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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는 부드러운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4.JPG▲ 조희완
감사원 제5국 심의관,
감찰관, 제7국장, 제4국장
국가청렴위원회 신고심사국장, 관리관(1급)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객원연구원(반부패)
한양대학교 자치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우리나라는 세계사에 유례없는 경제적 기적을 이룬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70년 동안 참으로 위대한 여정을 걸어왔다. 일제강점기의오랜 수탈과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오늘날 세계 속에 우뚝 선 자랑스러 대한민국을 일구어냈다. 이제는 세계 최첨단 기술수준의 5대 공업국가가 됐다, 경제규모 역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며, 종합적인 국력에서도 세계 9위의 글로벌 리더 국가로 우뚝 섰다. 이제 우리나라는 인구 5천만 이상 되는 국가중에 국민소득이 3만 불을 넘는 소위 ‘5030클럽’ 국가 세계 일곱 번째로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이후에 독립한 140여개 국가 중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로, 과거 원조를 받던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또 산업화와 민주화를 가장 모범적으로 성공 세계 최초의 나라가 됐다. 그리하여 아시아 제1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했고, 오늘날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FTA 경제영토는 세계 3위로 전 세계 FTA시장 비중의 7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덕분에 2015년도에는 세계 6위 수출대국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정신문화는 물질주의와 출세주의의 덫에 걸려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1960년도를 기준으로 지난 50여 년 동안 350배(동기간 전 세계 평균 성장률은 6.6배)에 달하는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해 왔지만, 정신문화는 이와 더불어 발전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국민은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을 품지 못하고, 물질만능주의에 따른 부정부패의 노정과 또 우리 사회 구성원 상호간에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는 세계 37위(56점)로 낮은 수준에 있고,  각종 사회적 갈등 때문에 경제적 손실 비용도 연간 최대 246조원(국내총생의 5분의 1 상당)에 달하고 있다. 자살률 또한 세계 1위로 하루 평균 40명꼴 자살하고 있으며, 국민의 행복지수도 지난달 유엔의 자문기구인 유엔 지속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조사대상 157개국 중서 58위(2015년 3월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조사한 바로는 한국인들의 복감은 조사대상 143개국 중 118위)로 매우 낮은 편에 있다.

 더욱더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미래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젊은이들(비록 일부이긴 하지만)이 무기력과 좌절감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사회에서는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되고 있는가 하면,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등 출생 신분에 따른 계급론을 주장하면서 스스로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 일본의 젊은이들 사회에서 유행되고 있는 ‘사토리 세대(아무 것도 바라는 게 없는 비전 포기 세대)’의 풍조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이와 같은 뒤틀린 정신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풍조를 그대로 두고서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우리 사회에 깨끗하고 따뜻한 부드러운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이와 같은 후진국형 정신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깨끗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다시 한 번 우리 국민과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지난해 12월 프란치스코 교황도 “오늘날 세계는 부드러운 혁명으로 정의를 일궈내야 하며,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잔혹하고 나쁜 뉴스에 익숙해져 있다.”고 경고했다. 또 영화 ‘로마의 휴일’ 과 ‘티파니에서 아침을’ 등으로 유명한 세기의 미인 오드리 헵번도 한창 전성기에 영화계에서 은퇴하고, 유니세프 대사로서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봉사활동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받쳐 헌신했다. 그녀가 마지막 남긴 유언과도 같은 시가 바로 ‘부드러운 혁명’이다. 그 시에 이런 말이 있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이런 정신이야말로 세상을 살리고 행복하게 하는 첩경이다.

깨끗하고 따뜻한 혁명의 시작은 두한족열(頭寒足熱)에 있다 
깨끗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필자가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몇 가지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해브즈 오블리주(Haves Oblige)’의 새로운 글로벌 경영윤리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브즈 오블리주’는 ‘가진 자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말한다.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졌으면 그만큼 더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도 그의 자서전 『이것이 사명이다』에서 ‘남보다 더 많이 가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사명이다.’고 했다. 가진 자들의 위대한 각성으로 갑질 문화도 없애고, 양극화도 해결해 나가야 한다. 둘째는, ‘십-만(10-10,000) 국가청렴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여기서 ‘십’은 국가청렴도를 세계 10위권(현재는 37위)으로 끌어올리는 것이고, ‘만’은 사회지도층 만명 정도의 청렴도를 확립하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깨끗하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위층의 비리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비법으로 두한족열(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이란 법칙이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격언이 있다. 따라서 한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남보다 더 가진 자(Haves)가 헌신하고 희생해야 한다. 권력이든, 부(富)이든, 명예이든, 지위이든, 지식이든, 기술이든, 건강이든,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가진 것이 있다면, 그것을 기득권으로 생각해서는 안되고, 더군다나 그것을 누리려고 해서는 더더욱 안 되는 것이다. 공정한 사회라는 것은 을이 갑을, 패자가 승자를, 약자가 강자를, 못 가진 자(Have-Nots)가 가진 자를 존중하고, 인정하고 신뢰하는 사회인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깨끗하고 부드러운 혁명이 가장 절실하고 시급한 곳은 정치권과 법조계다. 정치인과 법조인이 바로 서야 나라가 제대로 굴러간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국민에게서 ‘국가적 장애물’로 지탄을 받고 있음에도 200가지가 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봉건군주시대도 아닌데 그런 너절한 껍데기가 부끄럽지도 않은지 모르겠다. 또 법조계는 어떤가? 언제까지 유전무죄, 무전유죄, 전관예우 등의 꼬리표를 떼지 않고 못난이 행세를 계속할 것인가? 정말 잘난 사람들이라면 잘난 사람답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국가 지도층의 부드러운 혁명이 먼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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