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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 열린 혁신과 시니어 일자리


“일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시니어에게 일은 삶의 자부 심을 높여 줍니다.” 우드블라인드 전문기업 가치무 리에서 근무하시는 최00씨의 말이다. 올해 64세로, 퇴직후 재취업에 도전하여 당당히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처음에는 시니어가 젊은 직원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이 있었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열의가 회사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최씨가 일하고 있는 가치무리는 정부의 시니어 일자리 개발사업을 맡고 있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지원하는 고령자친화기업이다. 고령 자친화기업은 직원 대다수가 만 60세 이상 시니어로 구성된 기업을 설립하면 최대 3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는 제도 이다. 시니어의 연륜과 능력을 활용해 민간영역에서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있도록 돕는 것이 그 취지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추진하는 시니어 일자리에는 정부 재정지원으로 이뤄지는 공익활동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지만, 민간기업 일자리도 상당 부분 있다. 공익활동은 지역 사회 발전과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서비스인데, 예를 들면 취약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취약계층 지원 등이 있다. 공익활동 이외에도 재능을 나누는 재능나눔 활동도 있다. 민간부문 일자리는 ‘시니어 인턴십’, 일자리, 다수 고령자를 고용하는 기업의 설립자금을 지원하는 ‘고령자친 화기업’ 일자리, 기존 기업에서 노인을 고용하는 경우 설비 자금 등을 지원하는 ‘기업연계형 일자리’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5년 우리나라 60세 국민의 평균 기대여명은 남자 22년, 여자 27년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사람에게 30년 배우고, 30년 일하고, 30년은 은퇴생활을 하는 90 년의 인생주기 틀이 잡혀가는 것 같다. 시니어의 건강 상태와 학력 등이 계속 좋아져 60세 이후 30년 중 60~70대의 장년기는 특별히 신체적 힘을 발휘하는 일 외는 일반적 건강 수준으로 체력에 큰 관계없이 활동할 수 있고, 심리적 및 사회적 특성으로 보아도 큰 문제 없이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다. 시니어의 일자리 참여는 개인과 가족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은 물론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줄여주는 강장 효과적 방법이므로 급속한 고령화가 진전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시니어 일자리 창출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번역·출간된 린다 그래튼과 앤드류 스콧의 책 『100세 인생』에서 향후 고령화의 진전과 사회 경제적 상황 변화를 고려하면 70세 말까지도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고, 평생 여러 번 직업을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 예측이 맞을 가능성은 높다. 현재 60 세 이상 시니어는 1,000만명을 넘었고, 65세 이상 시니어도 700만을 넘었다. 이들 중에 60~70%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계속 일하고 싶어 하지만, 이들은 잘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못하고 능력이 과소평가된 단순·비숙련의 일자리에 대부분 종사하고 있다.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지금까지 정부 주도적이고 권위주 의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경향이 강해 시민이 정부와 협력하여 주도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게 하는 시민사회 중심의 정책추진 방식에는 별 관심을 두지 못했다. 이제 정부가 ‘국민과 함께한다’는 국정철학으로 지역사회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주도로 지역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열린 혁신의 정부를 지향하게 된 것은 미래 지향적이고 발전 지향적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에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도 지역사회 주민 중심으로 일자리를 발굴하고 보급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가장 주된 사업인 공익활동은 현재까지는 주로 단순한 활동 중심이었다. 그런데 시니어 일자리 사업도 열린 혁신을 지향하여 지역사회 문제 해결과 변화의 차원에서 시니어들이 능력을 발휘하여 잘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지역사회 시니어 개인과 단체로부터 공모 하여 시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민간부문의 노인 일자리 창출 및 사업 운영에 있어 시민사회화 협력하여 일자리 아이디어를 내고,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업하는 것은 국민이 주도하고 정부가 돕는 열린 혁신의 바람직한 국가정책 시행방향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민간 및 공공 영역에서 시니어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시니어의 경제활동과 사회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다.
 
올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민간부문 일자리 부문에서 추진한 열린 혁신의 대표적 사례는 폐광지역 명품화 사업을 강원랜드 및 시민사회단체와 협업을 통해 시니어 일자리 창출한 것과 LH 공사 및 시민사회단체와 협약을 통해 시니어 일자리를 발굴한 것이다. 폐광지역 명품화는 강원도 정선 군, 태백, 삼척, 영월을 주도로 해당 지역 취약계층의 사회 참여 확대와 안전한 노후생활을 지원한 일자리이다. 지역에 시민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지역사회 초고령화(60세 이상 강원 24%, 폐광지역 30%)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의 삶의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것인데 이 사업의 주요 내용은 숲길 명품화 지원, 좋은 마을 만들기 기반 조성, 생태계 유지 관리, 반려동물 관리, 마을 관광해설가, 노후생활 강좌 등을 통한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 등이다.
 
LH공사와 시민사회와 함께 개발원이 협약을 맺고 LH공사 임대주택에서 거주하는 저소득층 독거노인, 장애인 가구 대상으로 2인 1조로 장보기, 청소 세탁, 설거지 등 청결 관리, 말벗친구·불편사항 해소 등 돌봄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했다. 서비스에 만60세 이상 시니어를 채용하여 지역사회 문제도 해결하고 시니어 일자리도 창출했다. 사업은 시민사회단체가 주도하고, 개발원이 예산을 확보 및 참여자 모집 등의 역할을 했으며 LH공사는 예산 지원 및 일자리 기획, 수혜가구 선정을 담당했다. 세 기관이 상시 간담회 및 사례관리를 통해 사업 단계별로 적극 참여했다. 이외에도 고용복지 증진을 위한 민관협력, 민간·공공 협력 로컬기금사업, 태안군 지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열린혁신을 통한 노인 일자리 창출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
 
시니어들은 공익활동을 통해 잘 할 수 있는 일을 제안하고 그 일을 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문제와 욕구를 해결하는데 이바지함으로써 보람을 찾고, 또한 공공기관과 지역 주민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협력하여 주도적으로 시니어 일자 리를 창출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는 방안은 시니어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방법과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시니어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계속 관여하게 되는 지속 가능한 고령화사회를 구축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일자리 창출의 주된 무대인 민간부문도 지역 사회 또는 국가사회의 핵심적 구성체로 고령화라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미에서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 적극 협력하여 시민참여와 주도의 혁신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
 
글 최성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최성재 원장 프로필


학력
서울대 사회복지학

Washington대 사회사업학 석사

Case Western Reserve대 사회복지학 박사
 
경력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서울대학교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자문관

한국노년학회장

한국사회복지학회장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연)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한양대학교 석좌교수

국제노년학 노인의학회 부회장 겸 사무총장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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