른 관찰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은 정열과 책임감, 그리고 투철한 관찰력과 윤리의식을 가지고 정치적인 역량이나 수완, 곧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그 정치는 정치가 자신은 물론이고 정치의 대상 모두에게 올바르게 구현되어질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과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은 국민의 정치의식이다.‘정치가의 수준은 그 국민의 수준을 능가하지도, 미달하지도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즉, 정치가의 자질과 역량은 국민의 평균수준과 같다는 뜻이다. 따라서 한 나라의 정치가 성숙한 단계에 오르기 위해서는 정치가의 품격과 국민의 의식 및 사회적 풍토라는 삼대 요소가 어느 수준 이상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다. 정치교육이 올바로 이루어져야 할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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