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화장품 기업들이 2세 경영에 본격 돌입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3월과 4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2세 경영진들을 경영 전면에 등장시켰다. 업계에선 이들이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권을 가진 지위를 확보한 만큼 앞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도 2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 3월 21일 공시를 통해 성기학 회장에서 성래은 사장으로 대표이사를 변경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영원무역 지분 50.52%와 영원아웃도어 지분 59.3%를 보유하고 있다. 성 사장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뒤 2002년 회사에 합류해 영업과 기획업무를 담당해오며 일찌감치 경영수업을 받아왔고, 영원무역홀딩스 사장과 영원무역 전무를 겸직하고 있다. 성 회장의 장녀 시은씨는 영원무역홀딩스의 대주주인 YMSA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막내딸 가은씨는 영원아웃도어 상무를 맡고 있다.
신원은 지난 1일 박성철 회장 셋째 아들인 박정주 수출부문 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기존 김정표 대표이사는 중도 사임한 후 상근 고문을 맡기로 했다. 박 회장과 둘째 아들 박정빈 부회장이 지난해 실형을 선고받은 후 항소심이 진행중이라 박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은 내수부문본부 체제에서 사업부 체제로 개편, 각 사업부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3월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윤수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휠라코리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윤 부사장은 2007년부터 미국에서 활동하며 휠라USA에서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맡았다. 지난해 7월부터 전략기획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의 자회사인 더샘인터내셔날은 한국화장품 임충헌 회장의 장남인 임진서 전무이사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임 회장의 두 아들인 임진서·진욱 형제는 한국화장품의 계열사였던 시선래브와 유니코스 대표를 각각 지냈다. 토니모리도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배해동 회장의 장녀인 배진형씨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배씨는 뉴욕대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해 토니모리 해외사업부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고, 현재 토니모리의 지분 8.50%를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인 배 회장은 30.93%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