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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그리고 남성기능(?)



인류가 생겨난 이후 가장 오래된 것 중의 하나가 아마도 술일 것이다. 그리고 그 역사만큼이나 인간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모든 일에 술이 빠져서는 안 될 정도로 인간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술 한 잔으로 근심과 슬픔을 잊어버리기도 하고 서로 반목하고 소원했던 관계를 부드러운 친구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또 사랑하는 연인과의 관계에 분위기를 띄워 상대방이 더 아름답고 더 사랑스러워 보이게도 한다. 이처럼 인간 만사를 부드럽게 하는 윤활제 역할을 할 때가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을 난폭하게도 하고 이성을 잃고 행동하여 남의 손가락질을 받게도 한다. 또 술로 인한 질병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는 등 파탄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악마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술은 ‘적당히 마시면 약이요, 폭음하게 되면 독’이 되는 것이다. 옛 선인들도 술을 ‘백약의 우두머리’라 하여 그야말로 약으로써 술의 역할을 높이 평가해 왔다. 인체 내로 알코올이 흡수되면 80% 정도는 소장에서, 그리고 나머지는 위에서 흡수되어 즉각 혈중으로 운반되어 농도가 나타나게 되고, 90% 이상이 간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된다. 이때의 알코올 분해능력은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성생활에서도 적당한 술은 오히려 활력소 역할을 하게 된다. 불필요한 근심과 우울증을 없애줘서 행위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고, 사정의 시간을 지연시켜서 더욱 만족한 성생활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실제로 어떤 사람은 성교 전에 상대방과 함께 꼭 한두 잔 정도의 술을 마시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다고 한다. 그 한두 잔의 술로 사정의 타이밍을 늦추어 평소보다 훨씬 오랜 시간 운우의 정을 나누어 흡족한 마음을 가지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의 성적 능력에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터무니없는 방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너무 자주 반복하다 보면 자칫 알코올 중독이나 알코올 의존성 질환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점이 우려될 뿐이다. 또한, 적당량의 한계를 꼬집어 말할 수도 없으므로 결국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가므로 남성 호르몬을 만들 때 필요한 보조효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알코올 대사에 쓰여 결국 남성 호르몬 생성에 차질을 빚게 될 뿐 아니라, 정자를 만드는 데 필요한 비타민A의 역할을 방해한다. 또 간장 장애를 일으켜 간장의 호르몬대사를 방해하므로 결국 남성 호르몬 결핍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그러면 술이 남성기능을 저하시킨다고 할 수 있는 경로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알코올의 분해는 간에서 전담하다시피 한다. 따라서 잦은 음주는 간 기능의 저하는 물론, 간 조직의 손상을 초래하게 되며, 오행에 따르면  생식기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신장은 간과 서로 상생관계에 있으므로 간 기능의 저하는 곧 신장 기능의 저하도 연쇄적으로 초래하게 된다. 


즉, 간장 기능의 저하로 체내에 들어온 독소의 해독분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신(腎) 기능에 부담을 주게 되는 것이다. 또 간은 한의학의 기본인 음향오행으로 분류해 보면 오행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중에서 목(木)에 해당한다. 이 목은 항상 푸름을 의미하므로 오색 중에서 역시 청색을 배속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체격 구성에는 근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즉, 간이 건장하면 근육이 발달한다고 보며, 반대로 발달하지 않고 여윈 체질을 보면 대체로 간 기능이 약한 예가 많다.


남성이나 여성의 심볼 역시 근육체의 조직이므로 간에 속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간 기능의 활성 여하에 따라 성기능도 좌우된다. 다시 말해, 간 기능이 약하면 성기능도 약해지고, 반면에 성기능이 강하다고 무리를 하면 오히려 간 기능을 약화시켜 결국 간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32세의 N씨는 술을 상당히 좋아했고, 주량도 많다. 평소에도 술을 입에 대었다 하면 소위 끝장을 보는 타입이었다. 결혼 후에도 술을 즐겨 마셨고,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부부관계를 가졌는데, 처음 얼마간은 그런대로 정상적인 관계를 맺었으나, 언제부터인가 과음을 하고 나면 발기가 잘되지 않은 데다 겨우 발기가 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금방 시들어 버렸다.


처음 얼마간은 본인도 술 때문이라고 생각 했는데, 어느 날 술을 마시지 않고 관계를 시도하는 중에도 그런 증세가 일어나 혼자 고민을 하다가 필자를 찾아온 것이었다. 신체는 건강해 보였지만, 얼굴에는 윤기가 없고 식사량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진찰 결과, 맥박이 시끄럽고 빨랐으며, 자주 현기증을 느낄 뿐 아니라 속이 메스껍고 쉬 피로를 느낀다고 했다. 습열이 하부에 머물러 있었다.


우선 술을 삼가도록 하고 부인과의 관계도 당분간 금하도록 당부하면서 주독을 풀고 습을 제거할 수 있는 처방의 투약을 먼저 시도했다. 약 보름 투약하고 나자 머리가 맑아지면서 잠을 깊이 잘 수 있었고 속이 거북한 것도 가라앉았다고 한다. 다시 보름 정도의 치료를 통해 주독을 완전히 풀어버리고, 그동안 손상된 신기(腎氣)를 보하여 음경을 튼튼하게 하는 치료를 꾸준히 병행하여 나갔다. 그로부터 2개월 정도가 지나자 완전히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고 술도 많이 줄여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삼가므로 부인과의 금슬도 더 좋아지게 되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술주정뱅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왜 술을 마시느냐?”고 어린왕자의 물음에 주정뱅이는 “부끄러워서 마신다.”고 대답한다. “무엇이 그렇게 부끄러우냐?”고 다시 어린왕자가 묻자, 주정뱅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술 마시는 것이 부끄럽다.”고.  다시 한번 일러두거니와 자신의 주량을 과신하지 말라. 또한, 음주 후의 성생활로 인하여 신기와 음정의 손실을 초래하게 되면  자칫 성불구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벼운 음주로 성생활의 풍요와 판타스틱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아름답고 행복한 성생활을 가꾸는 지혜를 터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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