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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정부 구조조정방안 발표 임종룡 위원장 “한은과 구조조정 협력”

조선 빅3 수주실적 ‘0’…더민주, “실망스러운 수준” 혹평


이미지 27.jpg▲ 조선업계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된 가운데 4월 28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도크에 선박 건조작업이 한창이다.
 


4월 조선 빅3 수주실적이 또다시 ‘0’을 기록하면서 수주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조선업계 전체의 수주잔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월간 실적으로 빅3가 수주에 실패한 것은 2009년 9월 이후 두 번째다. 수주잔량 감소속도가 빨라지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빅3의 경우 아직 수주잔량이 많아 당장 독을 비우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주절벽이 계속되면 일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 조선소부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또 빅3와 그 자회사들도 내년 중반쯤부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역시 수주물량 및 수주잔량 감소세가 뚜렷해 시장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은 저가공세와 국가의 파격적인 지원으로 발주물량을 늘려가고 있고, 일본도 정부의 선박금융 지원 및 엔저 등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예상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애초 계획보다 더욱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차 언론사 경제부장단 기자간담회에서 용선사별로 조건이 다르므로 개별적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하고, 특히 규모가 큰 선주들과의 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용선료 협상이 결코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며, “협상시한은 5월 중순 인근에서 결정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안의 성격상 채무조정은 관계자 100%가 동의해야 하는 것이어서 절대 쉽지 않으며, 이것이 타결되지 않으면 결국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선업에 대한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30%를 감축하는 자구계획을 세웠으나 상반기 수주실적이 제로일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추가적인 자구계획 제출을 요구했다.”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는 채권은행이 자체적인 자구노력을 기울이도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자본확충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별로 대응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에는 재정의 역할, 한국은행에는 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부탁했다.”며, “다행히 감사하게도 한은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자구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구책 마련을 요구했다. 임 위원장은 “산은과 수은에 내·외부 전문가를 활용하고 조직과 규모를 대폭 보완해 구조조정 역량을 키우라고 주문했다.”며, “공적자금을 받으려면 국민 부담을 줄이려는 스스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국책은행 경영자들에게 책임도 물을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임 위원장은 정부 주도의 고강도 빅딜에 대해 신용경색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개입을 최소화하고 민간 주도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 주도 구조조정이 어려운 이유로 통상마찰 우려도 꼽았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에 4조 2천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에 국제사회에서 부당 지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을 통한 빅딜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조선 빅3에 투자한 주주들의 의사에 반하는 빅딜은 어려우며, 수주잔량 1위인 대우조선을 없애면 5만명의 직원과 1200여개의 협력사는 물론, 지금까지 수주한 것을 전부 물어줘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외국 선주사와의 용선료 협상실패 땐 법정관리 가능성과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 둘 중 어느 회사를 살려야 할지도 고민이다.

이미지 28.jpg▲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4월 26일 서울 중구 금융위 회의실에서 열린 산업·기업 구조조정 협의체 3차 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임 위원장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해당 기업과 산업의 상황에 따라 3가지 트랙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과 산업 구조조정은 먼저, 해운과 조선업을 경기민감업종으로 지정해 각 기업이 비핵심자산을 팔아 채권단의 빚을 줄여 가는 등 최대한 빠르게 구조조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두 번째로 기업별로 신용위험을 평가해서 빚이 많은 대기업부터,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을 통해 상시적인 구조조정 대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철강과 석유화학 등은 사업재편을 통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에 나서는 한편, 구조조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의 구조조정 대책에 대해 더민주 진영 비대위원은 “우리 경제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혹평하고,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려면 정확한 원인 진단, 청사진 제시, 경영책임자 문책, 국민 피해대책 등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계획을 정부가 제시한다면 협조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며 “정부가 보여주기식 구조조정이 아닌 우리 경제를 살릴 근본방안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